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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해외 증권투자 125조↑…“대외 지급능력 높이지만 외환 수급 불균형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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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해외 증권투자 125조↑…“대외 지급능력 높이지만 외환 수급 불균형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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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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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분기 국내 거주자의 해외 주식 매입과 미국 증시 호황으로 우리나라 대외 금융자산이 역대 최대치 기록을 이어갔다. 대외 금융자산 증가는 대외 지급능력을 높이지만 외환시장의 수급 불균형과 환율 상승의 요인이 된다.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투자대조표를 보면, 지난 3분기(9월 말 기준) 국내 거주자의 대외 투자(대외금융자산) 잔액은 2조7976억달러로 집계됐다. 2분기 말보다 1158억달러 늘어 역대 최대치다. 다만 증가 폭은 2분기(1651억달러)보다 줄었다.



항목별로 보면, 해외 증권투자(주식+채권)가 890억달러, 직접투자가 87억달러, 준비자산(외환보유액)이 118억달러 각각 늘어났다. 2분기와 비교하면, 증권투자와 직접투자는 증가 폭이 줄었고 준비자산은 큰 폭 늘었다. 전체 대외투자의 46%, 증권투자의 65%는 미국(2024년 말 기준)이 차지한다. 지난해 한 해 늘어난 대외금융자산(1724억달러) 중 미국 비중은 92%에 이른다.



한은은 “3분기 미국 증시 호조로 해외 주식투자와 그 평가액이 늘었고 외환보유액 운용수익도 늘어 대외금융자산 잔액이 역대 최대 수준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한은 집계를 보면, 지난 3분기 중 미국 나스닥지수는 11.2%, 한국 코스피는 11.5% 각각 상승했고, 원화 가치는 3.3% 하락(원-달러 환율 상승)했다.



외국인의 국내 투자(대외금융부채) 잔액(1조7414억달러)도 국내 증권투자(885억달러)를 중심으로 전분기 말보다 900억달러 늘었다. 국내 직접투자는 37억달러 줄었다. 임인혁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국내 주가도 올라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가 늘었지만 원화 약세로 달러 환산액이 감소하는 비거래 요인이 대외금융부채 증가 폭을 제약했다”고 설명했다. 국제투자대조표는 달러 표시 통계여서 원화 약세 땐 대외금융부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국내 거주자의 대외 투자가 외국인의 국내 투자보다 더 많이 증가하면서 3분기 말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1조562억원으로 2분기 말보다 258억달러 늘었다. 3분기만에 증가 전환이다. 순대외금융자산은 한 국가의 대외 지급능력을 가늠하는 지표 중 하나다. 지난해 말 처음 1조달러를 넘어섰다.



해외 증권투자 증가는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의 구조적 요인이 되고 있다고 한은은 보고 있다. 수출 증가로 경상수지가 흑자 기조를 유지해도 개인의 해외 증권투자가 확대되면 그만큼 달러 수요가 늘어 외환시장 수급에는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임 팀장은 “미국 엔비디아 실적과 미 연준의 금리 향방 등에 따라 해외 주식 순매수 흐름이 지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3분기 말 기준 대외채권(1조1천199억달러)은 2분기 말보다 271억달러 증가했다. 단기 대외채권(189억달러)은 한은의 준비자산(118억달러) 중심으로 늘었다. 반면 대외채무(7381억달러)는 25억달러 증가에 그쳤다. 이에 3분기 말 순대외채권(대외채권-대외채무)은 3818억달러로 전분기 대비 246억달러 증가했다. 대외채권과 대외채무는 대외 금융자산 중 가격이 유동적인 주식·펀드 등을 제외한 확정된 자산과 부채를 말한다.



만기 1년 이하인 단기외채 비중은 21.9%로 2분기 말보다 0.8%포인트, 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38.3%)은 2.4%포인트 각각 낮아졌다. 임 팀장은 “단기외채가 차입금 중심으로 감소한 반면 준비자산은 늘어 대외 지급능력과 외채 건전성이 모두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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