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4월25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바른미래당 간사인 채이배 의원실을 점거하자 채 의원이 창문을 통해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
오늘(11.21) 아침신문 1면에는 △패스트트랙 충돌 1심 유죄(6곳) △여객선 사고, 휴대전화보다 ‘쾅’(4곳) △엔비디아, 역대 최대 매출(3곳) △한-이집트 정상회담(2곳) 등이 주요하게 보도됐습니다.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9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패스트트랙 유죄
② Now and Then : I want to hold your hand(비틀즈, 1963)
① 차이의 발견
# 패스트랙 유죄, 의원직은 유지
-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 충돌 사건에 연루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 등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지도부와 전현직 의원, 보좌관·당직자들에 대한 특수공무집행방해, 국회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판결이 어제(목) 6년여만에 내려졌습니다.
- 이들 26명 전원은 모두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 그러나 법원은 국회법 위반 사건에 대해선 의원직 상실 기준인 벌금 500만원을 밑도는 형을 선고해, 의원들은 모두 현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습니다.
1. 2019년 무슨 일이 있었나?
- 이제는 지금 판결이 왜 있는지, 그때 왜 싸웠는지도 다들 기억이 가물합니다. 그저 빠루를 든 나경원 의원의 사진만 상징적으로 남아있을 뿐입니다.
-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19년 4월 당시 황교안 대표-나경원 원내대표 시절의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 및 보좌관 등 27명이 막으려 했던 것은 연동형 비례대표제(공직선거법)와 공수처 신설이었습니다.
- 2018년 12월, 여야 5당 원내대표들은 ‘연동형 대표제 도입 적극 검토’ 합의문에 서명했지만, 이후 자유한국당은 아예 ‘비례대표제 폐지’를 당론으로 정하며 합의를 깼습니다.
- 그래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야 3당인 바른미래당, 평화당, 정의당과 당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등 4당은 ‘연동형 비례제’를 포함해 공수처 설치, 검경 수사권 조정안 등을 ‘패키지’로 묶어 패스트트랙에 올렸습니다.
- 패스트트랙은 국회가 본회장에서 표결을 막기 위해 몸싸움을 벌이는 등 이른바 ‘동물국회’를 막기 위해, 지난 2012년 국회선진화법 개정으로 도입됐습니다. 국회선진화법 도입은 법안 처리가 늦어지는 것을 우려했던 당시 1당이자 여당인 새누리당이 주도했고, 당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도 찬성했습니다. 오히려 당시 2당이자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회의적이거나 반대하는 입장도 있었습니다.
- 이전까지 국회는 대개 과반 다수결 표결로 정해졌는데, 이를 막기 위해 소수당에서는 몸싸움도 불사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몸싸움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더이상 하지 않기로 하는 대신, 재적의 60%(180명) 또는 해당 상임위 3/5 이상이 찬성하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할 수 있고, 그러면 법안 심사가 지연되더라도 최장 330일 안에 본회의에 자동상정돼 표결에 부쳐지도록 하는 게 국회선진화법의 요지입니다.
- 그런데 당시 선거법과 공수처법을 처리하게 되는 사법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 위원은 총 18명이었는데, 민주당 8명, 자유한국당 7명, 바른미래당 2명, 그리고 민주평화당 1명 등이었습니다. 사개특위 의결을 위해선 재적위원의 60%, 즉 11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했고, 이를 위해선 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이 함께 하면 11명이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바른미래당 소속 사개특위 위원인 오신환 의원이 이 안을 반대했습니다. 그러자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사개특위 위원을 채이배 의원으로 바꿨습니다. 그러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채이배 의원실로 달려가 사실상 채 의원을 회의장으로 가지 못하도록 사실상 6시간 동안 감금하고, 보좌진들과 당직자들은 회의장을 점거하는 등 국회선진화법을 물리력으로 어겼던 것입니다. 당시 채 의원은 가장 힘들었던 게 화장실도 못 가게 하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2. 법원 판결 요지
- 여야는 쌍방 고소·고발전으로 치달았고, 2020년 1월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만 의원·당직자 포함해 자유한국당 27명, 민주당 10명입니다.
1) “입법 활동 저지 잘못”
- 검찰 구형량은 황교안 징역 1년6개월, 나경원 징역 2년, 송언석 징역 10개월과 벌금 200만원입니다.
- 그런데 재판부는 어제 이들에게 모두 벌금형을 선고했습니다. 나경원 2400만원, 황교안 1900만원, 송언석 1150만원입니다.
- 판결문 내용 중 일부입니다.
“국회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신뢰를 훼손한 사건임을 부인할 수 없다. 불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동료 의원들의 입법 활동을 저지하거나 국회의 정상적인 운영을 방해한 것이므로, 그 죄책이 결코 가볍지 않다”(유죄 이유)
2) 의원직 박탈은 제외
“피고인들은 쟁점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그 부당성을 공론화하려는 정치적 동기로 범행에 나아간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들이 행사한 유형력의 정도도 비교적 중하지 않다”(형량 이유)
- 일종의 양비론입니다.
-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장찬)는 이 사건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잘못했다는 것은 분명히 했습니다.
- 그러나 “당시 위헌·위법성에 의문을 품었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당시 바른미래당 사개특위 위원이었던 오신환·권은희 의원은 공수처 설치법에 반대했는데,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이들을 사개특위에서 빼고 채이배·임재훈 의원을 새 위원으로 보임했습니다. 이른바 ‘사보임 논란’입니다. 이 사보임이 위헌·위법하기에 물리력을 동원했다는 국민의힘 정치인들의 주장을 상당 부분 수용한 셈입니다.
- 그 근거로 헌법재판소 재판을 들었는데, 저는 잘 이해가 안 됩니다. 오신환 의원이 당시 사보임 결정에 반대해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고, 2020년 5월 헌재는 재판관 5 대 4 의견으로 기각했습니다. 그런데 재판부는 “당시 헌법재판관 9인 중 4인이 위헌으로 판단한 점에 비춰 (사보임 사건의) 위헌·위법성에 의문을 품었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기각이면 기각이지, 그중에 일부가 반대했다고 ’근거가 없다고 볼 수 없다’고 할 수 있는 건가요. ‘징역 10년형’을 내리면서 그 과정에서 판사들의 의견이 다르면, 형량을 낮추나요.
- 그리고 “이 사건이 발생한 이래 2020년 4월 국회의원 선거, 2022년 6월 지방선거, 2024년 4월 국회의원 선거 등이 이뤄졌고 이 과정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국민의 정치적 평가는 어느 정도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 이 역시 이해가 안 됩니다. 오히려 판결이 이유없이 마냥 늦어져 피고인들은 얼마든지 선거에 계속 나올 수 있었고, 당선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 판결이 계속 홀딩 상태에 있으면서 의회의 불확실성이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판결에서 왜 ’정치’를 이야기 합니까.
- 패스트트랙 충돌 당시 자유한국당 당직자를 폭행한 혐의(공동폭행) 등으로 기소된 박범계·박주민 의원 등 민주당 소속 10명의 결심공판은 28일 서울남부지법 형사12부(재판장 김정곤) 심리로 열립니다.
한겨레 3면 그래픽 |
3. 여야 반응
- 국민의힘의 반응은 사실왜곡에 가까워 보입니다.
-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저항이었음을 분명히 확인한 결정”(최보윤 수석대변인)
- “민주당 의회 독재를 저지하게 됐다는 점에서 굉장한 의미가 있다”(나경원 의원)
- 민주당은 법원 판결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습니다.
- “국민의힘이 국회 안에서 더 날뛰게끔 법원이 국회 폭력을 용인하고 용기를 준 꼴”(정청래 대표)
- “왜 사법개혁이 필요한지 국민이 똑똑히 알게 됐다”(김병주 최고위원)
4. 항소는?
- 지난번 대장동 사건에서 검사장 18명이 ‘항소 포기’를 이유로 집단반발에 나선 바 있습니다.
- 그때 근거로 든 것이 대검 예규에 있는 ’검찰 항소 기준’이었는데, ‘중대범죄의 경우, 선고 형량이 구형 형량의 1/2 이하이면 항소하는 것이 원칙’이라는 점이었습니다.
- 대장동 사건의 경우, 2명은 검찰의 구형량을 넘어섰고, 나머지 3명은 정영학은 10년 구형 5년 선고, 김만배는 12년 구형 8년 선고, 남욱은 7년 구형 4년 선고였습니다. 대검 예규 기준에 미달하는 것은 정영학 1명입니다. 그외에 추징금 액수가 적었다는 것인데, 이도 검찰이 제대로 증명하지 못한 탓이 큽니다.
- 이에 비하면, 이번 패스트트랙 사건의 경우, 검찰 구형은 황교안 징역 1년6개월, 나경원 징역 2년, 송언석 징역 10개월과 벌금 200만원이었습니다. 대검 예규 기준을 넘기려면 최소한 황교안 징역 8개월, 나경원 징역 1년, 송언석 징역 5개월은 나와야 했습니다.
- 같은 기준이라면 항소하고도 남습니다. 검찰은 어떻게 할까요?
- 국민의힘 의원들은 말로는 ‘항소하겠다’고 하지만, 검찰이 어떻게 할지 노심초사할 것입니다.
5. 사설
한겨레 = '의회 파괴' 인정 유죄 판결, 국힘 국회 폭력 사과하라
경향 = 패스트트랙 충돌 늑장 유죄, '동물국회' 경종 울렸다
한국 = 6년 끈 국회 폭력 1심 유죄… '절반의 경종' 울렸다
동아 = '패트 충돌' 6년 7개월 만에 '슬로 1심'… 전원 유죄, 의원직 유지
중앙 = '패스트트랙 충돌' 유죄 … 동물 국회 더는 보고 싶지 않다
조선 = 국회 폭력 잘못이나 선거법·공수처법 거래 야합이 더 문제
② Now and Then
오늘로 뉴스뷰리핑은 끝을 맺습니다. 지난해 1월2일 시작했으니, 1년 11개월 가량 됐습니다. 그 사이 총선과 12·3 내란, 대통령 탄핵, 대선 등이 있었습니다. 처음 이 뉴스뷰리핑을 시작할 때는, ‘신문의 시대’는 이미 지나갔으나, 여전히 뉴스의 출발이 신문에서 시작되고, 신문에 좋은 기사들이 많이 있음에도 그대로 사장되고 있다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신문을 보면 전체 맥락이 보이는데, 한 대목 심지어 한 단어만 똑 떼어서 이를 과장 또는 왜곡하며 공격하는 점 등도 아쉬웠습니다. 또 각 신문들은 주요 기사에서 스펙트럼처럼 기사 방향과 의견이 다른데, 인상비평으로 ’다 똑같다’고 하는 점도 아쉽다기보다는 사실이 아니라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그래서 이를 조금이라도 불식, 보완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그리고 전체 맥락을 같이 이야기하면, 설령 나와 다른 의견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같이 대화와 논의가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진행과정에서 과연 애초 취지를 계속 견지했는지는 의문입니다. 로그인 기사가 아니었을 때는, 은근히 조회수를 신경썼던 적도 없지 않고, 반향도 의식했던 적도 꽤 많습니다. 또 그날의 가장 큰 뉴스를 골라 관점(view)을 갖고 바라본다고 했으나, ’이걸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몰라 망설였던 적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이 뉴스뷰리핑을 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서 말씀드린대로 이젠 같은 시간(평일 매일 오전 9:30)에 유튜브 방송(한겨레 TV) ‘뷰리핑’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지금처럼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를 통해서도 공개됩니다. 24일 월요일 오전 9:30 이곳에서 다시 뵙기를 바랍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뷰리핑’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조언을 주시면 많이 참고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그동안 함께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말씀 드립니다.
지난해 1월2일 가호의 ‘시작’(2020)을 시작으로, 매일 이 뉴스뷰리핑 말미에 시사 관련(?) 노래 한 곡씩을 소개해 왔는데, 그동안 가장 많이 등장한 이가 ‘비틀즈’(Beatles, 7곡)였습니다. 오늘도 비틀즈로 끝을 맺습니다. I want to hold your hand(1963)입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을 향한 제 마음이기도 합니다.
(영상은 ‘British Invasion’의 시초가 된 1964년 2월9일 비틀즈의 첫 미국 무대인 ‘에드 설리번쇼’ 출연 장면입니다. 비틀즈 멤버들이 21~24살때 입니다. 설마 새로이 시작하는 ‘뷰리핑’이 비틀즈처럼 유튜브 시장의 ‘Invasion’이 되진 않겠습니다만. ) (끝)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2,900원으로 한겨레신문 한달내내 무제한보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