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이데일리 언론사 이미지

이창용 "외환시장 한방향 쏠림·고환율 물가 자극 우려"(종합)

이데일리 장영은
원문보기

이창용 "외환시장 한방향 쏠림·고환율 물가 자극 우려"(종합)

속보
'집사게이트' 조영탁 IMS모빌리티 대표 구속
한국은행 총재,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
"위기 상황 아냐…해외투자 늘면서 외환시장 쏠림 현상"
"고환율로 물가 올라갈 가능성 우려…저소득층 피해도"
3개월내 금리전망 인하 3 vs 동결 3…"인상 논의 없어"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7일 최근 국내 외환시장에서 달러 매수 수요가 비대칭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는 현상과 높은 환율 수준에 따른 물가 상승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7일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외환시장 쏠림 현상·고환율 피해에 우려

이창용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 이후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외환시장 상황에 대해 “내국인 해외 주식 투자가 늘면서 너무 한 방향으로 쏠리고 있다”면서 “달러 강세나 다른 나라 통화와 움직임에 비해 원화가 가치 절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쏠림 현상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의 고려는 과거 국가 부채, 외채가 많았을 때와 다르다며”며 “(환율이 오른다고) 금융위기를 이야기하지 않는 것처럼 외환시장 불안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통화정책 당국의 입장에서는 고환율로 물가가 굉장히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우려된다”며, 환율이 높아지면서 물가가 오를 경우 저소득층에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고환율이 경제에 미치는 불균형적인 영향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수출 기업은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유리할 수 있지만 내수 기업은 원자재 값이 오르면서 손해를 볼 수 있고, 해외에 투자하는 사람은 평가이익이 올라가지만 환율 영향으로 물가가 상승할 경우 저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더 큰 고통을 받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정부가 국민연금에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역할을 요청한 것과 관련 “국민연금이 처음 해외 투자를 할 때는 국내 개인들이 해외로 자산을 가지고 나가지 않았다”면서 “국민연금의 기금으로서의 역할도 있지만 민간 자산이 해외로 나갈 때 기금까지 같이 나가면 한 방향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거시적인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또 국민연금이 환 헤지(위험분산)를 통해 해외 투자 수익의 일부를 실현하는 것이 “국민의 노후 자산 보호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국민연금이) 해외로 돈을 많이 가져나갈 때는 원화 가치가 절하되고 가지고 들어올 때는 절상이 발생한다”며 “연금 지급을 위해 해외 자산을 들여와 지급할 때도 생각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기준금리를 연 2.5%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사진= 한국은행)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기준금리를 연 2.5%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사진= 한국은행)




금통위윈 금리 전망 ‘팽팽’…인하 가능성 닫은 것 아냐

이날 금통위 본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2.5%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동결’ 의견을 냈으며, 신성환 위원은 지난 8월과 10월 이어 이번 회의에서도 ‘인하’ 소수의견을 제기했다.

이 총재에 따르면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한 위원들은 성장이 회복세로 접어들고 있고 환율과 부동산 등 금융 안정 상황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며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신 위원은 “향후 성장 및 물가 경로가 상향 조정됐지만 기저 효과를 제외하고 보면 민간 실질 부문의 회복 속도가 더딘 만큼 이른 시점에 금리를 인하하고 당분간 그 영향을 지켜보면서 추후 판단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금통위원들의 3개월 내 금리 전망은 지난달과 비교해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으로 바뀌었다. 3명의 금통위원이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밝히면서 인하와 동결 전망이 정확히 3대 3으로 양분됐다.

직전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인 지난달 23일에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금통위원 6명 중 4명이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올해 5월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린 이후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금통위원들의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은 △7월 4명 △8월 5명 △10월 4명 △11월 3명으로 변화했다.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문구도 지난달 “성장의 하방 리스크 완화를 위한 금리 인하 기조를 이어나가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되”로 바뀌었다.


이 총재는 “현재 성장률 상승은 반도체 사이클이 주도하는 측면이 있다”면서 “비 정보기술(IT) 놓고 보면 잠재성장률보다 밑에 있고, 산출갭(실제 성장률-잠재성장률)이 천천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착시 현상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금리 인상 가능성을 논의하자고 한 위원은 없었다”면서,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는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과거 금리 동결에서 인상으로 가는 데 평균 12개월 정도 걸렸다”며 “현재 금통위원 내 인하와 동결 전망이 3대3이다. 어떻게 해석할지는 여러분(판단)에 달렸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모두 상향 조정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0.9에서 1%로, 내년은 1.6%에서 1.8%로 수정했다. 물가상승률은 올해는 2%에서 2.1%로, 내년은 1.9%에서 2.1%로 각각 올려잡았다. 이날 처음 제시된 2027년 성장률 전망치는 1.9%,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