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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올랐는데"…강남 집주인, '똘똘한 한 채' 더 꽉 쥔다

뉴스1 조용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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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올랐는데"…강남 집주인, '똘똘한 한 채' 더 꽉 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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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공시가 동반 상승…강남 고가 아파트 세 부담 급증

1주택자도 종부세 60%↑…"세금 내고라도 이 입지는 지킨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한강변 아파트 단지.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바라본 한강변 아파트 단지. 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세종=뉴스1) 조용훈 기자 = 종합부동산세(종부세) 인상에도 서울 강남 등 고가 아파트 보유자는 매도보다 보유를 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짙어지고 있다. 신규 공급 부족과 집값 추가 상승 기대, 마땅한 대체 투자처 부재가 맞물리면서 '똘똘한 한 채' 선호가 강화되는 양상이다.

서울 종부세 인원 6만 명 급증…반포 아리팍 400만→700만 원대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택분 종합부동산세 고지 인원은 54만 명으로 전년보다 약 8만 명 늘었다. 전체 주택 보유자 약 1597만 6000가구 가운데 3.4%가 종부세를 내게 된 셈이다. 주택분 종부세 세액은 1조 7000억 원 수준으로 1년 전보다 6% 넘게 증가했다.

서울의 주택분 종부세 과세 인원은 26만 9000명에서 32만 8000명으로 약 6만 명 늘었다. 전국 주택분 대상자의 60% 이상이 서울에 몰리면서 사실상 수도권 고가 주택을 겨냥한 세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조정하지 않았음에도 서울 집값 반등과 공동주택 공시가격 상승으로 과세표준이 커지면서 과세 인원과 세액이 동반 확대됐다. 세부담 완화 정책 이후에도 시장 요인이 다시 세수를 끌어올린 셈이다.

1가구 1주택자의 부담도 크게 늘었다. 주택분 종부세를 내는 1가구 1주택자는 15만 명을 넘어 전년보다 2만 명 이상 증가했고, 세액 증가율도 40% 안팎으로 추산된다. 다주택자 역시 인원과 세액이 20~30%가량 늘었지만 문재인 정부 시절의 '세금 폭탄'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와 집값 상승으로 체감 부담은 여전히 무겁다는 반론이 함께 제기된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5㎡ 1가구 1주택자의 종부세는 1년 새 400만 원대 중반에서 700만 원대 중반으로 60~7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포 자이 전용 84㎡도 300만 원대 중반이던 종부세가 500만 원대 수준으로 뛰었고, 도곡렉슬·은마아파트·송파 헬리오시티 등 강남권 주요 단지 역시 50~130% 안팎의 인상 시나리오가 제시됐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60%로 적용하고 세액공제 없이 종부세만 단순 계산한 결과인 만큼, 실제 고지 금액은 이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다.

서울 서초우체국에서 직원들이 2024년 종부세 우편물을 분류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 서초우체국에서 직원들이 2024년 종부세 우편물을 분류하고 있다.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이 값에 다시 못 산다” 강남 자산가들, 버티기 전략

그럼에도 강남 고가 아파트 소유자들이 곧바로 매도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취득·양도세와 중개수수료 등 거래비용은 물론 갈아탈 주택 가격, 서울 핵심지 신규 분양 물량 부족, 장기 입주 가뭄 우려까지 겹치면서 "지금 팔기에는 리스크가 더 크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

압구정의 한 공인중개사는 "세금을 매년 내더라도 이 가격대 집을 다시 사기 어렵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집값 추가 상승 기대가 보유 심리를 자극한다"고 말했다. 과거 강력한 보유세·양도세 강화에도 서울 핵심지 고가 아파트 가격이 결국 다시 뛰었던 경험이 남아 있어, 이번에도 '버티기' 전략이 반복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 연구원은 "규제와 보유세 인상에도 똘똘한 한 채 수요는 건재해 당분간 보유 우위와 매물 잠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의 모습.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 강남구 압구정2구역의 모습.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대체 투자처 부재…강남 고가 아파트, 자산 피난처로 몰려

마땅한 대체 투자처가 없다는 점도 보유 쏠림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 속에 예금·채권 수익 매력은 떨어지고 주식·가상자산 등 고위험 자산에 대한 피로감이 커지면서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검증된 입지의 아파트가 여전히 '자산 피난처'라는 인식이 강하다.

종부세를 감수하더라도 장기 자산가치와 임대수익, 상속·증여 전략까지 고려하면 강남 고가 아파트를 계속 보유하는 쪽이 더 합리적이라는 판단이 우세하다. 실제로 내년 이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5000가구 안팎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핵심지 희소성이 앞으로 더 부각될 것이란 기대가 보유 심리를 떠받치고 있다.


심형석 우대빵부동산 연구소장은 "이미 종부세를 낼 만큼 비싼 집을 가진 소유자는 세금이 수백만 원 더 늘어도 쉽게 매도에 나서지 않는다"며 "같은 입지로 재진입하기 어렵다는 인식 탓에 세 부담에 적응하며 보유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joyonghu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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