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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진출·월드컵 우승 …"말 안 되는 꿈이란 없죠"

매일경제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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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진출·월드컵 우승 …"말 안 되는 꿈이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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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전 2연승을 이끈 이현중. 그는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우승, 미국프로농구(NBA) 진출 등 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농구협회

중국전 2연승을 이끈 이현중. 그는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우승, 미국프로농구(NBA) 진출 등 새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농구협회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우승과 하계 올림픽 출전, 미국프로농구(NBA) 진출….

도전을 거듭하며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는 이현중이 가슴에 품고 있는 목표들이다. 지난 1일과 지난달 28일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12년 만에 중국전 2연승을 이끈 그는 "팬들이 더 기뻐할 준비를 하면 좋겠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2027 FIBA 월드컵 아시아 예선 1라운드 1·2차전을 기분 좋게 마무리한 이현중은 3일 소속팀 일본 프로농구 B리그 나가사키 벨카로 복귀했다. 출국에 앞서 인천국제공항에서 매일경제와 만난 그는 "중국은 반드시 제압해야 할 상대 중 하나"라며 "계속해서 증명하고 넘어야 할 상대가 많은 만큼 앞으로도 대회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중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여자농구 은메달리스트인 어머니 성정아와 아버지 이윤환 삼일고 농구부 감독으로부터 '농구 DNA'를 물려받았다. 그래서인지 일찍부터 농구로 진로를 정했다. 이현중은 "프로 농구선수가 되기로 마음먹은 건 초등학교 4학년 때"라며 "선수로서 주목을 받은 건 190㎝를 넘어선 고교 시절부터"라고 말했다.

이현중의 시선은 일찍부터 해외로 향했다. 청소년 국가대표로 출전한 국제 대회에서 실력이 뛰어난 해외 선수들과 맞붙은 뒤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깨닫고 도전을 결정했다. 그는 "고교 시절 연달아 우승을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나태해져 있었다"며 "국제 대회에서 완전히 다른 차원의 농구를 하는 선수들을 여럿 접하면서 마음가짐을 고쳐먹었다"고 말했다.

호주 캔버라에 있는 미국프로농구(NBA) 글로벌 아카데미에서 실력을 끌어올린 이현중은 20곳이 넘는 미국 대학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그는 고민 끝에 스테픈 커리(미국)가 나온 데이비슨대를 선택했다. 3학년 때인 2022년에는 팀의 에이스로 활약하며 NBA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드래프트를 2주 앞두고 발목을 다쳐 지명받지 못했다.


농구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불의의 부상을 당했지만 이현중은 좌절하지 않았다. 다시 연습에 매진한 그는 NBA 하부 리그인 G리그, 호주 리그 등을 거쳐 올해 일본 B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지난 7월 나가사키 유니폼을 입은 그는 올 시즌 18경기에 출전해 평균 득점 18.3점, 평균 리바운드 5.8개, 3점슛 성공률 48.4% 등을 기록 중이다.

이현중은 "드래프트 탈락을 누군가는 실패라고 이야기하겠지만 나는 더 강해질 수 있는 시간이라고 다르게 받아들였다"며 "재활 기간에 근육으로만 체중을 8㎏ 늘렸는데 덕분에 몸싸움을 두려워하지 않게 됐다. 경기장에서도 더욱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계는 스스로 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중은 NBA 진출을 단 한 번도 포기한 적이 없다고 했다.


지금도 스테픈 커리, 클레이 톰프슨 등 NBA 선수들의 식단과 훈련법 등을 따라하며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현중은 "도전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면 성장은 멈춘다"며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과정을 통해 배우는 게 정말 많다. 내 사전엔 말도 안 되는 꿈이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스로에게 엄격한 것으로 유명한 이현중은 3점슛 9개를 포함해 33점을 올리며 한국에 승리를 선물한 지난달 28일 중국 원정 경기가 끝난 뒤에도 만족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보다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커서 그런지 내 경기력에 만족해본 적이 없다. 이번 중국과의 2연전도 마찬가지"라며 "슛, 드리블, 수비 등 모든 부분에서 아직 부족한 게 많다. 세계 무대에서 통하는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더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3일 이현중과 어머니 성정아 씨가 출국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정우 기자

3일 이현중과 어머니 성정아 씨가 출국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임정우 기자


이현중의 플레이를 보면 201㎝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민첩하고 슈팅이 좋다. 농구 지능이 뛰어나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1인분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슈팅 가드와 스몰 포워드 등 여러 포지션에서 활약할 수 있다는 것도 그가 가진 장점이다. 이 모든 것은 노력으로 일군 성과라는 게 그의 얘기다.


국가대표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이현중은 FIBA 월드컵 우승과 올림픽 출전 등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한국이 앞선 FIBA 월드컵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1959년과 1967년의 11위다. 올림픽에는 1996년 애틀랜타 대회를 마지막으로 나가지 못했다. 그는 "나는 언제나 승리와 우승을 갈구한다. FIBA 월드컵 역시 우승을 겨냥하고 있다. 높은 곳을 바라봐야 그에 맞춰 올라갈 수 있다"며 "올림픽 출전도 머지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국 농구에 새로운 부흥기가 찾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다짐했다.

[인천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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