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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송금 기업 센트비 "아시아엔 아직 '왕'이 없다… 스테이블코인으로 패권 잡을 것"

디지털데일리 조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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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송금 기업 센트비 "아시아엔 아직 '왕'이 없다… 스테이블코인으로 패권 잡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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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지털데일리 조윤정기자] “10년 전 센트비가 해외 송금 시장에 진출했을 때는 아시아 지역의 규제가 막 풀리기 시작한 단계였다. 지금까지도 ‘왕’은 없다. 센트비는 이러한 아시아 시장에 깃발을 꽂는 것을 비즈니스 목표로 삼고 있다.”

최성욱 센트비 최고경영자(CEO)는 3일 서울 여의도 센트비 본사에서 열린 ‘2025 센트비 라운드 테이블 미팅’에서 회사의 미래 청사진을 이같이 밝혔다.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센트비는 누적 송금액 14조원을 돌파한 국내 대표 핀테크 기업이다. 최 CEO는 이날 기존의 주력 사업인 개인·기업 해외 송금(B2C·B2B)을 넘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정산 인프라 사업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왜 지금 ‘스테이블코인’인가?… "금융의 속도 혁명"

최 CEO는 스테이블코인 사업 진출의 배경으로 글로벌 규제 환경의 변화와 시장의 폭발적 성장성을 꼽았다. 특히 최근 미국 대선 이후 가상자산 친화적인 정책 기조가 형성되고, 스테이블 코인 규제 법안 '지니어스법'이 통과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관련 시장이 동시에 열렸다는 판단이다.

그는 "기존 국제 금융망은 송금에 2주가 걸리고 크로스보더 결제 수수료가 5~15%에 달하는 등 비효율적이었다"며 "반면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하면 수수료를 50% 이상 절감하고, 정산 시간을 2주에서 5분 이내로 단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센트비가 주목하는 핵심 영역은 ‘오프램프(Off-ramp)’ 및 페이아웃이다. 오프램프란 가상자산을 다시 법정화폐(현금)로 바꾸는 과정을 말한다. 암호화폐 결제 기업 문페이(MoonPay) 같은 글로벌 경쟁사들이 가상자산을 사는 온램프(On-ramp) 및 월렛(지갑) 비즈니스에는 강점이 있지만, 현금으로 인출하는 오프램프 서비스는 수수료가 약 4%로 높고 시간도 일주일이상 걸리는 등 제약이 존재한다.

최 CEO는 “센트비는 글로벌 은행과 해외 송금 업체 등 세계 80여 개 파트너사와 구축한 송금망을 보유하고 있다”며 “전체 거래의 90% 이상이 5분 이내에 처리되고, 수수료도 국가별 편차는 있으나 평균 0.7~2%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테이블코인 기반 오프램프 영역에서 센트비는 아시아뿐 아니라 글로벌 업체들과 비교해도 차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싱가포르 라이선스가 핵심 무기… 韓 규제 공백에도 사업 가능

국내 가상자산 규제가 아직 불명확한 상황에서 센트비가 자신 있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배경에는 ‘싱가포르’가 있다. 센트비는 한국 기업 중 유일하게 싱가포르 송금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글로벌 외환 거래의 허브이자 핀테크 규제가 명확히 정립된 국가다.

최 CEO는 "한국 법인은 가상자산을 직접 다루지 않고, 최종적인 원화 정산 역할만 수행한다"며 "실질적인 스테이블코인 수취와 환전은 합법적인 라이선스를 보유한 싱가포르 법인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국내 규제 이슈와 무관하게 즉시 글로벌 사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센트비는 스테이블코인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해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내년부터 관련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전망이다.


대표적인 파트너는 글로벌 메신저 기업 ‘라인(LINE)’의 블록체인 자회사 ‘라인 넥스트’다. 라인 메신저 내 게임을 통해 보상으로 받은 테더(USDT)나, 게임 아이템 거래소 ‘넥스트 마켓’에서 아이템을 팔아 번 코인을 센트비 솔루션을 통해 각국의 현지 통화로 즉시 출금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연간 10조원 규모의 동대문 도매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의류기업 ‘apM’과도 협력한다. 해외 바이어들이 테더를 이용해 ‘APM 상품권’을 간편하게 구매하고, 이를 통해 동대문에서 물건을 쉽게 살 수 있는 결제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이는 환전의 번거로움을 없애고 상인들의 정산 주기를 앞당기는 혁신적인 모델이 될 전망이다.

최 CEO는 “미국과 유럽에는 와이즈(Wise) 같은 대형 핀테크 기업이 존재하지만, 아시아 시장에는 아직 절대 강자가 없다”며 “기존 해외 송금 인프라를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 분야에서 중요한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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