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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당신이 죽였다' 이무생 "세상 모든 은수·희수에게 위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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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인터뷰] '당신이 죽였다' 이무생 "세상 모든 은수·희수에게 위로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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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무생이 <더팩트>와 만나 지난 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 공개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에일리언컴퍼니

배우 이무생이 <더팩트>와 만나 지난 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 공개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에일리언컴퍼니


[더팩트ㅣ김샛별 기자] 두 여성을 돕는 키다리 아저씨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 낸 배우 이무생이 작품과 헤어지며 마지막으로 인사를 남겼다. "세상에 모든 은수와 희수에게 이 작품이 닿아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이무생은 최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더팩트>와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극본 김효정, 연출 이정림) 공개 관련 인터뷰를 진행했다. 극 중 남들은 모르는 어두운 과거를 지닌 진강상화의 대표 진소백 역을 맡은 그는 작품과 캐릭터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지난 7일 오후 8부작 전편 공개된 '당신이 죽였다'는 죽거나 죽이지 않으면 벗어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살인을 결심한 두 여자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는 희수(이유미 분)와 그런 친구를 찾아갔다가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목격하고 비슷한 지옥을 겪었던 경험을 떠올리며 희수를 구하기 위해 '남편 살해 공모'를 제안하게 되는 은수(전소니 분)를 중심으로 전개가 펼쳐진다.

일본 오쿠다 히데오 작가의 소설 '나오미와 가나코'를 원작으로 했으며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갖기 위해 절박한 선택을 해야만 했던 두 친구의 서사가 진한 여운을 남겼다.

'당신이 죽였다'는 공개 2주 차 넷플릭스 TOP 10 웹사이트 기준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에 오르며 78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했다. 또한 대한민국을 포함해 아르헨티나, 오스트리아, 벨기에, 칠레, 프랑스, 독일, 인도, 이탈리아, 멕시코, 뉴질랜드, 필리핀, 폴란드 등 총 71개 국가에서 TOP 10 리스트에 오르며 전 세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이무생은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얻는 데 대해 "너무 감사드린다"며 "세상에 있는 시청자들에게 감사의 말씀드리면서 앞으로 열심히 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우 이무생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 속 진소백 역을 이해하기 위해 접근했던 방식을 전했다. /넷플릭스

배우 이무생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 속 진소백 역을 이해하기 위해 접근했던 방식을 전했다. /넷플릭스


이무생이 연기한 진소백은 백화점 명품 시계관에서 조은수와 얽힌 후 그의 친구 희수를 고용하게 된다. 이후 그는 심상치 않은 일을 벌이는 은수와 희수를 돕는 키다리 아저씨가 된다. 다만 평소 악역 이미지가 강했던 터라 마지막까지 이무생의 역할을 의심했던 시청자들도 다수였다. 이에 호탕하게 웃은 이무생은 "진소백이란 인물 자체가 미스터리하고 오묘하고 모호한 지점이 있는 캐릭터였다"며 "내게 악역 이미지가 있다면 역으로 이용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캐릭터 자체도 매력적이었지만, 이무생이 '당신이 죽였다'에 끌린 건 작품에 담긴 메시지였다. 이무생은 "이 작품은 전하고자 하는 말이 명확했다. 그리고 이를 보여주고자 하는 감독님의 의지도 명료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진소백으로서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였다"고 돌이켰다.

"누가 누구에게든 물리적 폭력이 가해지는 순간 어떤 이유도 정당화될 수 없다는 지점이 제일 강력한 메시지였어요. 그리고 '당신이 죽였다'라는 제목처럼 폭력의 피해자가 있다면 단순히 누구의 잘잘못을 가리는 것을 떠나 이건 너와 나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것을 생각하게 돼요. 우리는 서로를 지켜보고 서로를 바라봐야 한다는 메시지, 우리 모두가 서로에 대해 주변에 관해 깨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진소백의 배경 때문에 이무생은 작품에서 한국어와 중국어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사용하기도 했다. 입에 붙을 정도로 외국어를 연습하는 것은 물론이고 때로는 한국어 대사를 중국어로 바꾸는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무생은 "예를 들면 혼잣말을 할 때 중국어로 바꿔보자는 이야기를 했어요. 사람이 압박을 받거나 감정이 고조되면 모국어가 튀어나오지 않나. 또 은수에게 강하게 말하는 장면도 중국어로 가는 게 맞겠다고 생각했고 감독님도 동의해 줬다"고 설명했다.

배우 이무생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를 통해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전소니 이유미 장승조를 언급했다. /에일리언컴퍼니

배우 이무생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를 통해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전소니 이유미 장승조를 언급했다. /에일리언컴퍼니


일각에서는 은수와 희수에 대한 진소백의 '헌신적인 도움'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존재했다. 이무생은 이 부분에 있어 진소백이 지닌 아픔에 집중했다. 그는 "진소백 또한 아들을 잃은 뒤 벽시계처럼 멈춰버린 인물이다. 그래서 본인에 대한 통제도 강하다. 세상을 혼자 살아가던 그가 은수화 희수를 만나고 그들을 자신의 바운더리 안에 넣게 되며 조금씩 다시 '재생 버튼'을 누르게 된다. 그때부터 바운더리 안에 있는 이들을 목숨 걸고 지키려고 한다"며 "즉 상처를 가진 사람이 상처를 가진 사람을 알아본 것"이라고 해석했다.

자연스럽게 전소니와 이유미와의 호흡에 대해서도 애정을 드러냈다. 이무생은 "캐릭터를 만들 때면 두 가지 경우로 나뉜다. 초반부터 꼼꼼히 설정해야 하는 캐릭터가 있는 반면 어떤 역할은 어느 정도 여백을 남겨두고 현장에서 채워나가는 것이 나은 경우도 있다. 진소백은 후자였다"며 "그리고 현장에서 은수와 희수를 만나며 채워나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은수와 첫 장면을 촬영하는데 대본에서 느낀 그 불안함과 중심을 잃지 않으려는 느낌이 그대로 나오더라. 전소니가 은수 그 자체로 있었던 덕분에 나도 진소백으로 서 있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유미에 관해서는 "아무래도 캐릭터가 캐릭터인지라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는데 오히려 이유미는 온앤오프가 확실했던 인물"이라며 "현장에선 밝고 재밌게 촬영하고 있더라. 그런데 막상 카메라만 돌면 희수가 처한 상황에 완전히 몰입한다. 진정한 프로라는 걸 느꼈다"고 말했다.

노진표와 장강 역으로 1인 2역을 소화한 장승표에 대해서도 "너무 완벽하게 표현해 줘서 쾌감이 있었다"며 "한 번은 내가 캔 음료를 마시고 있었는데 그걸 툭 치며 화를 돋우는 장면이 있었다. 승조 씨가 직접 낸 아이디어였는데 이처럼 작은 디테일이 진소백을 더 끌어올려 줬다"고 말했다.

배우 이무생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를 통해 세상의 모든 은수와 희수가 위로를 받길 바랐다.  /넷플릭스

배우 이무생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를 통해 세상의 모든 은수와 희수가 위로를 받길 바랐다. /넷플릭스


이무생에게 여운을 안긴 '당신이 죽였다'다. 이에 이무생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자신이 느낀 감정이 와닿길 바랐다.

"세상의 모든 은수와 희수에게 위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큽니다. 진솔하게 만들었으니 많은 분들이 느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06년에 데뷔한 이무생은 어느덧 데뷔 20주년을 앞두고 있다. 이를 언급해서 처음 알게 됐다는 그는 "사실 데뷔 몇 주년 등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다. 그렇지만 내가 좋아서 연기했을 뿐인데 시청자분들이 좋아해 주시니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고 여전히 변함없이 감사함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이 모두 비슷했으면 좋겠어요. 초심은 '편견을 갖지 않고 작품과 캐릭터를 바라보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캐릭터를 먼저 규정해버리면 크기가 작아지니까요. 스펀지처럼 받아들이고 싶어요. 또한 항상 내가 사랑하는 연기를 그런 저를 함께 좋아해 주는 분들에게 감사함을 가지고 임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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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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