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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국회선진화법 위반 전원 유죄 ‘불명예’···의원직 상실형 피했지만 사법리스크는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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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국회선진화법 위반 전원 유죄 ‘불명예’···의원직 상실형 피했지만 사법리스크는 진행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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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관련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서울남부지방법원 선고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문재원 기자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관련 특수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서울남부지방법원 선고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에게 입장을 밝히고 있다. 문재원 기자


국민의힘 전·현직 의원을 비롯한 관계자 26명이 20일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건 1심에서 모두 유죄를 선고받으면서,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이 국회선진화법(개정 국회법) 위반 혐의로 처음으로 기소돼 전원 유죄를 받은 정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당내에선 재판에 넘겨진 현역 의원 6명이 당선무효형을 받는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점에 안도하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국민의힘은 “다수당의 폭거에 면죄부를 주는 판결을 한 점에 대해서는 깊은 유감을 표한다”(장동혁 대표)고 밝혔고,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폭력 유죄에도 ‘정치적 항거’라고 자화자찬하는 국민의힘은 부끄럽지도 않느냐”(박수현 수석대변인)라고 반응했다.

국민의힘은 국회선진화법을 어겨 재판에 넘겨진 전원이 유죄를 선고받았다는 오명을 떠안으며 정치적 부담을 지게 됐다. 국회선진화법은 여야 의원이 국회에서 몸싸움 등 물리적 충돌을 벌인다는 뜻의 ‘동물국회’ 오명을 벗기 위해 여야 합의로 2012년 만들어졌다. 2019년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은 국내 정치문화를 개선하려는 국회선진화법 취지를 정면으로 위배한 사건으로 평가돼왔다.

다만 당내에선 현역 의원 6명에게 의원직 상실형이 선고돼 개헌저지선(101석)이 위협받는 상황은 면했다는 안도감도 읽힌다.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피한 만큼 항소 제기에 신중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이 항소할 경우 이를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논란을 부각하는 소재로 삼으려는 기류도 엿보인다.

장동혁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그날의 항거는 입법 독재와 의회 폭거로부터 대한민국 사법체계를 지켜내기 위한 소수 야당의 처절한 저항이었다”면서도 “대장동 항소 포기는 이재명을 봐주기 위한 것이 명백하지만 이번 판결은 양형에 대해서는 국민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판결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벌금형을 받은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법원의 유죄 판결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항소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 송 원내대표는 “대장동 범죄 일당의 항소를 포기한 검찰의 본 건 항소 여부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사건 당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로 가장 중한 액수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나경원 의원 역시 항소 여부와 관련해 “무죄받는 게 의미 있을 수도 있지만 신중히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패스트트랙 사태는 민주당의 악법 강행에서 비롯됐다. 그 과정에서 야당의 문제 제기와 저항은 국회의원의 본분이었다”며 “ 이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다면 국회는 더 이상 합의와 토론의 공간일 수 없다”고 말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오늘 법원의 나경원 봐주기 판결에 분노한다”며 “조희대 사법부답다”고 적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국회선진화법을 위반한 불법 폭력이라는 점이 사법부에 의해 명확히 확인됐다”라며 “법원 판결은 존중하지만 6년이나 걸린 선고와 구형량보다 현격히 낮은 선고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 1심에서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국민의힘의 사법리스크 국면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12·3 불법계엄 해제 표결 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추경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구속된 권성동 의원의 통일교 뇌물수수 사건 재판도 진행되고 있다. 김기현 의원 배우자가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 가방을 선물한 것도 특검의 수사선상에 올라있다.

김병관 기자 bgk@kyunghyang.com,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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