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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10억이면 전세 4억"...전세 무너졌다? 집값이 확 뛰었다

머니투데이 김평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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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10억이면 전세 4억"...전세 무너졌다? 집값이 확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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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이 석 달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KB부동산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평균 5억 6333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월(5억 6000만 원) 대비 333만 원 상승하며, 3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년 동기(5억 3167만 원)와 비교하면 3166만 원 상승했다.  특히 강남 11개 구의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6억 4167만 원으로 전월(6억 3367만 원)보다 800만 원 상승했다. 강북 14개 구는 4억 9500만 원으로 5억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직전 달(4억 9167만 원)비교해 333만 원 오른 수치다.  사진은 이날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2025.8.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 지난달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이 석 달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KB부동산에 따르면 7월 서울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평균 5억 6333만 원으로 집계됐다. 전월(5억 6000만 원) 대비 333만 원 상승하며, 3개월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전년 동기(5억 3167만 원)와 비교하면 3166만 원 상승했다. 특히 강남 11개 구의 아파트 중위 전세가격은 6억 4167만 원으로 전월(6억 3367만 원)보다 800만 원 상승했다. 강북 14개 구는 4억 9500만 원으로 5억 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직전 달(4억 9167만 원)비교해 333만 원 오른 수치다. 사진은 이날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모습. 2025.8.5/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권현진 기자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의 아파트 전세가율이 통계 집계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셋값 약세'가 아니라, 매매가격 상승 속도가 전세가격을 압도하면서 사용가치와 투자가치의 괴리가 극단적으로 벌어진 현상이다. 반전세 전환 증가, 현금부자 중심 초고가 거래 등 구조적 변화가 전세가율 하락 속도를 더 높인 것으로 보인다.

23일 KB부동산에 따르면 11월 기준 강남구 전세가율은 37.9%, 서초구는 42.3%, 송파구는 40.1%였다. 강남3구 모두 2013년 4월 통계 집계 시작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세가율 40%는 매매가격 10억원 아파트의 전세금이 4억원이라는 의미다.

한강벨트 주요 지역도 동반 하락했다. 자치구별 전세가율은 강동구 62.2%, 중구 54.4%, 동작구 50.1%, 마포구 48.7%, 광진구 46.7%, 양천구 46.4%, 성동구 43.6%, 용산구 40.5%까지 내려앉았다.

강남3구의 전세가율 하락은 전세가격 자체가 무너진 결과라기보다는 매매가격이 전세가격보다 훨씬 빠르게 뛰었기 때문이다. 특히 강남권은 다른 지역보다 집값이 더 빠르게 올라 전세가율이 구조적으로 낮아질 수밖에 없다. 사용가치는 제자리인데, 투자가치가 급격히 오른 결과로도 볼 수도 있다.

실제 강남권에서는 정부의 '10·15 대책' 이후에도 고가 아파트 신고가가 쏟아졌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신현대9차 전용면적 109㎡는 지난달 23일 69억5000만원, 신현대11차 전용 183㎡는 98억원에 각각 팔렸다.

이 같은 가격 흐름은 강남권 매매시장에 투자 기대가 전세시장 사용가치를 압도하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전세가 오를 만한 실수요 기반은 제한적인 반면, 매매가격은 '똘똘한 한 채' 수요와 현금부자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밀어 올려지고 있는 셈이다.


전세 수급 구조 변화도 하락세를 키웠다. 특히 상급지 중심으로 보증부 월세 전환 물량이 늘면서 순수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임대인의 관점에서도 전세보다 월세가 더 유리한 시장으로 변했다는 의미다. 고금리·규제 환경에서 월세 선호는 더 강해지고, 전세 매물은 줄면서 전세가격의 상승 여력이 제약되는 구조가 고착되고 있다.

전세가율이 40% 아래로 떨어진다는 건 매매가 대비 전세금 회수 비중이 작아진다는 뜻이다. 이는 곧 갭투자 구조가 붕괴 단계에 들어섰다는 의미다.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전세를 끼고 적은 자본으로 진입하던 방식이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매수 시장은 현금 유동성이 풍부한 계층 중심 시장으로 재편되는 모습이다.


전세가율 하락은 실수요자에게도 부담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세가격은 크게 오르지 않지만, 매매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내 집 마련 진입 문턱은 더 높아지는 역설적 상황"이라며 "전세가 안정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매매 진입의 사다리'가 끊어지는 효과가 나타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김평화 기자 peac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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