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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서 ‘러시아 용병 유인 사기’ 확산···전직 대통령 딸에 이어 유명 방송인까지 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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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서 ‘러시아 용병 유인 사기’ 확산···전직 대통령 딸에 이어 유명 방송인까지 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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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러’ 전직 대통령 딸·유명 방송인, 연루 혐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유명 방송인 논쿨루레코 만툴라가 1일(현지시간) 요하네스버그 켐턴파크 치안법원에서 열린 심문 절차에 출석했다. 만툴라는 4명의 남성을 유인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할 러시아 용병으로 보낸 혐의를 받는다. 출국 직전 공항 탑승구에서 붙잡힌 남성 4명도 이날 법정에 함께 섰다. 로이터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유명 방송인 논쿨루레코 만툴라가 1일(현지시간) 요하네스버그 켐턴파크 치안법원에서 열린 심문 절차에 출석했다. 만툴라는 4명의 남성을 유인해 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할 러시아 용병으로 보낸 혐의를 받는다. 출국 직전 공항 탑승구에서 붙잡힌 남성 4명도 이날 법정에 함께 섰다. 로이터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성들이 고수익 미끼에 속아 러시아 용병부대에 넘겨진 사실이 밝혀진 상황에서 유명 라디오 진행자가 이 범죄에 연루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제이컵 주마 전 남아공 대통령의 딸도 이 범죄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았다.

BBC·가디언에 따르면 남아공의 유명 방송인 논쿨루레코 만툴라는 1일(현지시간) 요하네스버그 켐턴파크 치안법원에서 열린 심문 절차에 출석했다. 그는 4명의 남아공 남성을 유인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투입될 러시아 용병으로 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만툴라는 지난달 27일 요하네스버그 OR탐보공항을 통해 귀국하던 중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성명에서 “예비 조사 결과 용의자(만툴라)가 남아공 남성들의 러시아 방문과 연방 군대 입대를 도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출국 직전 공항 탑승구에서 붙잡힌 4명의 남성도 이날 법정에 함께 섰다. 남아공에서 정부의 승인 없이 다른 나라 군대를 위해 싸우는 것은 불법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명 방송인 논쿨루레코 파트리샤 만툴라. 사진은 지난달 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 대학 행사에서 연설하는 만툴라 모습. 만툴라 인스타그램 갈무리

남아프리카공화국 유명 방송인 논쿨루레코 파트리샤 만툴라. 사진은 지난달 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 대학 행사에서 연설하는 만툴라 모습. 만툴라 인스타그램 갈무리


만툴라는 현지 공영 SABC방송의 새벽 시간 라디오 프로그램 <모닝 블리스>를 진행해 온 유명 방송인이다. 그는 ‘브릭스(러시아·남아공 등 신흥 경제국 연합체) 언론인 협회’의 공동 의장도 겸하고 있다. 이 협회는 과거 유럽연합 등으로부터 친러시아 정보를 허위로 유포해왔다는 의혹을 받았다. 만툴라는 지난달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한 대학 행사에서 연설하는 자신의 모습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최근 남아공은 거짓 구실로 유인된 남성들이 러시아 용병부대에 넘겨진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었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실은 지난달 6일 “고수익 고용 계약에 속아 러시아 용병부대에 유인된 뒤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 고립된 남성 17명이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주마 전 대통령의 딸들이 이와 관련한 법적 다툼을 벌이며 사태는 더 커졌다. 첫째딸인 은코사자나 주마 음쿠베는 자신의 여동생인 두두질레 주마 삼부들라 전 움콘도 위시즈웨 의원이 이 범죄에 연루돼 있다는 고발장을 제출했다. 은코사자나 주마는 여동생이 정당 경호원 훈련을 받는다고 속여 친척 8명을 포함한 17명의 남성을 러시아로 넘겼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러시아어로 작성된 계약서에 서명한 뒤 우크라이나 최전선으로 파견됐으며 지난 8월 가족과 연락이 끊겼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제이컵 주마 전 남아공 대통령의 딸인 두두질레 주마 삼부들라 전 움콘도 위시즈웨(MK) 의원은 자국 남성들을 거짓 구실로 유인해 러시아 용병부대에 넘긴 의혹을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제이컵 주마 전 남아공 대통령의 딸인 두두질레 주마 삼부들라 전 움콘도 위시즈웨(MK) 의원은 자국 남성들을 거짓 구실로 유인해 러시아 용병부대에 넘긴 의혹을 받고 있다. AFP연합뉴스


경찰 조사를 받은 두두질라 주마 전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의원직에서 사임했다. 그는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는 등 친러 성향을 드러낸 바 있다.


러·우크라이나 전쟁이 4년 가까이 이어지며 아프리카에서는 용병 유인 사기가 증가하고 있다. 러시아는 SNS 거짓 광고나 일자리 제안 등을 통해 외국인 용병을 모집하고 있다. 여성의 경우 호텔업 구인 광고에 속아 러시아 드론 공장에서 일하게 된 사례도 드러났다. 지난 9월 케냐 경찰은 러시아 제안 일자리에 속아 전장에 투입될 뻔한 20명 이상의 자국민을 구출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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