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불확실성·AI 거품 논란 속 위험자산 동반 조정
이더리움 40%↓, ETF 47억달러 유출
이더리움 40%↓, ETF 47억달러 유출
비트코인 월간 가격 차트가 표시된 화면 앞에 금도금 비트코인 기념품이 놓여 있는 모습. 비트코인은 지난달 초 12만60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급락했다. [AFP] |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비트코인이 한 달여 만에 고점 대비 3분의 1 가까이 빠지며 급락했다. 시장이 또 한 번 극단적인 변동성을 마주하면서 그 원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현지시간) ABC뉴스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10월 고점 이후 약 3분의 1이 빠져 8만6000달러대까지 밀렸다. 두 번째로 큰 가상자산인 이더리움은 지난달 대비 약 40% 하락했다.
가상자산 시가총액도 크게 줄었다. 도이치뱅크의 짐 리드 리서치 책임자는 최근 몇 주 사이 전체 가상자산 시장 가치가 1조달러 이상 증발했다고 분석했다.
이번 하락은 ‘트럼프 효과’ 이후 되돌림 성격이 강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스스로를 ‘최초의 크립토 대통령’이라 칭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비트코인은 불과 몇 주 만에 40% 급등하며 지난 12월 사상 처음 10만달러를 넘겼다. 이후 조정을 거쳐 10월 초 12만6000달러선까지 올랐지만, 다시 급격히 미끄러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전혀 이상할 것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아메리칸 대학의 힐러리 앨런 교수는 “우리는 이전에도 수많은 폭락을 봐왔다”고 했다. 그는 가상자산은 본질적으로 가격을 지탱할 근본적 가치가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상자산은 때때로 거품이 빠지듯 주저 앉는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지난 2022년에도 60% 넘는 폭락을 겪은 바 있다.
비트코인 가격 급락의 직접적인 배경에는 위험자산 전반의 약세가 있다. 최근 뉴욕 증시는 인공지능(AI) 거품 논란과 경기 불확실성으로 흔들리고 있다. 엔비디아는 10월 말 이후 약 10% 하락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같은 기간 약 4% 밀렸다.
모닝스타의 브라이언 아머 연구원은 “기술주와 코인은 모두 위험자산”이라며 “하락 국면에서는 서로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이 동시에 손절성 매도에 나선다는 의미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정책도 영향을 미쳤다. 연준은 최근 두 차례 금리를 인하했지만, 끈질긴 인플레이션 탓에 추가 인하 가능성은 불확실해졌다.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 위험자산에는 부담이 된다.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흐름도 불안정하다. 이달 들어 가상자산 관련 ETF에서는 약 47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일부 솔라나, 리플(XRP) 관련 상품에 자금이 유입되긴 했지만 전체 흐름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흐름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아머 연구원은 “지금 이후 가격이 어떻게 될지 알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7시4분 현재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다시 8만8000달러선으로 반등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