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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사찰 98곳 중 64곳 산불 위험도 ‘높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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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사찰 98곳 중 64곳 산불 위험도 ‘높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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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산불로 전소된 경북 의성군 고운사 경내에  불에 타지 않은 범종과 기왓장들이 널브러져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대형 산불로 전소된 경북 의성군 고운사 경내에 불에 타지 않은 범종과 기왓장들이 널브러져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국가지정문화유산 국보, 보물을 포함한 전통 사찰 98곳 중 64곳의 산불 위험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김동현 전주대 소방안전공학과 교수는 18일 대전에서 국가유산청과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이코모스) 한국위원회가 개최한 ‘기후위기와 문화유산 국제 심포지엄’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기후변화로 인한 산불 위협으로부터 국가유산 보호를 위한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김 교수는 국가유산청의 산불 대응 연구 용역 과제 중 하나로 이 연구를 수행했다. 그는 과거 산불 발생 위치와 발생 횟수, 산불 규모, 지형 정보 등을 바탕으로 산불 위험 지수를 산출해 주요 사찰의 위험도를 분석했다. 10점으로 수치화한 위험도 지수가 7.5~10이면 매우 높음, 5~7.5는 높음, 3~5는 보통, 1~3은 낮음으로 분류했다.

‘매우 높음’에 해당하는 곳은 조사 대상 전통 사찰 98곳 중 19곳, 높음은 45곳이었다. 비율로 치면 65.3%의 산불 위험도가 높은 셈이다. 전남 여수 흥국사는 산불 위험도 지수가 9.5로 조사대상 중 가장 높았다. 경북 칠곡 송림사(8.90), 영천 은해사(8.87), 충남 논산 쌍계사(8.80), 공주 갑사(8.78), 영천 거조사(8.74)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3월 영남권 대형 산불로 보물인 연수전, 가운루 등의 전각이 전소되고 석조여래좌상 대좌가 피해를 봤던 경북 의성 고운사는 6.56으로 조사 대상 중 41위였다.

김 교수는 산불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시설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국가유산 보호를 위한 광역 소화 시설도 제안했다. 최대 2㎞ 이내 지역에 물을 뿌릴 수 있는 시설을 갖춰 산림과 인접한 지역에 있는 국가유산 관련 전통 사찰을 보호하자는 것이다. 그는 “최소 3개의 노즐을 동시에 분사하도록 설계하면 최대 2㎞ 구간에 걸쳐 40분간 살수할 수 있어 국가유산을 보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고온에 견딜 수 있는 방염포를 산불 현장에서 신속하게 설치할 수 있는 장비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대 4.7m 높이까지 조립해 설치하도록 설계한 장비를 제시하며 “기와 아래 목조 구조부에 대해 100%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윤승민 기자 me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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