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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대작 오페라가 온다 '트리스탄과 이졸데' 첫선

매일경제 김대은 기자(da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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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간 대작 오페라가 온다 '트리스탄과 이졸데' 첫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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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트리스탄 역을 맡은 브라이언 레지스터(왼쪽)와 이졸데 역을 맡은 엘리슈카 바이소바.  국립오페라단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트리스탄 역을 맡은 브라이언 레지스터(왼쪽)와 이졸데 역을 맡은 엘리슈카 바이소바. 국립오페라단


러닝타임만 무려 340분에 이르는 리하르트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국내 무대에 선다.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2005년 2막 부분 연주 형식으로, 2012년 무대 장치나 의상 없이 전곡을 연주하는 콘서트 오페라 형식으로 국내 무대에 오른 적이 있으나 온전한 전막 공연이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총 3막에 걸쳐 진행되는 이 작품은 켈트 신화를 바탕으로 기사 트리스탄과 아일랜드 공주 이졸데의 비극적인 사랑을 다룬다. 코른웰의 왕 마르케의 조카인 트리스탄은 이졸데를 신부로 데려오라는 명령을 받게 된다. 그러자 이졸데는 과거 자신의 약혼자를 죽인 자가 트리스탄임을 알게 되고 굴욕적인 결혼을 하느니 죽음을 택하고자 트리스탄과 함께 독약을 마시려고 한다.

하지만 시녀 브랑게네가 그것을 사랑의 묘약으로 바꿔 버리면서 둘은 지독한 사랑에 빠지게 된다. 밀회를 이어가던 이들의 관계는 왕의 심복인 멜롯에 의해 발각되고, 트리스탄은 결투를 벌이다 치명상을 입는다. 트리스탄은 고통 속에서 다시 이졸데를 만나게 되자 그녀의 품에서 숨을 거둔다.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현대음악의 시작에 결정적 영향을 준 바그너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 작품 1막 전주에 사용된 화성 진행(F-B-D#-G#)은 통상적인 음악과는 달리 안정 상태로 돌아가지 않고 긴장 상태가 계속되는 등 당시의 음악적 문법으로 규정하기 어려울 정도로 파격적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해당 화성 진행에는 '트리스탄 화음'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19세기 낭만주의에서 20세기 현대음악으로 나아가는 교두보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이 작품은 90분씩 총 3막에 걸쳐 진행되고 중간에 두 차례의 인터미션(각 40·30분)까지 포함해 총 340분에 이르는 긴 러닝타임으로도 눈길을 끈다. 통상 평일 공연은 저녁 시간에 시작되나 이번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평일에도 오후 3시를 공연 시간으로 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처럼 거대한 공연을 위해 서울시립교향악단과 국립오페라단 노이오페라코러스가 손잡고 이 작품에 풍부한 경험을 지닌 해외 유수 음악인들이 모였다. 공연은 다음달 4일부터 나흘간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열린다.

[김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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