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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이 옆에 있나요?” 버튼 소리로 SOS… 경찰, 불법촬영 피해자 구조

동아일보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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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이 옆에 있나요?” 버튼 소리로 SOS… 경찰, 불법촬영 피해자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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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신고 전화에서 말 대신 다이얼음만 들리자 경찰이 즉시 위기 상황을 직감했다. 숫자 버튼으로 소통해 신고자의 위치를 파악했고, 불법 촬영 피해 여성을 안전하게 구조했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112 신고 전화에서 말 대신 다이얼음만 들리자 경찰이 즉시 위기 상황을 직감했다. 숫자 버튼으로 소통해 신고자의 위치를 파악했고, 불법 촬영 피해 여성을 안전하게 구조했다. AI로 생성한 이미지


112 신고 전화에서 말소리 대신 반복되는 다이얼음만 들리자 경찰이 즉시 위기 상황을 의심했고, 끝내 다이얼 버튼 신호만으로 불법 촬영 피해 여성을 구조한 사실이 드러났다.

말을 하지 못하는 신고자와 ‘숫자 응답 방식’으로 의사를 교환하며 사건의 위치와 위험 요소를 파악한 경찰의 신속한 대응이 큰 역할을 했다.

부산진경찰서에 따르면 2일 오전 8시경 “다이얼 버튼 소리만 들리는 신고가 접수됐다”는 연락이 서면지구대로 전달됐다. 경찰이 즉시 신고자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들리는 것은 말 대신 연속된 다이얼음뿐이었다. 질문을 해도 응답이 없어 경찰은 곧바로 신고자가 위험에 처해 말을 못 하고 있는 상황일 가능성을 직감했다.

경찰은 즉석에서 ‘비언어적 의사 확인 방식’을 시도했다. “제가 묻는 말이 맞으면 2번, 아니면 1번을 눌러달라”는 안내를 한 뒤, “모텔에 있습니까?”, “남성이 옆에 있습니까?” 등 상황을 특정하는 질문을 이어갔다. 신고자는 모두 2번 버튼을 눌러 위험 신호를 보냈다.

이후 문자 신고 가능 여부를 안내하며 경찰은 다이얼 신호와 기지국 정보를 바탕으로 신고자가 위치한 모텔을 특정했다. 출동한 경찰은 객실을 수색해 신고자를 안전하게 보호했고, 함께 있던 20대 남성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신고자는 남성이 자신을 불법 촬영하는 것을 눈치챘지만, 곁에 있어 말을 할 수 없었고 다이얼 조작으로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신고자의 작은 신호도 놓치지 않도록 대응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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