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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입 연 '마라톤 성추행 논란' 女선수 "극심한 통증… 사과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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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입 연 '마라톤 성추행 논란' 女선수 "극심한 통증… 사과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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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마라톤 국내 여자부' 우승자 이수민 선수
"본질은 성적 의도 아니라 접촉에 따른 통증"
"저항해도 벗어나기 힘들 정도, 강하게 압박"
"사과 없이 '내 잘못 아니다' 감독 입장 충격"


2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25 인천국제마라톤' 여자 국내부 경기에서 1위로 골인한 삼척시청의 이수민(오른쪽)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의 모습. 수건을 두르며 잡아주는 김완기 감독을 뿌리치고 있다. KBS스포츠 유튜브 영상 캡처

2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25 인천국제마라톤' 여자 국내부 경기에서 1위로 골인한 삼척시청의 이수민(오른쪽)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의 모습. 수건을 두르며 잡아주는 김완기 감독을 뿌리치고 있다. KBS스포츠 유튜브 영상 캡처


2025 인천국제마라톤대회 국내 여자부 우승자 이수민(삼척시청)이 결승선 통과 당시 소속팀 김완기 감독의 부적절한 신체 접촉과 관련해 "어떠한 사과도 받지 못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다만 성추행 논란에 대해선 "문제의 본질은 성적 의도 여부(유무)가 아니라, 골인 직후 예상치 못한 강한 신체 접촉으로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사태의 전말은 이렇다. 이수민은 지난 2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25 인천국제마라톤대회 국내 여자부 경기에서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 감독은 곧바로 이수민에게 달려가 수건으로 몸을 감싸려 시도했다. 하지만 이수민은 얼굴을 찡그린 채 김 감독의 손을 뿌리치려 했고, 이 장면은 현장 중계에 포착됐다. 그럼에도 김 감독은 더 세게 힘을 줘 이수민을 끌어안으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상황을 고스란히 담은 영상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퍼지며 성추행 논란으로 비화했다.

이와 관련, 이수민은 25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는 이번 상황을 '성추행'이라고 단정하거나 주장한 적은 없다"고 전제했다. 이어 "문제의 본질은 성적 의도 여부가 아니라, 골인 직후 예상치 못한 강한 신체 접촉으로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논란의 상황이 벌어졌을 때 자신이 느낀 것은 성적 불쾌감이라기보다는 '통증'이었다는 점을 명확히 한 셈이다. 그는 "당시 저는 숨이 가쁘고 정신이 혼란스러운 상황이었는데, 옆에서 갑작스럽게 매우 강한 힘으로 제 몸을 잡아채는 충격을 받았다" "그 순간 가슴과 명치에 강한 통증이 발생했고, 저항해도 벗어나기 어려울 정도로 팔이 압박된 채 구속감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2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25 인천국제마라톤' 여자 국내부 경기에서 1위로 골인한 삼척시청의 이수민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 수건을 두르며 잡아주는 김완기 감독을 뿌리치고 있다. KBS스포츠 제공

23일 인천 송도에서 열린 '2025 인천국제마라톤' 여자 국내부 경기에서 1위로 골인한 삼척시청의 이수민 선수가 결승선을 통과한 직후, 수건을 두르며 잡아주는 김완기 감독을 뿌리치고 있다. KBS스포츠 제공


다만 이수민은 문제의 신체 접촉 이후 김 감독이 아무런 사과도 하지 않고 언론 등을 통해 '부상 방지 차원이었다'는 해명만 한 것을 단호하게 비판했다. 결승선 통과 당시 자신을 잡아챈 사람이 김 감독이었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돼 '통증이 있었다'는 의사를 전달했는데도, "(김 감독이) 구체적인 사과나 (잘못) 인정은 전혀 없었고 말을 돌리는 식으로 대응했다"는 게 이수민의 설명이다. 그는 "감독님 단독으로 '본인 잘못이 없다'는 입장을 먼저 밝히는 모습을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선수를 보호하고 상황을 바로잡아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이, 조사도 없이 해명 자료를 공개하는 모습은 매우 힘들고 혼란스러운 경험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커진 이후에도 감독님은 저에게 찾아와 상황을 해결하거나 대화를 시도한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이유에 대해선 '재발 방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민은 "이번 일이 혹시 모를 불이익으로 돌아올까 두렵고 무서운 마음도 있다""하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제가 느끼고 경험한 사실들을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앞으로 다시는 비슷한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용기 내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축제 같은 대회에서 이런 논란이 발생해 많은 분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죄송한 마음이 크다"며 "저를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불편한 모습을 보여 드린 점,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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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112509240000317)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