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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새' 조작 의혹 2연타... 재미만 추구하는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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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새' 조작 의혹 2연타... 재미만 추구하는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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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우새', 김민종 폭로와 이용대 열애설 맞물리며 논란
현실 밀착형 예능의 과잉 설정으로 보기엔 악영향 커
최근 진정성 추구하는 시청자들의 비판 잇따라


최근 배우 김민종은 한 방송에 출연에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 편집에 불만을 토로했다. SBS 영상 캡처

최근 배우 김민종은 한 방송에 출연에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 편집에 불만을 토로했다. SBS 영상 캡처


'미운 우리 새끼'를 둘러싼 조작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김민종부터 이용대까지 방송을 위한 단순 설정으로 봐야 할지, 조작으로 봐야 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최근 배우 김민종은 한 방송에 출연에 SBS 예능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 편집에 불만을 토로했다. 해당 방송에서 김민종은 "'미우새'에서 양평에 컨테이너 하우스를 짓고 거기서 생활하는 모습을 촬영했는데 방송이 무섭다. 내가 거기 사는 걸로 포장해 버렸다. 그 당시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얼마 안됐는데 그 가까운 곳에 있으니까 거기서 내가 사는 걸로 완전히 포장돼 버렸다"라고 폭로했다.

당시 '미우새'에서는 김민종이 양평 컨테이너 박스에서 생활하는 모습이 담겼다. 산 속에 위치한 컨테이너 박스에서 잠을 깬 김민종이 아침에 물티슈로 세수를 하는가 하면 즉석 떡국으로 혼자 끼니를 해결하는 모습 등이 전파를 탔다. 이후 많은 시청자들이 김민종의 아픔에 공감하며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으나 실상은 제작진이 마련한 촬영용 세팅이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많은 이들이 현실 밀착형 관찰 예능이라는 기획 방향과 실제의 괴리에 대해 비판을 내놓는 중이다.

뒤이어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이용대가 같은 프로그램에서 소개팅을 나가는 장면이 방영된 이후 열애설이 불거지자 또 다시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오랜 기간 이혼과 육아 문제 등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진정성을 기반으로 공감을 이끌어왔던 이용대였기 때문에 '미우새' 속 소개팅 연출이 김민종의 설정 폭로과 맞물리며 조작에 대한 질타가 이어졌다.

관찰 예능의 힘은 리얼리티에 있다. 출연자의 자연스러운 일상, 의도하지 않은 갈등, 관계 변화가 담기며 시청자들의 감정 이입을 이끌어낸다. 그러나 설정이 개입된 순간 관찰 예능의 진정성이 무너지고 회복이 어려워진다.

이이경의 폭로 또한 예능의 과도한 연출에 대한 지적에 힘을 실었다. 이이경은 사생활 논란 관련 자신의 입장을 전하면서 MBC '놀면 뭐하니'에서 불거진 '면치기 논란'에 대해 직접적으로 불만을 토로했다. 당시를 두고 이이경은 "면치기 논란 때도 난 분명 하기 싫다고 했지만, 나 때문에 국숫집을 빌렸다며 부탁했고 '예능으로 하는 겁니다'라는 내 멘트는 편집됐다"라며 "이후 논란이 불거지자 제작진은 마음이 급했었다는 황당한 말만 한 채 논란은 오롯이 개인이 감당해야 했고 내 이미지는 큰 손상을 입게 됐다"라면서 분노를 표했다.


예능은 본질적으로 연출이 포함된 장르지만 연출과 조작의 경계는 분명해야 한다. 선을 넘는 순간 문제는 단순한 연출 논란이 아니라 프로그램 자체의 이미지 손상으로 이어진다. 특히 '미우새'처럼 장기간 이어져 온 프로그램일수록 파장은 더 크다.

지금의 흐름은 2020년대 초 예능 조작 사태를 연상시킨다. 연애 리얼리티, 아이돌 서바이벌의 편집 조작 논란 등이 잇따라 터지며 시청자 피로감이 한동안 극에 달했던 터다. 또한 TV조선 '아내의 맛' 역시 조작 논란으로 인해 프로그램 폐지 수순을 밟았던 것을 떠올린다면 단순히 해프닝으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시청자들은 더 이상 연출 의도를 모른 척 소비하지 않는다. 때문에 관찰 예능에서 진짜처럼 보이는 가짜는 가장 위험한 선택지가 됐다. '미우새'의 경우 모친상을 당한 김민종을 비롯해 여러 연예인들의 진솔한 모습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진정성이 가장 우선시 됐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의 논란처럼 서사와 자극을 위해 진짜를 만들어내는 연출은 더욱 위험하게 느껴진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