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루키안 빠른 속도로 장신 후커 완전 제압
벨랄은 둔한 스텝과 움직임에 개리에 완패
벨랄은 둔한 스텝과 움직임에 개리에 완패
아르만 사루키안(오른쪽)이 23일(한국시간) UFC 파이트나이트에서 상대 댄 후커의 복부에 강력한 라이트 미들킥을 꽂고 있다. [Zuffa LLC 제공] |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스피드가 메인과 코메인 이벤트에 나선 두명의 거물 그래플러의 운명을 갈라놨다.
UFC 무대에 1년 7개월 만에 돌아온 라이트급(70.3㎏) 1위 아르만 사루키안(29·러시아/아르메니아)과 웰터급(77.1kg) 전 챔피언 벨랄 무하마드(37·미국)의 이야기다.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ABHA아레나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사루키안 vs 후커’ 메인 이벤트에서 사루키안(23승 3패)은 6위 ‘행맨’ 댄 후커(35·뉴질랜드)에게 2라운드 3분 34초 암트라이앵글 서브미션승을 거뒀다. 이로써 5연승을 달리며 당당히 타이틀샷을 요구했다.
코메인 이벤트에선 무하마드가 17승 1패의 랭킹 6위 이안 개리(28·아일랜드)에게 3라운드 종료 만장일치 판정패(30-27, 30-27, 29-28)라는 수모를 당했다.
사루키안과 무하마드의 공통점은 강력한 그래플러란 점이다. 특히 이번 경기에선 각자 체급내 최장신에 가까운 선수들과 만났다는 점이 재미있다. 170㎝인 사루키안의 상대인 후커는 183㎝이며, 180㎝인 무하마드와 싸운 개리는 190㎝다.
그러나 경기 내용은 완전히 상반됐다.
사루키안은 공백으로 인한 링러스트 기색 없이 타격과 그래플링을 섞어주며 전방위로 후커를 압박했다. 니킥과 펀치로 기선을 잡은 뒤 테이크다운으로 상대를 눌러놨다. 2회 초반부터 후커의 다리를 잡으며 상대를 깔아놓은 뒤 엘보 세례로 대미지를 준 뒤 암트라이앵글로 피니시를 만들었다.
무하마드도 초반부터 바짝 자신의 타격거리로 붙으며 적극성을 띄었다. 하지만 개리의 카프킥, 오블릭킥으로 하체가 빨리 잠식되면서 펀치 공방에서 완연히 밀렸다. 이러다 보니 묻지마 태클을 7회나 시도했지만 모두 다 막히면서 패배를 끽했다.
이번 대회에서 사루키안과 무하마드의 결정적 차이는 속도였다. 사루키안은 짧은 리치를 커버하는 빠른 스텝과 위빙이 있어 타격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었고, 그 우위는 테이크다운 시도에도 선순환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무하마드는 비록 레그킥 허용으로 스탭이 무뎌진 것을 감안하더라도 너무 느렸다. 둔하게 앞으로 전진하다보니 장신 스트라이커의 긴 창에 안면을 계속 내주며 전라운드에서 도저히 해법을 찾지 못 했다.
벨랄 무하마드(왼쪽)가 23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UFC 파이트나이트에서 상대 이안 게리에게 깊숙한 라이트 스트레이트를 허용하고 있다. [Zuffa LLC 제공] |
엇갈린 결과는 추후 행보에도 영향을 미친다.
쾌승한 사루키안의 시선은 곧바로 챔피언 일리아 토푸리아에게로 향했다. 사루키안은 장내에 있던 토푸리아를 향해 “일리아, 경기장에 있으면 이쪽으로 오라”며 “타이틀 도전자 최우선 후보는 오직 나밖에 없다”고 도발했다. 이어 “모두가 내가 타이틀에 도전해야 한단 걸 알고 있다”며 “내년 1월 말 대회 계약서를 보내라”라고 강조했다.
또 한명의 승자 개리가 원하는 건 새 챔피언 이슬람 마카체프(34·러시아)다. UFC 사상 가장 큰 경기 중 하나였던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와 코너 맥그리거의 대결을 웰터급에서 재현하려고 한다. 마카체프는 하빕의 절친한 동생이자 제자다. 개리는 같은 아일랜드 출신인 코너 맥그리거의 후계자가 되고자 한다.
마샤두 개리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무하마드는 나를 테이크다운시키지 못했는데, 마카체프, 네가 한번 나를 테이크다운 시켜보라”면서 “넌 이제 끝났다”고 도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