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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한쿡] 인재는 '파격 지원' 규제는 '대폭 완화'... 하드웨어 넘어 '체질 개선' 나서

디지털데일리 이건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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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한쿡] 인재는 '파격 지원' 규제는 '대폭 완화'... 하드웨어 넘어 '체질 개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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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4일~30일 국내 인공지능 주간 브리핑
매주 월요일 아침, 지난 한 주간 쏟아진 한국 인공지능(AI) 기업 및 학계의 소식을 핵심과 시사점만 간추려 깔끔하게 요리(Cook)해드립니다. <편집자주>




[디지털데일리 이건한기자] 최근 일주일은 한국의 본격적인 AI 강국 도약을 위한 발판(인재, 규제, 기술) 마련에 총력전이 펼쳐진 시기였습니다. 우선 우리 정부는 GPU 확보에 이어 가장 시급한 과제인 '인재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파격적인 과학기술 인재양성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또한 기업의 발목을 잡던 규제를 걷어내기 위해 67개 과제를 담은 '규제합리화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학계에서는 KAIST가 AI의 사고 과정을 회로 형태로 시각화하는기술을 개발해 블랙박스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했습니다. 이 밖에도 정부 행정망의 AI 빗장이 풀리고 신진서 9단과 알파고의 10주년 대국이 추진되는 등 다채로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 주요 소식

① "GPU 26만장 샀는데 굴릴 사람은?"... 韓 AI 인재 양성 '5년 승부수'

(11월 24일) 이재명 정부가 제1회 과학기술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과학기술 인재 확보 전략'을 발표했습니다 . 특히 학령인구 감소와 이공계 기피 현상으로 인한 인재 고갈 위기에 대응하고자 정부는 향후 5년을 골든타임으로 설정했습니다 . 핵심은 2030년까지 세계적 성과를 낸 '국가과학자' 100명을 선정해 연 1억원의 지원금과 파격적인 예우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 또한 이공계 대학원생에게 매월 생활비를 지원하는 '한국형 스타이펜드(연구생활장려금)'를 확대하고 전문 연구직인 '스태프 사이언티스트' 일자리를 늘려 연구 몰입 환경을 조성합니다 . 기존 전공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과학기술-AI 양손잡이 인재' 육성을 위해 4대 과학기술원에 AI 단과대학도 신설할 계획입니다 .

시사점: 정부의 AI 산업 육성 무게추가 GPU에 이어 인재 육성으로도 이동하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입니다. 최근 정부와 기업이 엔비디아로부터 GPU 26만장 공급을 약속받았지만 중요한 건 사용자입니다. 추후 충분한 인프라가 갖춰졌음에도 이를 활용해 고급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한 인력이 없다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국가 과학자 시스템을 신설해 연구자들의 명예와 자금이라는 실리를 제공한 점, 생계 부담을 덜어주는 스타이펜드 제도가 눈에 띕니다. 단순히 고급 지식을 전수하고 연구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만으로 인재 유출을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 겁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인재 양성이 GPU 구매처럼 단기간에 해결될 수 없는 문제임을 지적합니다. 따라서 단순한 양적 확대보다는 실패를 용인하고 긴 호흡으로 연구할 수 있는 문화적 토양이 함께 마련돼야 한다고 제언합니다 .

② 규제 족쇄 푼다... 정부, 'AI 규제합리화 1호 로드맵' 공개

(11월 27일) 정부가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에서 AI 신산업 규제혁신을 위한 '규제합리화 1호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 이번 로드맵은 기술개발, 서비스, 인프라, 안전 등 4대 분야에서 총 67개 규제 개선 과제를 확정했습니다 . 가장 눈에 띄는 것은 AI 학습 데이터의 저작권 문제 해결입니다. 정부는 연내에 저작권 '공정이용' 판단 기준을 담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2026년까지 관련 법령 개정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자율주행 시범운행지구를 도시 단위로 확대하고 로봇의 실외 이동 인증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산업 적용의 걸림돌을 제거합니다 .

시사점: 이번 로드맵의 핵심은 '불확실성 해소'와 '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입니다 . 그동안 국내 AI 기업들은 모호한 저작권법 때문에 LLM(대형언어모델) 개발에도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번 가이드라인 마련은 기업들이 법적 리스크 없이 데이터를 학습시킬 수 있는 기회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자율주행과 로봇 등 물리적 AI(Physical AI) 분야의 규제 완화는 연구실에 갇혀 있던 기술을 실제 도시와 도로로 끌어내 상용화 속도를 높이는 기폭제가 될 전망입니다. 다만 2026년 도입 예정인 AI 기본법의 '고영향 AI' 조항 등과 충돌하지 않도록 안전과 진흥 사이의 정교한 줄타기가 요구됩니다 .

③ "AI 생각 읽는다"... KAIST, AI 사고 과정 '회로 단위' 첫 시각화

(11월 26일) KAIST 김재철AI대학원 최재식 교수팀이 딥러닝 AI 모델의 의사결정 과정을 시각화하는 '세분화된 개념회로(GCC)'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 기존 기술이 모델 내 개별 '뉴런' 단위의 반응만 확인했다면 이번 기술은 뉴런들이 연결되어 '고양이 귀', '강아지 꼬리' 같은 구체적 개념을 형성하는 '회로(Circuit)' 단위의 흐름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이를 이용해 연구팀은 특정 회로를 끄면(비활성화) AI가 해당 개념을 인식하지 못해 예측 결과가 바뀌는 것을 실험으로 입증했습니다. AI의 생각도 결국 그들만의 구조와 절차가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이번 성과는 컴퓨터 비전 분야 최고 권위 학회인 ICCV에도 발표됐습니다.


시사점: 이 기술은 AI를 믿고 쓸 수 있게 만드는 '신뢰'의 기술인 설명 가능한 AI(XAI)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습니다. AI가 갈수록 복잡한 문제를 처리할 수 있게 됐지만 왜 그런 판단을 내렸는지 알 수 없는 '블랙박스' 문제는 의료, 국방, 금융 등 고위험 분야 도입의 최대 장벽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GCC 기술은 AI 내부의 사고 회로를 인간의 관점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새로운 단초입니다. 이를 통해 AI의 오작동 원인을 찾거나 편향된 사고를 교정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특히 한국 연구진이 AI의 근원적 작동 원리를 규명하고 시각화하는 원천 기술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응용 서비스에 치우친 국내 AI 생태계의 기초 체력을 증명한 쾌거로 평가됩니다.

◆ 짧은 뉴스

① 망분리 빗장 푼 정부, '범정부 AI 공통기반' 서비스 개시

(11월 24일) 행정안전부와 과기정통부가 내부 행정망에서도 민간 AI를 안전하게 쓸 수 있는 '범정부 AI 공통기반'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보안 문제로 막혀있던 민간 최신 AI(삼성SDS, 네이버클라우드)를 API 방식으로 연결해 공문서 작성이나 정보 검색에 활용하게 됩니다.

② 의료 데이터 댐 연다... '한국형 메이요 클리닉' 시동

(11월 26일) 정부가 미국 메이요 클리닉을 모델로 삼아 의료 데이터 공유 장벽을 허무는 플랫폼 구축에 착수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로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병원 간 데이터를 공유해 AI 의료 솔루션 개발을 가속화하며 내년부터 3년간 매년 60억원을 투입합니다.


③ "알파고 리매치?"... 신진서 9단 vs 알파고 10주년 대결 추진

(11월 25일)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결 10주년을 맞아 현 세계 랭킹 1위 신진서 9단과 알파고(2016년 버전)의 재대결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한국기원이 구글에 제안서를 보낸 것으로 전해지며 신진서 9단은 "과거 버전의 오류를 공략하면 승산이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

④ 프리딕션 '배터리 AI' 기술로 TIPS 선정 6억 확보

(11월 28일) 전기차 배터리 진단 AI 기업 프리딕션이 중기부 TIPS 프로그램에 선정되었습니다. 전기차 가치사슬 전반의 데이터를 통합 분석하는 파운데이션 모델 'EView'를 통해 물류·택시 등 영업용 전기차 시장을 공략할 계획입니다.

⑤ 세미에이아이 '가상 팹' 기술로 반도체 수율 잡는다

(11월 26일) 반도체 수율 최적화 스타트업 세미에이아이가 카카오벤처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습니다 . 실제 공정과 유사한 '가상 팹(Fab)' 데이터를 생성하고 AI로 분석해 불량 원인을 찾고 공정 개선안을 제시하는 기술을 보유했습니다 .


⑥ 스퀴즈비츠, AI 경량화 기술로 '뉴립스' 스포트라이트

(11월 26일) 스퀴즈비츠가 개발한 AI 미세조정 효율화 기술 'GraLoRA'가 세계적 AI 학회 뉴립스(NeurIPS)에서 상위 3.2%에 해당하는 스포트라이트 논문으로 선정됐습니다. 모델 내부 학습 단위를 세분화해 적은 자원으로도 성능 변동 없이 AI를 최적화하는 기술입니다.

⑦ "딥페이크 꼼짝 마"... 연예인 '디지털 DNA' 도입

(11월 27일)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와 M83이 연예인의 얼굴·목소리를 '디지털 DNA'로 추출해 보관하는 사업을 추진합니다. 사전 등록된 공식 데이터만 콘텐츠 제작에 쓰도록 인증하여 무분별한 딥페이크 합성과 도용을 원천 차단한다는 구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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