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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수사에 '올인'한 경찰…다른 사건 수사는 하세월

뉴스1 이재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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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환 수사에 '올인'한 경찰…다른 사건 수사는 하세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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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교육감·도립대 총장·청주시 꿀잼도시 등 수사 표류

"경찰 입장에선 속도와 정확성 사이에서 부담 커질 것"



오송참사 국정조사에서 위증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영등포경찰서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출석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1.4/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오송참사 국정조사에서 위증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 4일 서울 영등포구 서울영등포경찰서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기 위해 출석하기 전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5.11.4/뉴스1 ⓒ News1 이호윤 기자


(청주=뉴스1) 이재규 기자 = 충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김영환 충북지사 뇌물수수 의혹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다른 주요 사건 수사까지 지연되고 있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김 지사는 지역 체육계 인사들에게 출장 여비 명목으로 1100만 원을 받은 혐의(청탁금지법·뇌물수수)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지난 8월 도청 집무실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관련 업체·체육단체·충북도 산하기관을 수차례 오가며 다수의 압수수색과 참고인 조사를 진행했다.

지난달에는 김 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하면서 수사에 속도를 내는 듯했지만, 여전히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다.

출장비 수수 의혹 말고도 김 지사 소유의 괴산 산막 공사비를 배구협회장 측이 부담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수사 범위가 넓어져 반부패수사대는 여러 사안을 동시에 들여다보는 상황이다.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당사자인 김 지사 측에서는 볼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급기야 김 지사가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의 수사 지연을 비판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 기자회견을 열어 "본건은 진척이 없으니 5~6개 별건을 붙여 먼지 털이식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경찰의 수사 확대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또 "수사를 질질 끌어 나를 불출마시키려는 것"이라며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다른 피의자들에게까지 불법 수사라는 명분을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압수수색과 피의자·증인 소환이 수십 차례 반복되며 도정 운영이 흔들리고 있다"며 "조속히 본건에 대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찰의 수사 인력과 시간이 김 지사 사건에 쏠리면서 윤건영 충북교육감 골프·식사 접대 의혹, 청주시 꿀잼도시 특혜 의혹, 충북도립대 김용수 전 총장 비리 의혹 등 다른 수사도 하세월이다.

충북도립대 김용수 전 총장 비리 의혹은 지난 5월 수사 착수 보도가 나온 뒤 교직원·업체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고인·피의자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정작 김 전 총장 본인 등 주요 피의자 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청주시 '꿀잼도시' 사업 특혜 의혹 역시 지난 9월 내사 착수 사실이 처음 알려진 이후 관련 공무원·업체 조사 여부조차 확인되지 않는 등 석 달 넘게 진전이 없다.


윤건영 충북교육감 공직선거법·청탁금지법 위반 의혹은 지난달 검찰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사건이 이첩돼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배당됐지만, 제대로 수사 착수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김 지사 수사가 확대되고 장기화하면서 다른 비리 의혹까지 병행해야 하는 경찰이 '과부하' 상황에 놓였다는 분석이 경찰 안팎에서 나온다.

특히 김 지사 수사와 함께 다른 비리 사건을 균형 있게 처리할 수 있을지, 정치적 논란을 최소화한 채 신속한 결론을 낼 수 있을지가 향후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역의 한 법조인은 "광역단체장 사건은 관련자와 증거 규모가 워낙 방대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도 "수사가 장기화하면 정치적 프레임이 강화되고 다른 사건 수사에도 연쇄 지체가 생길 수 있어 경찰 입장에서는 속도와 정확성 사이에서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알려진 사건에 대해서 법과 원칙에 맞게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jaguar9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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