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동아일보 언론사 이미지

전문가들이 말하는 치매 위험 낮추는 ‘5가지 전략’

동아일보 박해식 기자
원문보기

전문가들이 말하는 치매 위험 낮추는 ‘5가지 전략’

서울맑음 / 0.0 °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전 세계적으로 5500만 명 이상이 치매를 앓고 있으며, 이 숫자는 2050년까지 세 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전체 치매 사례 중 거의 절반은 예방이 가능하거나 발병을 늦출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 시사 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신경과학자와 노인정신의학 전문가들은 유전적 요인과 같은 일부 위험 요소는 통제할 수 없지만, 생활 습관과 환경 요인을 잘 관리하면 뇌 건강을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신경과학자 릴라 랜도스키(PhD)는 청력 손실 7%, 고혈압과 고지혈증(높은 LDL 콜레스테롤 수치) 7%. 낮은 교육 수준 5%, 사회적 고립 5%, 우울증·외상성 뇌 손상·대기오염 각각 3%씩 치매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일상에서 주의해야 할 치매 위험 요소 5가지를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혈관 건강 관리가 핵심
혈관질환은 치매 발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으나 그 위험성이 과소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노인정신의학 전문의 바바라 스파라치노(MD)는 “중년기의 고혈압, 당뇨, 고콜레스테롤, 흡연은 치매 위험을 크게 높인다”며 “심장을 보호하는 요인은 뇌 건강에도 동일하게 작용한다”라고 말했다.


2024년 랜싯 위원회 보고서도 비슷한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중년의 고콜레스테롤혈증과 고혈압은 치매 발병의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라며 혈관질환을 비롯한 14개의 수정 가능한 위험 요인을 관리한다면 전 세계 치매의 45%를 예방 또는 지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스파라치노는 “건강검진에서 경계치에 해당하는 수치라도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며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조절이 장기적으로 치매 위험을 낮추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의 하나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청력 손실, ‘중요한 치매 위험 요인’으로 부상
청력 손실은 과거 단순히 삶의 질 저하 문제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치매의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인식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력이 저하되면 소리를 해석하기 위해 뇌에서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모하고, 사회적 활동도 감소한다며 이 두 요소는 장기적으로 뇌 기능을 약화한다고 경고한다.
보청기 착용, 인공와우, 청각 보조기기 등 청력 치료만으로도 치매 위험을 의미 있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

사회적 단절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은 치매 위험을 높이는 또 다른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규칙적인 대화, 독서, 자원봉사, 새로운 것 배우기, 취미 활동과 같은 일상적인 자극과 소통이 효과적인 인지 운동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우울증과 만성 스트레스
우울증과 만성 스트레스가 장기간 지속되면 뇌에 물리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
스파치노는 “노인의 경우 지속적인 우울증은 치매를 앓는 것처럼 보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치매에 걸리기 쉽게 만들 수 있다”며 배우자나 자녀들은 기분장애를 부수적 문제가 아니라 반드시 치료해야 할 의료 문제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만성적으로 높은 스트레스 호르몬(코르티솔)은 염증을 증가시키고 인지 기능을 손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과 전문의 아론 리터(MD)는 “기분장애를 치료하지 않으면 뇌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치매 위험도 커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운동 부족, 가장 과소평가 되는 위험 요인
전문가들은 규칙적인 신체 활동 부족을 치매에서 가장 과소평가 되는 위험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스파라치노는 “운동은 혈류 개선, 혈관 위험 감소, 뇌 구조 보호에 모두 도움이 된다”며 “걷기, 가벼운 유산소 운동, 근력 및 균형 운동을 매일 할 것을 권한다”라고 말했다.

신경과 전문의 에이미 샌더스(MD)는 “운동 부족은 영양 결핍이나 불량한 식습관과 결합할 때 인지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규칙적인 유산소·근력 운동은 심혈관 건강을 개선하고, 뇌 혈류를 증가시키며, 염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가장 효과적인 치매 예방 전략 중 하나”라고 밝혔다.

또한 “포화지방, 설탕, 정제 탄수화물, 초가공식품이 많은 식단은 인지 저하 위험을 높인다”라고 덧붙였다.

결론: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변화들이 큰 차이를 만든다”
전문가들은 치매를 피할 수 없는 숙명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충분히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질환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혈관 건강 관리, 청력 보호, 정신건강 치료, 사회적 활동 유지, 규칙적인 운동 등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변화가 향후 뇌 건강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는 것이다.

(PhD는 연구 중심 학위로 의료분야 연구직에서 주로 활동한다. 반면 MD는 의사 자격을 부여하는 임상 중심 학위로 대개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일을 한다. )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