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밋밋한 유튜브 제재, 스포티파이 사실상 무료…국산 음원앱 '사면초가'

머니투데이 이찬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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밋밋한 유튜브 제재, 스포티파이 사실상 무료…국산 음원앱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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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 추이/그래픽=이지혜

음원 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 추이/그래픽=이지혜



구글의 '유튜브뮤직 끼워팔기' 제재안이 발표됐다. 그간 유튜브뮤직에 밀려 이용자가 지속 감소해 온 국산 음원 앱을 살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스포티파이도 네이버(NAVER)와 손을 잡으며 사실상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국내 음원 앱 약세는 중소기획사와 인디 아티스트의 위기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출시 동의의결안, "생각보다 비싸다"

지난 2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이하 프리미엄 라이트) 국내 정식 출시를 골자로 하는 구글의 동의의결안을 최종 확정했다. 프리미엄 라이트는 유튜브 시청 중 나오는 광고가 제거되는 상품이다.

그간 구글은 광고 제거 기능과 유튜브뮤직 구독권 등을 묶어 '유튜브 프리미엄'이라는 상품으로 판매했다. 광고 제거 기능을 원하는 이용자는 무조건 유튜브뮤직까지 함께 구독해야 해 '끼워팔기' 논란이 일었다. 국내 음원 앱들은 유튜브뮤직 중심의 시장 잠식을 우려해왔다.

동의의결안에 따르면 프리미엄 라이트는 안드로이드·웹 기준 8500원(부가세 포함), iOS 기준 1만900원으로 출시된다. 유튜브 프리미엄(1만4900원)보다 6400원 싸다. 프리미엄 라이트 요금제가 예상보다 비싼 가격으로 출시됐다는 평가다. 이렇게 되면 국산 음원 앱으로 이탈하려는 수요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산 음원 앱 구독료는 월 7000~8000원 수준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튜브 프리미엄 라이트 상품이 출시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전환 가입자에 대한 무료 체험 혜택과 리셀러를 통한 제휴 혜택 조항이 삭제됐다"며 "동의의결안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것으로 예상돼 기대 대비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리셀러를 통한 제휴 혜택은 통신사·카드사 등을 통해 유튜브 라이트를 공급하는 것으로 잠정 동의의결안에 포함돼 있었지만 최종 동의의결안에서는 빠졌다.

김문식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이 지난 7월15일 세정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구글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관련 잠정 동의의결안 의견수렴 절차 개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스1

김문식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이 지난 7월15일 세정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구글의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관련 잠정 동의의결안 의견수렴 절차 개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스1




네이버 손잡은 스포티파이 '사실상 무료'…중소 기획사 곤경 빠질라

스포티파이도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지난 27일부터 네이버의 유료 구독 상품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이용자는 '스포티파이 프리미엄 베이직' 상품을 추가 결제 없이 이용할 수 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이 월 4900원(연간 구독자는 3900원)으로 월 7900원(부가세 별도)인 스포티파이 프리미엄 베이직보다 저렴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무료로 공급되는 것이다. 스포티파이 프리미엄 베이직은 광고 없이 스포티파이의 1억여곡의 음원과 700만여개의 팟캐스트 등을 실시간으로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스포티파이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약 173만명으로 전년 동기(128만명) 대비 35.4%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10월 광고를 들으면 음악을 무료 감상할 수 있는 '스포티파이 프리' 요금제를 출시한 것이 모멘텀이 돼 전월(82만명)보다 56.1% 증가했다. 네이버와의 이번 협업이 무료 요금제 이후 주춤했던 스포티파이의 새 동력이 될 전망이다.

국산 음원 앱들은 음원 유통사업을 병행한다. 기획사나 아티스트가 만든 음원을 플랫폼 등에 공급하고, 발생한 수익을 정산해주는 것이다. 기획사나 아티스트는 음원 플랫폼·저작권협회 등록 등 절차를 직접 거치기 번거롭다 보니 유통사와 유통계약을 맺는 것이 통상적이다. 유통사는 대가로 20% 내외의 수수료를 받는다.


특히 중소 기획사나 인디 아티스트에게는 유통계약이 초기 성장동력이 되기도 한다. 국산 음원 앱 점유율이 약해질수록 이들이 곤경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음반 제작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획사는 유통사업자와 장기 계약을 맺고 예상 음원 매출 일부를 선지급 받기도 한다"며 "국내 음원 플랫폼이 외산 음원 앱에 밀릴수록 이러한 투자금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종 기자 coldbel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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