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나승우 기자) 북런던에서 작별 인사를 하고 싶다던 손흥민의 바람이 조만간 현실이 될 전망이다.
11년 만에 크리스마스를 쉬게 된 손흥민이 마침 5개월 만에 영국을 찾을 예정이다.
리버풀과의 경기에서 토트넘 홈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 소식을 전하는 영국 매체 스퍼스웹은 지난 27일(한국시간) "손흥민, 12월 토트넘 홋스퍼 복귀 확정됐다. 특별 이벤트가 열린다"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12월 중으로 친정팀 홈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방문할 것임을 예고했다.
손흥민은 지난 8월 초 토트넘과의 10년 생활을 청산했다. 지난 5월 토트넘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우승을 이끌며 클럽 무대에서 생애 첫 트로피를 품은 손흥민은 마침 토트넘과의 계약을 1년 남겨놓으면서 이별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토트넘도 토마스 프랑크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맞아들여 새출발을 꿈꾸는 상황이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 300억원 가까운 거액의 이적료까지 남기며 LAFC로 이적했다. 8월 초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치른 친선경기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치른 고별 무대가 됐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21세기 토트넘 역사에서 해리 케인과 함께 두 명의 레전드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에서의 작별 인사 없이 퇴단하는 모양새가 됐고, 이는 토트넘 팬들의 반발을 불렀다.
다행히 올 겨울 손흥민이 런던을 다시 찾아 자신의 손때가 곳곳에 묻은 토트넘 홋스퍼 경기장과 클럽하우스를 찾아 뒤늦은 작별 인사를 할 전망이다.
스퍼스웹은 "토트넘은 손흥민이 LAFC에 입단한 지 몇 달 만에 그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10년간 환상적인 봉사를 했으며, 현대 토트넘의 가장 위대한 레전드 중 한 명으로 기록될 뿐만 아니라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아이콘 중 한 명으로 기억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토트넘 팬들은 32세 손흥민에게 제대로 작별 인사를 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손흥민이 토트넘 소소속으로 출전한 마지막 경기는 구단의 한국 프리시즌 투어에서 치러졌기 때문"이라며 "지난달 손흥민은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 돌아와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하고 싶다고 밝혔고, 토트넘은 그의 소원을 이뤄줄 준비가 돼 있다"고 토트넘이 손흥민 복귀를 계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손흥민도 직접 토트넘 홈구장에서의 마지막 인사 의지를 알린 적이 있다.
그는 지난 9월에는 한 인터뷰를 통해 "개인적으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강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당시 손흥민은 그동안 이야기할 타이밍이 없었는데 이제는 말할 때가 된 것 같다. 그땐 이적과 관련된 일이 진행 중이었다. 한국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렀지만 팬들에게 직접 작별 인사를 하지는 못했다"면서 "런던으로 돌아가 팬들 앞에서 작별 인사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팬들도 날 직접 보고 인사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날이 오면 감정적으로 매우 특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LAFC는 손흥민 입단 뒤 성적이 부쩍 올라 올시즌을 서부 콘퍼런스 3위로 마쳤다. 포스트시즌 격인 MLS컵 플레이오프 첫 판에서 오스틴 FC를 2전 전승으로 완파하며 콘퍼런스 준결승에 올랐으나 캐나다 연고 구단인 밴쿠버 화이트캡스와의 단판 승부 원정 경기에서 승부차기 끝에 졌다.
지난 23일 벌어진 밴쿠버전에서 손흥민은 이날 멀티골을 터트리며 2-2 동점의 일등공신이 됐으나 승부차키 키커 1번으로 나섰다가 실축하면서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어쨌든 LAFC 일정이 끝났고, 얼마 전 귀국한 손흥민은 충분한 휴식을 취한 뒤 영국으로 날아갈 수 있게 됐다.
스퍼스웹은 아예 손흥민의 복귀 날짜까지 못 박았다. 손흥민이 오는 12월 21일 열리는 리버풀과의 프리미어리그 홈 경기에 맞춰 방문할 것이 유력하다고 전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12월에 토트넘 팬들과 재회할 듯하다. 토트넘은 12월 홈 경기 중 하나를 위해 손흥민을 다시 초대할 계획이다. 12월 21일 리버풀과의 경기가 손흥민의 작별 인사가 진행될 가장 유력한 날짜로 거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트넘 역시 레전드를 위한 성대한 예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퍼스웹에 따르면 토트넘은 리버풀전 경기 전 공식 프레젠테이션과 하프타임 헌정 행사를 통해 손흥민의 10년 헌신을 축하할 예정이며, 특별한 선물까지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손흥민은 팬들뿐만 아니라 10년간 함께 일했던 셰프, 경기장 관리자, 물리치료사, 분석가 등 구단 직원들과도 만나 감사를 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독일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이적한 손흥민은 지난 시즌까지 10년간 토트넘에서 뛰며 454경기 173골 101도움이라는 경이적인 성적을 남겼다.
2023년부터 2년간 토트넘 비유럽인 출신으로 최초로 주장을 했으며 지난 5월 유로파리그 우승을 통해 자신의 첫 우승은 물론 토트넘에 2008년 리그컵 이후 첫 트로피를 선사했다.
손흥민은 11년 만에 크리스마스 휴가를 맞는다. 독일 분데스리가는 겨울 휴식기가 있어 손흥민은 2014년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뛸 때까진 한국을 찾아 크리스마스 때 쉬는 게 가능했다. 반면 프리미어리그는 12월26일 복싱데이 일정이 있어 크리스마스를 운동장에서 보냈다.
2025년에 손흥민이 다시 크리스마스 때 유니폼을 벗고 다닐 수 있게 됐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