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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미세먼지 '보통'인데...안심했다간 전립선암 위험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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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미세먼지 '보통'인데...안심했다간 전립선암 위험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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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최고]
2만 명 대상 미세먼지와 전립선압 발병률 추적
보통 수준이어도 계속 노출 시 발병 위험 증가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미세먼지 예보 등급이 '나쁨'일 때는 마스크를 챙기지만 '보통' 수준일 때는 무심코 외출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대기질이 보통 수준이라 하더라도 장기간 노출될 경우 남성들의 전립선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의가 필요하다.

3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박용현 비뇨의학과 교수와 단국대 보건과학대학의 노미정 교수 등이 참여한 공동연구진은 '보통' 수준의 미세먼지(PM10)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에도 전립선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고 밝혔다. 2010~2020년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2만430명을 대상으로 미세먼지 노출과 전립선암 발병의 상관관계를 추적 관찰한 결과다.

연구 결과를 보면 1㎥당 47㎍(마이크로그램‧1㎍은 100만분의 1g)의 미세먼지에 많이 노출된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전립선암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미세먼지 예보 등급은 1㎥당 농도에 따라 좋음(0~30㎍), 보통(31-80㎍), 나쁨(80-150㎍), 매우나쁨(151㎍ 이상)으로 나뉜다. 입자가 더 작아 치명적이라고 알려진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낮고, PM10 농도가 보통 수준이라고 해서 안심해선 안 된다는 뜻이다.

이번 연구는 대기질이 무난하다고 생각되는 날에도 건강이 위협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노 교수는 "일반적으로 미세먼지가 보통 수준일 때는 마스크를 잘 쓰지 않지만 이번 연구로 그 위험성이 확인됐다"며 "마스크 착용과 실내 환기 등 공기 정화를 위한 노력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전립선암은 국내 남성 암 발생률 4위를 차지하며 50세 이상에서 빠르게 증가한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다가 진행되면 배뇨 곤란이나 혈뇨 등이 나타난다. 비만, 운동 부족과 함께 미세먼지가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박 교수는 "대기 오염이란 환경적 요인은 개인이 완벽히 통제하기 어렵지만 생활 습관 개선을 통해 전립선암 발병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적정 체중 유지와 꾸준한 운동 등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전립선암 예방의 지름길"이라고 조언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