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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국힘,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좀비…내란특별법 시행해야” [요즘여의섬]

매일경제 이미연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enero20@mk.co.kr), 이상현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lee.sanghy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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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욱 “국힘,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좀비…내란특별법 시행해야” [요즘여의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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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파면 후 국민의힘 탈당해 민주당行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법 도입 촉구
金 “민주주의는 결국 시민이 주인”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매경AX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상현 기자]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매경AX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상현 기자]


“윤석열 정부는 소수 권력과 카르텔을 지키기 위한, 시민의 참여·감시가 마비된 반민주적 모습이었습니다. 12·3 비상계엄 후 1년 동안 민주주의 대한민국의 기초가 다시 자리 잡은 것 같아 너무 다행입니다.”

12·3 비상계엄 사태 1주기를 이틀 앞둔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년 간의 소회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계엄 당시 국민의힘 소속(당시 여당)이었던 그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동참해줄 것을 자당 의원들에게 촉구하며 세간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탄핵당한 윤 전 대통령은 올해 4월 파면됐고, 김 의원은 그로부터 약 한 달 뒤 국민의힘을 탈당해 민주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이재명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는 다시 한번 여당 의원이 됐다. 올해 1월 매경AX와의 인터뷰에서 계엄 사태를 “12·3 내란”이라 강조했던 그는 여전히 ‘내란’이라 못박은 그날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김 의원은 “(계엄 해제 표결과 파면) 덕분에 배신자 소리 듣고 산다”며 가볍게 언급했지만, 그 선택을 후회하느냐는 질문에는 “전혀”라며 단호하게 일축했다. 그러면서 “배신자 소리는 들었지만, 국민의힘이 정상적인 보수 정당으로 기능하면서 국민께 도움 되는 정당이 되기를 바랐다”고 회상했다.

김 의원은 올해 초보다 밝은 표정이었고, 목소리에도 힘이 실려 있었다. 초조한 마음을 애써 다잡으려 했던 지난 1월보다 여유가 생긴 듯했다. 김 의원은 “이제는 12·3 내란을 종식하고 우리의 일상과 미래를 위한 준비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


지난해 12월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당시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김상욱 의원을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제안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14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당시 국민의힘 소속이었던 김상욱 의원을 비롯한 여당 의원들이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제안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Q. 지난해 계엄 사태 후 지금까지 지켜본 소감이 어떤가.

A. 1년 전과 지금이 너무나 다른 세상이 된 것 같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다. 당연히 시민의 참여와 시민의 감시가 행정의 전제가 돼야 하고, 정치란 것도 시민을 위해서, 또 우리 미래 세대를 위한 준비 등 이런 것들이 정치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1년이란 짧은 시간 동안 상당 부분 회복된 것 같다.

Q. 국민의힘 탈당 후 지난 5월 18일에 민주당 입당했는데 후회는 없나.

A. 전혀 없다. 제가 후회하는 성격이 아니다. 당이 잘 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정당에 속한 사람으로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정당이 잘 되는 것은 집권이 아니라 당헌에 맞게 실질적인 실행이 이뤄지고, 또 그 실행이 국민·국가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Q. 당을 옮긴 뒤 인터뷰나 대선 후보 지원 발언 등으로 보면 국민의힘과 결이 달라 보이던데.

A. 저는 보수주의자다. 보수는 ‘진영의 논리’가 아니라 ‘기능의 이야기’다. 우리 사회의 공통 가치를 지키고, 통합을 위하고, 틀을 이루는 품위를 지키는 것, 그것이 보수의 참모습이다. 헌법 1조 1항에 선포된 민주공화국인 만큼 민주주의 수호가 가장 중요한 보수의 사명이다.


반면 보수정당을 표방한 국민의힘은 헌법 가치를 무시하는 반보수·반민주적인 모습, 사회 통합을 저해하고 갈등의 소모를 일으키는 모습만을 보여 혼란스러웠다.

Q. 민주당은 어떤가.

A. (무엇보다) 민주주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헌법 가치를 (최우선적으로) 지키려 하고, 혐오와 갈등보다는 통합을 강조하더라. 또 책임 정치를 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면서 보수 정당의 모습과 기능은 민주당이 하고 있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수주의자가 (이제야) 보수 정당에 온 느낌이기도 하다.

Q. 정치적인 요소를 떠나서 거대 양당 간 차이로는 어떤 게 있나.

A.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에는 두 부류가 있다. 한 그룹은 스스로 ‘5200만분의 1’이라고 자부하는 초엘리트주의 부류이고, 다른 쪽은 ‘지역 카르텔의 왕’이다. 그렇다 보니 의원 개개인이 존중(만)을 받고 싶어 하고, 실무적인 일보다는 스킨십과 관계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민주당은 ‘회사 영업사원’ 느낌이다. 일단 모두 일을 한다. 죽어라 일하고 연구하고 일 못한다고 낙오될까 두려워하더라. ‘영업사원’이라 표현한 건 당원들과 고객들(국민)의 니즈에 아주 예민하다는 의미다. 당 결속력도 훨씬 더 강한 것 같다. 국민의힘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모습이다.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매경AX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상현 기자]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매경AX와 인터뷰하고 있다. [이상현 기자]


Q. 비상계엄 1년을 맞아 국민의힘 일부에서 장동혁 대표에게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서라도 필요하다는 주장인데.

A. 너무 늦었다. 사과란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 피해자가 애걸복걸해서 받는 건 사과가 아니다. 국민의힘은 ‘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좀비 단계’에 들어갔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 원내 지도부는 철저한 자기 정치, 공심(公心)이 빠진 정치에 매몰되어 있다. 그게 틀렸다는 것은 본인들도 안다. 김민수 최고위원이든, 장 대표든 다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힘 당원 구성과 당심 결정이 왜곡된 것도 문제다. 당심 50%·민심 50% 때는 민심을 두려워하고 민심이 반영되는 길이 있었는데, 당심 100%로 가면서 민심 반영 루트가 사라졌다. 이어 통일교·신천지·전광훈 등이 조직적으로 침투하면서 당심이 왜곡됐다.

이러다보니 좀비 정당이 되면서 극우·극단에 빠졌다. ‘반국가·반헌법·반보수·반민주 단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이다. 혈세가 아깝다. 이런 정당을 국민 혈세로 지원한다는 게 모순인 것 같다.

Q. 국민의힘에 대한 ‘위헌정당 해산’ 논의가 힘을 잃은 것 같다.

A. 민주당의 아쉬운 점이 바로 그 부분이다. 제도와 사건은 구별해서 접근해야 하는 데 그러지 못했다.

제도는 신중하게 바꿔야 한다. 많은 이해 당사자들이 충돌하는 동시에 부작용 검토도 해야 하고, 유예기간도 필요해 어떤 제도든 최소 2~3년이 걸린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사법 개혁, 검찰 개혁은 모두 제도 개혁이다.

반면 사건은 개별 사안에 대응하는 것이라 정확하게 힘을 실어 처리해야 한다. 12·3 내란은 ‘사건’인데, 제도 대응으로 정책 방향을 잡다 보니 스텝이 꼬였다.

국민은 12·3 내란 ‘사건’의 빠른 종결을 원한다. 이제라도 사건 대응으로 전환해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내란특별법을 통과시켜 빨리 마무리 지어야 한다.

Q. 당적 변경으로 보수 강세 지역(울산 남구갑)이 민주당 지역구가 됐다.

A. 많이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저는 ‘극우단체의 제거 1순위’더라. 제 민생간담회는 극우단체들이 훼방을 놓으려 애를 많이 쓴다. 꽹과리도 치더라.(웃음)

그럼에도 여론은 많이 변했다. 12·3 내란을 반성하지 않은 국민의힘에 실망감을,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경제적으로 크게 회복되는 부분에는 효능감을 느끼더라. (덕분에) 민주당 인식이 크게 개선 중인 것을 (몸소) 체감하고 있다.

지난 5월 18일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한 김상욱 무소속 의원이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지난 5월 18일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를 선언한 김상욱 무소속 의원이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앞에서 더불어민주당 입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단, 연합뉴스]


Q. 다음 총선에서도 울산 남구갑인가.

A. 아직 2~3년 남아서 모르겠다. 당선 후 제 첫 일성은 “행사돌이 안 한다. 악수돌이·줄서기 안 한다, 행사장에서 보기 힘들 것이다, 대신 일 열심히 하겠다”였다. (국회의원으로) 제가 하고 싶은 일들, 제 임기 동안 다 끝내겠다고 (약속)했다. 출마 당시 냈던 공약은 이제 하나 남았다.

Q. 계엄 1년을 맞아 책을 발간한다고 들었다. 제목이 ‘123일의 기록’이라던데.

A. 12월 3일부터 4월 4일(윤 전 대통령 파면 선고일)까지다. 123으로 다 귀결돼서 신기하다.

(계엄 사태를 거치면서) 약간 ‘국뽕’이 차오른 부분이 있는데,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민주주의 모범·선도 국가가 된 것이다. K-컬처 뿐만 아니라, K-폴리틱도 자랑할 수 있게 된 것.

제가 이재명 대통령께 관련 관광상품 개발을 말씀드리기도 했다. 부마항쟁부터 4·19 혁명, 5·18 광주민주화운동, 촛불 혁명, 빛의 혁명 등을 관광 코스로 기획해 외국인들이 체험할 수 있게 만든다면 큰 자산일 것이다. 이걸 완성하려면 내란을 빨리 끝내야 한다.

Q. 내란 종식을 계속 언급하는데,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염두에 둔 건가.

A. 정당해산은 중요하지 않다. 내란특별법이면 충분하다. 법안 취지가 반헌법·반국가적인 쿠데타를 일으켜 동조하는 정당은 말 그대로 ‘위헌 정당’이니 국가 보조금을 안 주겠다는 것이다. 카르텔을 유지할 자금이 끊기는 순간 자동으로 문을 닫게 될 것이다.

Q. 끝으로 더 하고 싶은 말 있다면?

A. 첫째는 내란전담재판부와 내란특별법을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는 것, 두 번째는 민주주의의 의미를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결국 시민이 주인이다. 시민이 참여하고 감시·감독한다는 게 대원칙이다. 이게 (절대로) 깨져서는 안 된다는 걸 12·3을 통해서 다시 한번 전 국민이 함께 느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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