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각)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운데 검은옷)가 이스라엘 카츠(왼쪽) 이스라엘 국방장관, 에얄 자미르 참모총장(오른쪽)과 함께 시리아 완충지대에 있는 이스라엘군 기지를 방문했다. 이스라엘 총리실 제공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시리아 완충지대의 자국군 기지를 방문했다. 이에 유엔 사무총장이 우려의 뜻을 밝힌 가운데, 양국의 안보 협상이 표류하며 다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을 보면 19일(현지시각) 네타냐후 총리와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 기드온 사르 외무장관, 에얄 자미르 참모총장, 다비드 지니 신베트 국장, 예히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와 함께 시리아 남부 골란고원 완충지대에 있는 이스라엘군 기지를 방문했다. 네탸나후 총리는 군인들에게 “우리는 이곳의 공격과 방어 능력에 큰 중요성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시리아와 이스라엘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충돌했다. 이브라힘 올라비 주유엔 시리아 대사는 “시리아 정부는 이번 도발적인 방문을 강력히 규탄한다. 이는 시리아와 그 국민에 대한 이스라엘의 침략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엔과 안보리 이사회가 이런 위반 행위를 즉각 중단시키고, 점령을 끝내며 1974년 탈분쟁 협정을 이행하도록 강력하고 즉각적인 조처를 취할 것을 다시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는 “안보리는 시리아의 개혁과 회복 약속을 들었지만, 약속만으로는 나라를 재건할 수 없다”며 “시리아가 드루즈 소수 집단을 보호하고 ‘무차별 살상의 반복’이란 행위를 끝낼 의지가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대변인은 “네타냐후 총리의 이런 매우 공식적인 방문은 우려스럽다. 이스라엘은 1974년 비개입 합의를 준수하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시리아와 이스라엘은 1974년 휴전하면서 골란고원에 유엔휴전감시군이 주둔하는 완충지대와 군사 분계선을 설정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 시리아 내란이 끝난 직후 완충지대에 9곳의 군사기지를 만들고 지상군을 주둔시켰다.
시리아와 이스라엘은 이스라엘군 철수 등을 담은 안보협정 체결 논의를 진행 중이지만, 최근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이 이날 보도했다. 아흐마드 샤라아 시리아 과도정부 임시 대통령은 시리아 내전이 끝나자 이스라엘에 철수할 것으로 요구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거부하면서 시리아와 포괄적인 평화협정을 맺는 조건으로 일부 지역에서만 철수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지난 7월부터 톰 배럭 주튀르키예 미국 대사의 중재로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담당장관과 아사드 샤이바니 외무장관이 수차례 회동하며 협상을 이어왔다. 지난 9월에는 샤라아 대통령이 “며칠 내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할 정도로 양쪽의 논의는 진전되기도 했다.
하지만 더머 장관이 지난 11일 사임하고, 이스라엘이 시리아 남부에서 군사 활동을 확대하며 양국 사이 긴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시리아 국영 사나(SANA) 통신은 이날 이스라엘 군용차량 4대가 양국 경계선을 넘어 시리아 영토인 쿠네이트라 지역에 진입해 임시 검문소를 설치하고 인근 숲에 포격을 가했다.
김지훈 기자 watchdo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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