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30일(현지시간) 수만명의 시위대가 스페인 국기를 들고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퇴진과 조기 총선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30일(현지시간) 수만명이 페드로 산체스 총리의 퇴진과 조기 총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제1야당인 국민당이 주도한 반정부 시위에 국민당 추산 8만명, 정부 추산 4만명이 참여했다고 30일 보도했다. 국민당은 “이것이다 : 마피아 또는 민주주의”라는 구호 아래 스페인 국기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알베르토 누녜스 페이후 국민당 대표는 산체스 총리의 정치 스타일을 뜻하는 ‘산치스모’(sanchismo)를 비판하며 “산치스모는 정치적, 경제적, 제도적, 사회적, 도덕적으로 부패했다. 산치스모는 감옥에 갇혔으며, 정부를 떠나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대규모 정권 퇴진 시위는 산체스 총리가 가족과 측근들이 관련된 일련의 부패 의혹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벌어졌다. 산체스 총리의 최측근인 호세 루이스 아발로스 전 교통장관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위생 장비를 공급받는 정부 계약을 체결하면서 뒷돈을 받은 혐의로 지난주 구속됐다. 이 사건으로 산체스 총리의 보좌진 여러 명도 수사를 받고 있다.
또 다른 측근인 알바로 가르시아 오르티스 검찰총장도 정부에 적대적인 스페인 마드리드 주지사의 남자친구와 관련된 정보를 유출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뒤 지난주 사임했다. 산체스 총리의 부인은 지난 8월 공금 횡령 혐의로 기소됐고, 산체스 총리의 형 역시 부패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산체스 총리는 가족과 측근에 대한 이 같은 혐의는 정치 공세일 뿐이라고 일축하고, 계속 정권을 이끌어갈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스페인 내의 조기 총선 요구가 점점 거세지고 있다. 산체스 총리는 중도좌파로 분류되는 사회노동당 소속으로 2018년 6월1일 국민당 내각에 대한 불신임안을 통과시켜 총리가 됐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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