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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후보였던 IBK기업은행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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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후보였던 IBK기업은행의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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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대회서 9년 만에 우승컵 들어 올리며
기대감 끌어올렸으나 개막 후 '부상 악재'
주전 공격수-세터 등 모두 부상으로 신음
꼴찌 추락 후 감독마저 5시즌 만에 사퇴


김호철(맨 왼쪽) IBK기업은행 감독이 22일 경기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전에서 선수들에게 지시사항을 전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김호철(맨 왼쪽) IBK기업은행 감독이 22일 경기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전에서 선수들에게 지시사항을 전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올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강력 우승후보로 꼽혔던 프로배구 여자부 IBK기업은행이 꼴찌로 추락한 데 이어 감독까지 자진 사퇴하며 위기를 맞았다. 현재로선 기사회생할 희망조차 보이지 않는다.

23일 IBK기업은행은 1승 8패(승점 5)로 여자부 최하위인 7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달 28일 한국도로공사전을 시작으로 지난 22일 현대건설전까지 무려 7경기 연속 패배의 늪에 빠졌다. 개막 후 9경기를 치르는 동안 승리는 단 한 번뿐이었다. 결국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이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휘봉을 내려놨다. 구단 측은 "시일이 소요되더라도 팀의 가치관과 방향성에 부합하는 인물을 심도 있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정규리그 개막 전 컵대회에서 9년 만에 우승을 거머쥐며 기대를 높였던 IBK기업은행의 추락은 선수들의 부상 탓이 크다. 베테랑 공격수 이소영의 어깨부상이 시작이었다. 이소영은 지난달 말 훈련 도중 어깨를 다쳐 시즌 아웃될 위기에 놓이자, 스스로 구단에 계약 해지를 요청하며 자리를 비웠다.

그런 와중에 주전 세터 김하경마저 오른쪽 발목 인대 파열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아시아쿼터 알리사 킨켈라(등록명 킨켈라)도 아킬레스건 문제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빅토리아 댄착(등록명 빅토리아)이 홀로 매 경기 20~30점을 뽑아내며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빅토리아 댄착이 22일 경기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전에서 서브를 넣고 있다. 빅토리아는 이날 홀로 팀 내 최다인 25점을 책임졌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빅토리아 댄착이 22일 경기 화성종합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전에서 서브를 넣고 있다. 빅토리아는 이날 홀로 팀 내 최다인 25점을 책임졌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설상가상으로 김 감독의 사임까지 겹쳤다. 김 감독은 구단을 통해 "내가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선수단과 구단 모두가 재정비할 기회를 얻고, 팀이 새롭게 변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남자부 감독으로 승승장구했다. 2005년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잡고 2005~06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챔프전) 우승을 석권하며 통합우승을 달성했고, 2006~07시즌에도 챔프전 우승을 지휘하며 명장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2021년 말 IBK기업은행 사령탑에 오른 뒤 우승은커녕 5시즌 동안 봄 배구조차 경험하지 못했다. 최고 성적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 4위다. 당분간 여오현 수석코치가 김 감독을 대신할 예정이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