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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무대서 “입 닥치고 나한테 투자해”…일본총리 입방정을 어쩌나

매일경제 이승훈 특파원(thoth@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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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무대서 “입 닥치고 나한테 투자해”…일본총리 입방정을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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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국제금융회의 日 빅샷 2인의 발언
만화 ‘진격의거인’ 대사 인용
日 AI·조선·방산 투자 호소
‘일하고 일하라’ 유행어 등극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일 도쿄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포럼 연설에서 일본 만화 ‘진격의 거인’ 속 유명 대사(오른쪽)를 인용해 대일 투자를 호소했다. [AP = 연합뉴스 / 코단샤 코믹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일 도쿄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 포럼 연설에서 일본 만화 ‘진격의 거인’ 속 유명 대사(오른쪽)를 인용해 대일 투자를 호소했다. [AP = 연합뉴스 / 코단샤 코믹스]


“좋으니까 입 닥치고 모두 나에게 투자해(Just Shut your Mouths. And invest everything in me.)”

직설적인 화법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일 도쿄에서 열린 국제금융회의 ‘퓨처 인베스트먼트 이니셔티브(FII)’에 참가해 이같이 말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FII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글로벌 회의다.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은 사우디에서 인기 있는 만화 ‘진격의 거인’ 속의 명대사로 영어로 이를 인용해 대일 투자 확대를 호소한 것이다.

해당 대사는 주인공인 에렌 예거가 재판받는 상황에서 거인들에 맞서기 위해 자신을 믿고 힘을 보태 달라며 외치는 대목에서 나왔다. 다카이치 총리도 일본 시장의 매력을 전달하며 일본을 주목해 달라는 과정에서 이 같은 발언을 했다. 그는 인공지능(AI)과 조선, 방위산업 등 17개 분야를 민관이 집중 육성한다는 일본 정부의 경제 정책을 밝히며 일본에 대한 투자를 호소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국제 투자포럼 연설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 명대사를 인용하며 “닥치고 전부 내게 투자하라”고 외쳐 눈길을 끌었다. [사진 =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국제 투자포럼 연설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진격의 거인’ 명대사를 인용하며 “닥치고 전부 내게 투자하라”고 외쳐 눈길을 끌었다. [사진 = 연합뉴스]


다카이치 총리는 “전략 분야마다 담당 장관을 임명하고 장기 예산을 배정해 투자에 나설 것”이라며 “이를 통해 강한 경제, 강한 일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연설 후반부에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자주 사용했던 “일본은 돌아왔다. 일본에 투자를(Japan is back. Invest Japan)”이란 말을 사용하며 마무리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 직후 행사장에서는 큰 박수와 웃음이 터져 나왔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에 대해 총리로서 너무 경솔했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공식적인 행사에서 ‘입 닥쳐’라는 발언은 과했다는 평가다. 만화의 원문은 ‘입 닥쳐’가 아니라 ‘침묵으로’이기 때문에 이를 적절히 영어로 번역하는 게 나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10월 4일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당선된 직후 소감을 밝히는 과정에서 했던 발언인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하고 일해 갈 것”은 올해 일본 유행어 대상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직 총리가 유행어 대상 수상자로 뽑힌 것은 네 번째다.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이 과로를 부추길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그는 “결코 많은 국민에게 지나친 노동을 장려할 의도는 없다”며 “장시간 노동을 미덕으로 삼으려는 의도도 없으므로 부디 오해는 말아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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