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국민연금 환율 동원은 오해…외환시장 영향 대책 찾는 것”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기재부 제공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6일 “기재부·보건복지부·한국은행·국민연금은 4자 협의체를 구성해 국민연금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을 조화하기 위해 ‘국민연금 뉴 프레임워크’ 구축을 위한 논의를 개시했다”고 밝혔다. 최근 원-달러 환율이 1470원대까지 치솟으며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외환시장에서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막대해지자 단기 대응과 함께 중장기 대책까지 마련한다는 취지다.

구 부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한 외환시장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뉴 프레임워크 논의는 환율 상승에 대한 일시적 방편으로 연금을 동원하기 위한 목적이 전혀 아니다”라며 이처럼 말했다. 그는 “기금 수익성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장기 시계에서 연금을 안정적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부는 국민연금 기금 규모가 이미 국내총생산(GDP)의 50%를 웃돌고, 보유 해외자산도 외환보유액보다 많아지는 등 “국민연금이 외환시장 단일 플레이어 중에서 최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뉴 프레임워크’를 구축한다고 설명했다. 구 부총리는 “연금이 향후 3600조원 수준으로 늘고 해외투자가 늘어나면서 우리 시장에서는 달러 수요로 달러가 부족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며 “동시에 어느 시점이 지나고 달러를 매각해 원화로 바꿔야하는 시점에서는 대규모 해외자산 매각에 따른 환율하락 영향으로 연금 재원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국민연금이 원화 절상 또는 절하 양방향으로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4자 협의체’에서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로드맵을 내놓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민연금 내부 또는 미국 재무부의 우려에 대해서 구 부총리는 “미 재무부도 (우리나라) 환율시장 안정성을 원하는 것 같다”며 “국민연금으로서도 외환시장 안정성이 수익성 확대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최근 환율 움직임에는 “구조적인 외환 수요 압력이 더해져 다른 통화 대비 더욱 민감한 모습 보이는 것도 사실”이라며 “정부는 투기적 거래와 일방향 쏠림현상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변동성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경우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박수지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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