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안 여객선 항해사, ‘휴대폰 딴짓’하다가 변침 늦었다

20일 오전 전남 목포시 삼학부두에서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가 정박해 있다. 퀸제누비아2호는 전날 신안군 장산면에 있는 족도(무인도)에 좌초됐다가 선사(씨월드고속훼리)가 동원한 예인선 4척으로 이초됐고, 좌초 9시간 만에 자력으로 부두에 입항했다. 승객 246명·승무원 21명 등 267명 전원 무사 구조됐으나 좌초 충격으로 일부가 경미한 통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목포해양경찰서 제공 영상 갈무리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좌초사고 원인을 수사하는 해경은 항해사의 과실에 무게를 둔 것으로 나타났다.

목포해경은 “사고 당시 항해 책임자가 자동항법장치를 의존한 채 휴대전화를 보느라 수동으로 운항해야 하는 구간에서 변침을 늦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사고 해역은 섬이 밀집해 있고 수로가 좁아 여객선들은 수동으로 통과해야 한다.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2만6546t)는 신안군 장산도 인근 무인도(족도)에 돌진해 선체 절반이 암초에 걸리며 움직이지 못했다.

해경은 매일 제주∼목포를 오간 사고 여객선 승무원을 대상으로 항로를 벗어난 이유를 조사하다 이런 진술을 들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경은 언론 브리핑을 통해 이런 사실을 발표하고 후속 조치 계획을 알릴 예정이다.

20일 새벽 전남 목포시 목포해양경찰서 전용 부두로 구조된 여객선 퀸제누비아2호 탑승객들이 병원과 임시 숙소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전남도 제공

앞서 19일 밤 8시17분께 전남 신안군 장산면 장산도 남방 족도에서 승객 246명, 승무원 21명이 타고 있던 퀸제누비아2호가 좌초됐다. 해경은 승객 전원을 구조했으며 해당 여객선은 이날 새벽 5시44분 목포시 삼학부두로 자력 입항했다.

승객 중 30여명은 경미한 통증이나 신경쇠약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대부분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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