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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총리 "러 동결자산 손대면 우크라 협상 좌초"

연합뉴스 현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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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총리 "러 동결자산 손대면 우크라 협상 좌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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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배상금 대출'에 반대 고수…"근본적으로 틀린 방안"
고뇌하는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고뇌하는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러시아 동결 자산으로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유럽연합(EU)의 방안을 반대하는 벨기에 총리가 같은 입장을 다시 한번 분명히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바르트 더 베버르 벨기에 총리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제안된 배상금 대출 방안을 성급하게 추진하면 EU가 궁극적인 평화 협상 도달을 사실상 방해하는 '부수적인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서한은 EU 집행위원회가 EU의 구상에 대한 벨기에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법적 문건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발송된 것이다.

더 베버르 총리는 서안에서 이와 관련해 "어떤 제안된 법적 문건도 아직 못봤다"고 밝혔다. 또 "제 생각으로는 제안된 배상금 대출 방안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라며 역사적으로 볼 때 전쟁 중에 동결 자산이 사용된 적이 없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그는 "그러한 자산들은 전후 합의, 일반적으로 패전국에 의한 전쟁 배상금의 맥락에서 결정의 대상이 돼 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러시아의 보복 가능성과 벨기에와 유로클리어를 상대로 한 심각한 재정 청구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재차 언급했다.

EU는 역내에 제재로 동결된 러시아 자산의 일부를 활용, 돈줄이 마른 우크라이나에 향후 2년 동안 1천400억 유로(약 233조원)를 무이자 대출하는 이른바 '배상금 대출'을 추진하고 있지만 벨기에의 반발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 동결 자산이 보관된 벨기에 브뤼셀의 유로클리어 본부[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러시아 동결 자산이 보관된 벨기에 브뤼셀의 유로클리어 본부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U에 동결된 러시아 자산 대부분은 벨기에에 있는 중앙예탁기관(CSD)인 유로클리어에 묶여 있는데 벨기에는 향후 법적 책임을 떠안을 수 있고 러시아의 보복을 살 수 있다며 EU의 설득에도 완강하다.

유럽 당국자들은 내달 18∼19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러시아 동결 자산을 활용한 우크라이나 자금지원 방안을 타결 짓기를 기대하면서 현재 벨기에 측과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현재 250억 유로 규모의 러시아 자산이 벨기에 외 프랑스, 룩셈부르크 등 EU 내 다른 은행에도 동결돼 있다. 벨기에는 캐나다, 일본, 영국, 미국 등 EU가 아닌 주요 7개국(G7) 회원국에도 러시아 자산이 동결돼 있다며 이들도 EU가 구상 중인 '배상금 대출' 방안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발베리 위르뱅 유로클리어 최고경영자(CEO) 역시 유로클리어가 러시아의 동결 자금을 담보로 우크라이나에 거액을 대출한다면 러시아의 보복을 낳아 유럽 금융 시장 전반에 큰 혼란이 초래될 위험이 있다는 경고를 담은 서한을 폰데어라이엔 위원장과 안토니우 코스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보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가 전날 보도한 바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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