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서 출입기자단 기자 간담회를 열고 외환시장 등 최근 경제상황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2025.11.2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세종=뉴스1) 김기남 기자 |
외환시장 안정 차원에서 국민연금의 역할이 강조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1988년 도입된 국민연금은 어느덧 세계 3대 기금으로 성장하며 덩치를 키웠다. 그만큼 외환시장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한다.
특히 다양한 해외 투자에 나서고 있는 국민연금은 투자 과정에서 환율에 영향을 주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의 해외 자산은 외환보유액보다 많다. 하지만 국민의 노후 자금인 국민연금을 환율 방어라는 정책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지적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같은 우려를 반영한 듯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기자간담회를 자청했다. 간담회의 핵심은 내용은 기재부와 보건복지부, 한국은행, 국민연금공단이 4차 협의체를 구성해 '국민연금 뉴 프레임워크(New Framework)'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국민연금의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을 동시에 달성한다는 목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500원대를 위협할 정도로 급등했다. 이른바 '서학개미'들의 해외 투자 등 다양한 원인에 따라 원화가 절하된 탓이다. 정부는 국민연금의 해외투자도 외환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4자 협의체는 각자의 입장에서 국민연금을 어떻게 운용할 것인지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지난 24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기금운용본부는 국민연금의 수익성과 안정성을 지키기 위해 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기민하게 대응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이 국민연금을 외환시장 정책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것은 처음이 아니다. 한국은행과 국민연금은 연간 650억달러 규모의 통화 스와프 계약을 맺고 있다. 국민연금이 달러를 한은에서 직접 조달하는 방식이다. 통화 스와프 계약은 올해 말 종료될 예정이다. 연장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국민연금을 외환시장에 안정에 활용하는 것은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꼽히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여론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탓이다. 국민들의 노후 수단인 국민연금을 정부 정책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한 국민적 반감이 존재한다. 과거부터 반복돼 온 논란이다. ㅌ
구 부총리 역시 간담회에서 이 부분을 강조했다. 그는 "뉴 프레임워크 논의는 환율 상승에 대한 일시적 방편으로 연금을 동원하기 위한 목적이 전혀 아니다"라며 "기금 수익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장기 시계에서 연금을 안정적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근본적 대안을 마련코자 한다"고 말했다.
기재부 차원에서 당장 추진할 수 있는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강화 등의 정책 수단은 검토하지 않는 분위기다. 다만 "정책이라는 게 무조건 되고 무조건 안되고 이런 건 없다"는 구 부총리의 발언처럼 중장기적으로 열어놓고 검토할 뜻을 내비쳤다.
세종=정현수 기자 gustn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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