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1년 계기 외신기자 간담회서 밝혀
한미훈련 문제도 北과 대화의제화 용의
한미훈련 문제도 北과 대화의제화 용의
이재명 대통령은 3일 북한과의 대화재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미국과 한미연합 군사훈련 조정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이 가장 민감한 ‘안보 불안’으로 지목하고 있는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선제적 축소·조정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라 북측의 반응이 주목된다.
이날 이 대통령은 비상계엄 사태 1년을 맞아 청와대 영빈관에서 진행한 외신 기자회견에서 외신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해당 언급은 미북대화 재개를 위해 이 대통령이 앞서 강조했던 ‘페이스 메이커’ 역할 구상을 묻고 답변하는 가운데 나왔다.
이 대통령은 “현재 대한민국과 북한의 상태는 바늘구멍조차도 없는 상태다. 대화가 완전히 단절됐을 뿐 아니라 대화통로, 하다못해 비상연락망까지 다 끊어졌다”며 현재 남북관계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긴장 완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일방적으로 유화적 조치들을 하는 것 정도”라며 휴전협정 당사자인 미국은 한국보다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더 많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은 체제 보전이 가장 중요한 과제인데, 이를 보장할 수 잇는 곳이 미국이지 대한민국은 주요주체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사실은 한반도 상황의 직접 당사자는 대한민국과 북측이다, 안타깝지만”이라고 강조했다. 한반도 문제의 주인이 주변 강대국이 아닌 남·북한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북미관계가 먼저 개선되는 것이 한반도 문제 해결하거나 또는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게 제 판단”이라며 “(한국은) 언제든지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우리가 객관적인 상황들을 최대한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북한이 과거부터 핵심적 대북적대시 정책으로 비난하고 있는 한미군사훈련의 축소·연기·조정 문제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미북·남북) 대화 여건 조성에 필요하다면, 또 미국이 전략적 레버리지(지렛대)가 필요하다면 그런 문제들도 충분히 논의하고 고민할 수 있다고 해 줘야 미국도 북한과 협상 또는 대화 문을 여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끊임없이 (미북대화 재개) 환경을 조성하는 조정자의 역할을 해 나가고, 또 이것이 근본적으론 주체적으로 우리가 한반도 문제 해결하는 길이라고 생각한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북정책 추진을 위한 ‘페이스 메이커’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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