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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잠든 폼페이 벽화, AI 로봇이 되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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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잠든 폼페이 벽화, AI 로봇이 되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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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 기자]

수세기 동안 파편으로 땅속에 묻혀 있던 폼페이의 벽화들이 최첨단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 덕분에 새 생명을 얻었다는 소식이다.

폼페이 고고학 공원은 27일(현지시간) 유럽연합(EU)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리페어(RePAIR)' 프로젝트가 AI와 정밀 로봇 기술을 활용해, 수세기 동안 파편으로 남아 있던 고대 로마 도시 폼페이의 벽화들을 복원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2021년 시작된 리페어 프로젝트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카 포스카리 대학교가 총괄을 맡고, 이탈리아를 비롯해 스위스, 이스라엘, 포르투갈, 독일 등 여러 국가 연구진이 참여했다.

프로젝트는 고고학 복원에서 가장 까다로운 과제 중 하나인 파편 유물 재조립을 지원하기 위해 개발됐다. AI 퍼즐 조립 알고리즘과 초정밀 로봇 손이 결합한 시스템으로, 기존보다 훨씬 빠르고 효율적인 복원 작업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폼페이는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 폭발로 도시 전체가 매몰되었으며, 발굴 과정에서 출토된 벽화들은 대부분 파편 상태였다. 여기에 2차 세계대전 폭격과 2010년 '검투사들의 집' 붕괴 사고 등으로 일부 벽화는 심각하게 훼손됐다.

이번 연구는 폼페이 유적지에 보관된 두점의 대형 벽화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첫번째는 '순결한 연인의 집(Insula of the Chaste Lovers)'에 있는 '화가들의 작업실'의 천장 프레스코화로, 화산 폭발과 전쟁 폭격으로 산산조각 난 작품이다. 두번째는 2010년 붕괴 이후 완전히 복원되지 못한 '스콜라 아르마투라 룸(Schola Armaturarum)' 벽화다.

전문가들은 AI 퍼즐 알고리즘의 난이도를 "거대한 조각 퍼즐을 맞추는 작업과 비슷하지만, 일부 조각은 사라지고 완성본 이미지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마르첼로 펠릴로 베네치아 카 포스카리 대학 교수는 "네다섯개 퍼즐 상자의 조각을 모두 섞은 뒤, 상자에 적힌 그림도 없이 그것들을 동시에 맞추는 것과 같다"라고 비유했다.

그러나, AI 알고리즘은 인간의 눈으로는 구별하기 어려운 색조 차이나 질감 패턴을 정밀 분석해, 서로 연관된 파편을 찾아 복원 가능성을 높인다. 알고리즘은 카 포스카리 대학의 AI 전문가팀이 개발했다.


여기에 초정밀 로봇 팔 시스템이 더해지면서 복원 효율은 크게 향상했다. 이탈리아 기술 연구소가 로봇 팔과 소프트 핸드 등 하드웨어 플랫폼 구축에 참여했다.

로봇은 서로 다른 크기의 부드러운 소재 손을 장착한 두 팔과 비전 센서를 통해 파편을 식별하고, 손상 위험 없이 섬세하게 들어 올려 맞춘다. 연구진은 원본 벽화 훼손을 방지하기 위해 정교하게 제작한 복제본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이처럼 4년간 진행된 리페어 프로젝트는 최근 종료, 폼페이 현장에서 프로토타입 검증을 마쳤다.


가브리엘 주크트리겔 폼페이 고고학 공원장은 "인간만으로는 이런 작업을 달성할 수 없다"라며 "특히 이탈리아 전역에서 통해 나오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고려할 때 AI는 미래에 고고학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찬 기자 cpark@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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