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양국 협력강화 다짐

習, 다자주의 강조하며 美 견제
마크롱 '하나의 중국' 원칙 존중
우크라이나 문제도 의견 교환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을 국빈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하고 경제, 무역, 국제 관계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하고 양국간 협력을 다짐했다. 시 주석은 미국을 견제하기 위한 다자주의를 강조했고, 마크롱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관련 유럽 입장을 지지해 줄 것을 촉구했다. 내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시 주석을 초청할 계획으로 알려진 프랑스는 중국을 향해 ‘하나의 중국’ 원칙 존중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프랑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회담을 하고 이후 공동 기자회견을 실시했다. 회담에는 두 정상의 부인인 펑리위안, 브리지트 여사도 동행했다. 시 주석과 마크롱 대통령은 악수를 나누고 의장대 사열, 예포 발사 등 환영 행사 후 비공개 회담에 들어갔다.

시 주석은 회담에서 “역사의 올바른 편에 확고히 서야 한다”며 “외부 환경이 어떻게 변하든 양국은 핵심 이익과 주요 관심사에서 상호 이해와 지지를 통해 양국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프랑스는 유엔 창립 회원국이자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고, 유엔을 핵심으로 하는 국제 체제와 국제법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수호하며, 평화적 분쟁 해결을 위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디커플링’과 공급망 단절은 자국을 고립시키는 것과 같다”며 “보호주의는 국제 무역 환경을 악화시킬 뿐 산업 구조 조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미국을 에둘러 비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는 양국 관계를 중시하며 ‘하나의 중국’ 원칙을 확고히 준수하고,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지속적으로 심화하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는 전날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이 장 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을 만나 일본의 대만 관련 발언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재확인하며 프랑스에 중국의 입장을 지지해 줄 것을 촉구한 것에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는 중국과 상호 투자를 촉진하고 경제·무역·재생에너지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며, 우호적인 문화 교류도 확대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의견도 교환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유럽의 입장을 지지해줄 것을 촉구하자 시 주석은 “중국은 평화를 위한 모든 노력을 지지하며, 정치적 해결을 위해 중국 방식으로 건설적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담 이후 양국은 원자력, 농식품, 교육, 생태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하고 협약을 체결했다. 이어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시 주석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당사국들이 대화를 통해 공정하고 지속 가능하며 구속력 있고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평화 협정을 체결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가자지구 복구와 재건을 위해 팔레스타인에 1억달러(약 1470억원)의 원조를 제공하겠다고도 발표했다.

지난해 중국과 프랑스의 수교 60주년을 맞아 시 주석이 프랑스를 국빈 방문한 것에 대한 답방 차원에서 이뤄진 이번 마크롱 대통령의 방중은 2023년 4월 이후 2년 8개월여 만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쓰촨성 청두로 이동해 방중 일정을 마무리하고 5일 돌아갈 예정이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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