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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8만달러대로…멀어진 美 금리인하에 '싸늘'

머니투데이 성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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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8만달러대로…멀어진 美 금리인하에 '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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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코인전망]

챗GPT로 생성한 그림.

챗GPT로 생성한 그림.


비트코인이 8만4000달러대로 후퇴하며 일주일 새 두자릿수 하락률을 기록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옅어지면서 가상자산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

21일 오후 5시25분(한국시간)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플랫폼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전주 대비 13.1% 내린 8만4382달러로 집계됐다. 국내 거래가는 업비트 기준 1억2651만원으로 바이낸스 대비 1.57% 비싼 김치프리미엄을 형성했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전주 대비 14.4% 내린 2744달러에 거래됐다. 코인마켓캡 '공포와 탐욕' 지수는 100점 만점에 11점으로 집계돼 '극도의 공포' 단계를 가리켰다. 이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투자자들이 투매에 나설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알트코인 시장은 적신호가 켜졌다. 쟁글 리서치에 따르면 시가총액 상위 100종 가운데 한 주간 가격 상승을 기록한 가상자산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9종에 그쳤다.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국 기준금리가 동결돼 유동성 환경이 약화할 것이란 불안감이 가상자산 매도세를 키웠다.

지난 19일(이하 현지시간) 공개된 10월 FOMC 의사록에서 상당수 참석자는 연말 금리 동결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참석자들은 지난달 금리 인하를 두고도 엇갈린 의견을 냈다.


20일 공개된 미 노동부 통계는 금리 불확실성을 키웠다. 9월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 증가폭은 5개월 만의 최고치인 11만9000명으로 고용시장 개선을 시사했지만, 같은 달 실업률은 4.4%로 컨센서스(4.3%)를 웃돈 터다. 시장에선 고용 신호가 엇갈리며 혼란이 가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영서 쟁글리서치 연구원은 "기관 자금의 지속적인 유출도 시장 하락을 가속했다"며 "미국 현물 비트코인·이더리움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최근 3주간 약 20억달러 규모의 순유출이 발생하며 기관 수급이 약화했다. 위험자산 회피심리가 커지면서 기관 투자자들이 가상자산 비중을 축소했고, 리테일 시장에서도 연쇄 청산과 심리 위축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책 불확실성과 유동성 경색이 맞물린 구조적 하락으로 볼 수 있다"며 "적극적으로 매수하기보단 시장을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비트코인·이더리움 가격 추이와 주간 가격 상승률 순위(21일 오전 10시 기준)./사진제공=쟁글 리서치

비트코인·이더리움 가격 추이와 주간 가격 상승률 순위(21일 오전 10시 기준)./사진제공=쟁글 리서치


근본적 추세 전환을 점치는 분석도 나온다. 이전의 일시적 급락세와 차이가 뚜렷하다는 관측이다.

김경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펀더멘털 측면에서 보면 현물 수요 위축, 가격 모멘텀의 마이너스 전환, 스테이블코인 유동성 증가세 둔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365일 이동평균선(MA)을 하향 이탈하며 핵심적인 기술적 약세 신호가 발생했다는 점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올해 비트코인 수요의 중요한 축을 담당했던 가상자산 트레저리(DAT) 기업들의 매수세는 이들의 시가총액이 급락하면서 사실상 중단됐다"며 "시장이 기대고 있는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요 역시 무한하지 않고, 특정 기간엔 순매도세로 전환하기도 한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가상자산 정책은 이미 충분히 반영됐고,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과 같은 대형 호재는 정치적 현실을 고려할 때 실현이 불투명하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는 상당 부분 선반영된 데다 그나마도 동결 조짐이 불거지는 점도 부정적"이라고 했다.

또 "비트코인이 다시 강력하게 반등하기 위해선 이미 알려진 호재 이상의 강력한 추세전환 재료가 필요하다"며 "현재 시장 환경과 잠재적 촉매제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시장을 뒤흔들 호재가 단기간에 등장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이니 투자자들은 보수적인 접근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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