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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이-팔 평화는 올 수 있을까

머니투데이 김주동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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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이-팔 평화는 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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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장기집권 계획 세운 적 없어"
2주일 전 방문한 이스라엘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받은 인상 중 하나는 해외 언론에 불만이 있다는 것이다.

자신들은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로부터 공격을 받은 피해자이며 자국의 안전을 위해 하마스에 대응하고 있는데, 미국을 비롯한 외신의 보도는 불확실한 정보를 갖고 이스라엘을 나쁘게 그린다는 생각이다. 예를 들면 가자지구 민간인 피해는 하마스가 이들을 방패 삼았기 때문에 생긴 일이란 시각이다.

2023년 10월7일 공습의 피해자가 이스라엘인 건 분명한 사실이다. 만약 우리도 외부 세력의 공격으로 1200명 넘는 국민이 살해당했다면 그냥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11월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니르오즈의 키부츠 내 한 주택 내부가 2023년 10월7일 하마스의 습격으로 인해 심각하게 훼손돼 있다. 최근 이 마을의 마지막 인질이 돌아오면서 이 키부츠는 이제 재건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11월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니르오즈의 키부츠 내 한 주택 내부가 2023년 10월7일 하마스의 습격으로 인해 심각하게 훼손돼 있다. 최근 이 마을의 마지막 인질이 돌아오면서 이 키부츠는 이제 재건 논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117명 피해자가 발생하는 등 마을이 초토화된 이스라엘 남부 니르오즈의 키부츠(집단농장의 개념)에서 만난 60대 주민 리타 리프시츠 씨는 당시 손주를 보러 외부로 나가 신체적 피해를 입지 않았다. 그는 하마스 대원들이 마을에 불을 지른 뒤 집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납치하는 모습은 하마스가 직접 찍은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며 "이 영상이 아니었다면 세계는 자신들의 피해를 믿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인들이 예민해 할 만큼 외부에서 보는 국가 이미지가 악화한 건 수치로 나타난다. 최대 우방국인 미국에서 퓨리서치가 진행한 조사에서도 이스라엘의 공격 수위가 '너무 나갔다'는 반응은 2023년 12월 27%에서 올해(9월22~28일 조사) 39%까지 늘어났다.('적절하다'는 16%)

하지만 부정적 이미지 확대를 단지 언론의 보도 때문이라고 보긴 어렵다. 무엇보다 이스라엘이 건국 및 그 이후 과정에서 보여준 공격적인 모습이 낳은 불신감이 깔려 있다. 여전히 정부 차원에서 이스라엘이 2국가 해법(이스라엘, 팔레스타인의 공존) 같은 대안에 찬성하지 않고 있는 점도 이런 생각을 강화한다.


이 지역의 공존에 대해 현지인들의 생각도 부정적일까.

현지에서 의외였던 장면 중 하나는 아랍인들이 적지 않게 살고 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이들은 이스라엘 인구 중 약 20%를 차지한다. 이스라엘에서 만난 여러 사람들이 2국가 해법 자체에 대해 적극 반대하지 않았던 것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전혀 예상못한 하마스의 대규모 공습에 사회가 충격을 받은 모습도 감지됐다. 최대 도시 텔아비브 곳곳에는 희생자 추모 현수막과 노란 리본을 단 국기가 걸려 있었다. 니르오즈의 키부츠에서 만난 리프시츠 씨는 자신의 마을이 2국가 해법을 지지해왔고 여전히 평화 공존을 지지한다면서도 "아이들에게 미워하도록 가르치는" 하마스와는 어렵다고 말한다.


11월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한 길가에서 마주친 이스라엘 국기와 노란 리본이 합쳐진 모습의 깃발.

11월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한 길가에서 마주친 이스라엘 국기와 노란 리본이 합쳐진 모습의 깃발.


국제사회가 2국가 체제를 대체로 지지하는 건 한 쪽이 일방 승리하는 구도가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공존 가능성을 보인 적도 있다. 지난 1993년 양측은 오슬로 협정을 맺으며 팔레스타인 국가 건설의 문을 열었고, 이를 이끈 3명의 지도자는 이듬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이들 중 한 명인 이츠하크 라빈 이스라엘 총리는 1995년 자국 극우파 청년에게 암살당했다. 2000년대 들어서도 두 차례 평화 협정 기회가 있었지만 팔레스타인 측의 거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 사이 팔레스타인 쪽에선 총선에서 압승한 하마스와 기존 수반이 대립한 뒤 물리적 충돌을 하며 지역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분리됐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스라엘 총리가 된 베냐민 네타냐후 역시 강경파다.


양측은 중재국을 끼고 휴전 1단계에 돌입했지만 하마스는 아직 인질 3명의 시신을 인도하지 못하고 있다. 긴장감은 여전하다. 23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민주주의연구소의 여론조사(4월 진행) 결과 현지인 27%가 '국외 이주'를 고려한다고 했다. 주요 이유엔 안전 문제, 자녀의 불투명한 미래가 포함됐다. 휴전이 어떻게 진화해갈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불안정한 상태를 막기 위해선 결국 양측 리더십이 직접 평화 체제 비전을 보일 필요가 있다.

김주동 국제부장 news9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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