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은 3일(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손흥민이 슬라비아 프라하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6차전에 앞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찾아 팬들에게 직접 인사를 전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방문은 공식 출전이 아닌 행사 성격이지만, 경기 전 그라운드에 손흥민이 서는 장면만으로도 홈 팬들은 이미 뜨거운 환호를 준비하고 있다. 구단의 전설이 떠난 지 1년도 되지 않아 다시 돌아온다는 사실만으로도 런던 북부는 축제 분위기로 물들기 시작했다.
손흥민의 복귀는 팬들에게 오랫동안 남아 있던 아쉬움을 해소한다. 그는 지난 시즌 토트넘의 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며 장기간 동행을 마무리했지만, 마지막 정식 홈 고별식은 열리지 못했다. 마지막 일정이 한국 투어와 격리되어 진행되며 런던 팬들에게 작별을 건넬 기회가 없었고, 이는 손흥민 스스로도 “평생 마음에 남아 있던 미완의 숙제”라고 표현한 적이 있었다. 이번 방문은 그 미완의 페이지를 완전히 덮는 순간이다.
구단은 이 행사를 단순한 방문이 아닌 영구적 기념으로 남기기 위해 대대적인 연출을 예고했다. 이미 토트넘 하이 로드 인근에는 손흥민을 상징하는 벽화가 제작 중이고, 벽화 디자인은 손흥민이 직접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레들리 킹과 해리 케인에게만 허락되었던 레전드 예우 방식이며, 벽화 공개는 런던 현지에서 일종의 ‘손흥민 언베일링 세리머니’로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구단 내부에서는 동상 제작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어, 토트넘이 손흥민을 하나의 시대적 아이콘으로 공식 인정하는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MLS로 무대를 옮긴 이후에도 손흥민의 영향력은 줄지 않았다. LAFC에서 단숨에 팀 공격의 중심으로 올라서며 13경기 12골 4도움이라는 황당한 수준의 수치를 남겼고, MLS 연감에 자신의 첫 시즌을 강렬하게 새겼다. 하지만 그는 인터뷰마다 “토트넘 팬들에게 직접 작별을 건네고 싶다”는 의사를 반복했고, 결국 이 바람이 현실이 되었다. 미국에서도 경기장을 가득 메우던 팬들이 이제는 영국으로 눈을 돌리며 이날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방문의 핵심은 ‘작별’이 아니라 ‘인증’에 가깝다. 손흥민은 이미 기록으로 토트넘의 영구 역사에 남았지만, 이번에는 그 흔적이 눈으로 보이는 형태로 런던 도심 속에 각인된다. 구단 내부 관계자는 “이번 행사는 한 선수를 위한 것이 아니라 한 세대를 기념하는 것에 가깝다”고 전했다. 단순 방문이 아닌 ‘정식 헌액’에 가까운 무드를 토트넘 스스로 조성하고 있다는 뜻이다.
오랜 시간 함께한 선수의 귀환이 하루에 불과할지라도, 그 하루는 북런던에 오랫동안 남아 있을 것이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빛났던 아시아 선수이자, 수많은 환호와 눈물을 함께 만들었던 7번의 복귀는 토트넘 역사에 또 하나의 장면으로 박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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