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서 봉변 당한 日여가수…중국, 일본행 항공 904편 취소

주일대사 “황당 발언 철회”

일본 가수 오쓰키 마키가 28일 상하이에서 열린 ‘반다이 남코 페스티벌 2025’에서 노래를 부르던 중 정체 모를 사람들에게 저지당하자 놀란 표정을 짓고 있다. [엑스(X) 영상 캡처]

중국의 ‘한일령(限日令)’이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 여행·유학 자제령에 이어 일본행 항공편 중단과 일본 가수의 공연 취소가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베이징일보 등에 따르면 지난 28일 상하이에서 열린 ‘반다이 남코 페스티벌 2025’에서 애니메이션 ‘원피스’ 주제곡을 부른 일본 가수 오쓰키 마키가 중도 퇴장당했다.

노래를 부르던 중 갑자기 조명이 꺼지고 음악이 끊긴 뒤 공연 관계자들이 무대로 올라와 퇴장하라는 제스처를 취하자 오쓰키는 당황한 표정을 지으며 황급히 무대를 떠났다.

소속사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28일 공연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급거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29일 출연도 같은 사정으로 중단됐다”고 전했다.

같은 날 다른 일본 가수인 하마사키 아유미 측은 중국 주최사가 ‘불가항력 요인’을 이유로 들어 29일 예정된 상하이 공연을 중단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 밖에 일본 가수 유즈, 피아니스트 우에하라 히로미의 중국 공연이 취소됐고 애니메이션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와 영화 ‘일하는 세포’ 등의 개봉이 잇따라 연기됐다.

이에 대해 교도통신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에서 촉발된 양국 정치 갈등이 대중문화에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의 일본 여행·유학 자제령 이후 중국 항공사들이 일본행 항공편을 900여 편이나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닛케이신문은 영국 항공정보업체 시리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7일 기준 중국 항공사가 12월에 운항할 예정이던 일본행 노선 5548편 중 904편(16%)에 대해 운항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은 연일 일본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우장하오 주일 중국대사는 30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에 기고문을 내고 발언 철회를 촉구했다.

그는 “일본 현직 지도자가 대만 문제에 대해 노골적인 도발 발언을 서슴지 않고 무력 위협과 전쟁을 선동했으며 지금까지도 사과와 철회를 거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이 취할 수 있는 유일한 올바른 선택은 국제질서 훼손 행위를 중단하고, 즉각 오류와 황당한 발언을 철회해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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