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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3500편에 심은 '눈과 귀'… 포용적 스트리밍으로 사각지대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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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3500편에 심은 '눈과 귀'… 포용적 스트리밍으로 사각지대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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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홍 기자] 토종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Wavve)가 콘텐츠의 물리적 장벽을 허무는 실험에 속도를 낸다. 단순한 시청 보조 기능을 넘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일한 시점서 콘텐츠를 소비하게 만드는 '포용적 스트리밍' 전략이다.

웨이브는 3일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아 화면해설과 배리어프리(Barrier-Free) 자막 라인업을 대폭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미디어 접근성을 높여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동시에 포화 상태에 이른 OTT 시장에서 새로운 구독 층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읽힌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공룡들이 일찍이 폐쇄형 자막과 음성 해설을 표준화하며 앞서나간 상황에서 국내 플랫폼 역시 서비스 고도화가 필수 생존 요건이 된 시장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웨이브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의 'OTT 화면해설방송 제작지원 사업'과 연계해 기술적 완성도를 높였다. 올해 연말까지 총 50편 이상 화면해설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이다. 화면해설 방송은 대사 없는 구간에서 인물의 표정이나 행동 배경 변화 등 시각 정보를 음성으로 전달하는 서비스다. 시각장애인 이용자가 '피의 게임' 시리즈나 '약한 영웅 Class1' 같은 장르물의 긴박한 흐름을 놓치지 않게 돕는다.

라인업 구성은 전략적이다. '국가수사본부'나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 같은 리얼리티 예능부터 '모범택시' 등 흥행 드라마까지 폭넓게 포진시켰다. 단순 구색 맞추기가 아니라 실제 트래픽이 몰리는 킬러 콘텐츠에 접근성 기능을 우선 적용해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청각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자막 확대 규모는 더 공격적이다. '태양의 후예' '커피프린스 1호점' 등 스테디셀러 명작부터 '이강에는 달이 흐른다' 같은 최신작까지 3500편 이상 드라마에 한국어 해설 자막을 입혔다. 화자 이름과 배경 음악 정보까지 텍스트로 표기해 소리 없는 시청 환경을 완벽하게 구현한다. 영화 부문에서도 '시간을 달리는 소녀' '늑대아이' 등 애니메이션과 '젠틀맨' '용감한 시민' 등 다양한 장르를 포함하며 선택지를 넓혔다.


웨이브는 이날 홈 화면에 화면해설 프로그램을 모아볼 수 있는 전용 큐레이션관을 배치했다. 접근성 콘텐츠를 검색창 깊숙한 곳이 아닌 메인 전면에 내세운 것은 서비스 철학의 변화를 시사한다. 이는 장애인 이용자뿐만 아니라 지하철 등 소리를 켜기 힘든 환경에서 영상을 소비하는 일반 이용자들의 편의성까지 고려한 '유니버설 디자인'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김경란 웨이브 프로그래밍 그룹장은 "시청각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에게 화면해설 배리어프리 콘텐츠는 단순한 정보 전달 기능을 넘어 콘텐츠가 주는 즐거움과 감동을 함께 나누는 매개체"라며 "앞으로도 장벽 없는 콘텐츠 세상을 위해 양질의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확충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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