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스토리]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송치형 두나무 회장
C스토리는 최고경영자(CEO)부터 최고기술책임자(CT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창의력책임자(CCO), 최고안전책임자(CSO), 최고정보책임자(CIO) 등 기업의 ‘C레벨 이야기’를 다룹니다. 기업의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영입 배경까지 잘 알려지지 않은 C레벨 이야기를 만날 수 있습니다. <편집자 주>
[디지털데일리 채성오기자] 두나무가 네이버와 한 가족이 된다.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DNA를 교류한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는 간편결제 서비스와 가상자산·디지털 금융 분야에서 유기적인 시너지를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함에 따라 향후 진행될 양사의 합병절차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통합법인(네이버파이낸셜) 최대주주(19.5%)에 올라서면 네이버(17%)보다 높은 지분율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송 회장과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은 양사 주식 교환 이후 확보할 통합법인 지분 의결권을 네이버에게 위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에 대한 지분 17%에 두나무 경영진이 확보한 지분 의결권을 더해 총 46.5%의 의결권을 확보하게 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100% 자회사로 편입함에 따라 향후 진행될 양사의 합병절차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포괄적 주식 교환을 통해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통합법인(네이버파이낸셜) 최대주주(19.5%)에 올라서면 네이버(17%)보다 높은 지분율을 확보하게 된다.
다만 송 회장과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은 양사 주식 교환 이후 확보할 통합법인 지분 의결권을 네이버에게 위임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에 대한 지분 17%에 두나무 경영진이 확보한 지분 의결권을 더해 총 46.5%의 의결권을 확보하게 된다.
주목할 점은 이번 계약의 본질이다. 표면적으로는 네이버파이낸셜이 두나무를 흡수하는 모양새이지만 해당 계약의 이면엔 양사의 화학적 결합 혹은 그보다 확장된 리더십 재편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특히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과 송치형 두나무 회장의 리더십과 경영 철학이 유사하다는 점에서 이번 양사 간 협력이 차기 네이버의 대표이사까지 염두에 둔 결정으로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
1979년생인 송치형 두나무 회장은 서울대학교에서 컴퓨터공학과 경제학을 복수 전공한 후 소프트웨어 개발사 '다날'에서 휴대폰 결제 시스템 등을 개발했다. 이후 2011년 컨설팅회사 '이노무브'에 입사해 IT 관련 프로젝트와 사업모델을 개발했던 그는 이듬해인 2012년 4월 동료들과 '두나무'를 설립하고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송 회장은 두나무 설립 후 전자책 플랫폼, 뉴스 추천 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 전략을 펼쳤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했고 증권(주식) 서비스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2014년 출시한 모바일 주식 투자 서비스 '증권플러스'가 2년 만에 누적 거래액 5조원, 다운로드 100만회를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속도를 보였다.
이를 발판으로 송 회장은 미국의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렉스'와 독점 제휴를 맺고 국내 거래소 '업비트'를 출범시키며 본격적으로 디지털 자산 사업을 전개했다. 그 결과 업비트는 국내 1위 규모의 가상자산 거래소로 성장했다. 송 회장은 업비트를 중심으로 한 사업 재편과 기업 성장을 위해 2017년 12월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한 후 본인은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났다. 이사회 의장으로서 회사 경영 방향 전략과 거버넌스를 총괄하기에 이른다.
송 회장의 기업 성장 전략은 네이버를 창업하고 이사회 의장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는 이 의장의 초기 모습과 닮았다. 1967년생인 이 의장은 서울대학교 전자계산기공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삼성SDS에 입사했다. 이후 이 의장은 동료들과 함께 삼성SDS 사내벤처 '네이버'를 만들었고 1999년 정식으로 창업해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이 의장은 검색엔진 기반의 포털서비스 '네이버'를 통해 2000년대 초 대중들에게 '초록창'을 인식시키며 사업을 확대했고 메일, 블로그, 카페, 지식iN에 이어 쇼핑, 커머스, 웹툰, 메신저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확대했다. 그는 단순한 기술 리더를 넘어 서비스 기획과 전략 방향을 주도하는 경영인으로 거듭났지만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기업의 성장 동력을 다각화하는 데 주력했다. 2017년 해외 투자로 눈을 돌리면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이 의장은 올 들어 이사회 의장으로 복귀해 AI 중심 전략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송 회장과 이 의장의 공통 분모는 서울대 출신이라는 학연 외에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는 경영 철학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대외 노출을 꺼리면서 기업 운영은 전문경영인에게 일임하지만 주요 사업적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해 방향성을 설정한다는 공통점이다. 각각 네이버와 두나무라는 기업을 간편결제 및 가상자산 거래소 분야에서 1위로 성장시켰다는 배경 또한 유사하다.
그렇다면 이 의장은 송 회장을 차기 네이버 리더로 낙점한 것일까. 27일 네이버 1784 사옥에서 진행한 간담회에서 이 의장은 송 회장에 대해 "사업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얻었을 뿐 아니라 기술적으로 굉장히 깊은 이해력을 지닌 사람"이라며 "리더십은 회사를 잘 이끌어 나갈 후배들의 몫인데 그런 면에서 (송 회장은) 좋은 후배라고 생각하지만 지금은 차기 리더십을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의장의 발언을 분석해보면 '좋은 후배라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차기 리더로 낙점할 가능성이 엿보인다. 현 상황에서 언급하기는 이르다는 뉘앙스를 보면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3사의 유기적인 협력과 이를 통한 성과 창출이 실현되는 시점이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 의장이 송 회장에게 사업 협력을 제안했다는 점은 네이버의 리더십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송 회장은 "(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 합병 등 협력에 대해 이 의장이) 제안을 주셨을 때 바로 결정을 못했는 데 너무 큰 고민이라 제 인생에서 가장 길게 고민했던 것 같다"며 "새로운 도전을 글로벌 시장에서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커졌고 혼자할 때보다 같이 있을 때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지기 때문에 장고 끝에 하겠다고 말씀 드렸다"고 회상했다.
두 IT 천재의 만남은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을까.
IT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의장과 송 회장은 서울대 출신 개발자로 시작해 성공한 은둔의 경영자로 불린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화학적 결합이 이뤄질 경우 네이버페이와 업비트로 대표되는 서비스들의 연계를 시작으로 금융·핀테크·AI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한 국내 최대 수준의 메가 핀테크 플랫폼이 탄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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