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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당 "의원 정수 축소 곧 제출"… 높아지는 '조기 총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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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당 "의원 정수 축소 곧 제출"… 높아지는 '조기 총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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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의원 축소 추진 속도 내는 日 여권
이르면 이달 말 법안 제출 계획


다카이치 사나에(가운데 줄 맨 왼쪽) 일본 총리가 지난달 21일 국회 총리 지명 투표에서 차기 총리로 선출되자 박수를 치는 동료 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가운데 줄 맨 왼쪽) 일본 총리가 지난달 21일 국회 총리 지명 투표에서 차기 총리로 선출되자 박수를 치는 동료 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도쿄=EPA 연합뉴스


집권 자민당을 비롯한 일본 여당이 '중의원(하원) 정원 축소'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르면 이달 안에 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야당들은 여당이 조기 중의원 해산·총선(중의원 선거)을 실시할 수 있다고 보고 대비에 나섰다.

18일 일본 요미우리신문,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자민당과 연립여당 일본유신회(이하 유신회)는 전날 국회에서 두 번째 중의원 정수 축소 실무자 협의를 갖고 △축소 규모 △방법 및 시기 △실효성 확보 방안 등에 대해 논의했다. 양당은 앞서 현 중의원 정원인 465명 가운데 10%가량을 축소하기로 합의했다.

유신회는 법안을 최대한 빨리 처리해 차기 중의원 선거에 적용하자며 자민당을 압박하고 있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전날 의원 정수 축소 방안을 논의하고자 도쿄 총리 관저를 찾은 후지타 후미타케 유신회 공동대표에게 "매우 강한 의지로 양당 간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사이토 데쓰오 일본 공명당 대표가 지난달 20일 도쿄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사이토 데쓰오 일본 공명당 대표가 지난달 20일 도쿄 외신기자클럽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도쿄=AFP 연합뉴스


일각에선 여당이 중의원 정수 축소를 서두르는 것을 놓고 '조기 총선'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자신감의 배경은 다카이치 총리의 높은 지지율에 있다. 아사히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다카이치 내각 지지율은 69%로 나타났다. 이전 조사보다 1%포인트 상승했다.

보통 내각 출범 이후 두 번째 여론조사에선 지지율이 떨어지는 편이기에 이례적이다. 아사히는 여당 간부의 말을 인용해 "일중(중일) 간 긴장을 고조시킨 상황에 이르렀지만 총리 화법에 국민이 호응하고 있다"며 "엄격한 외국인 정책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야당은 혹시 모를 조기 총선 가능성에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노다 요시히코 입헌민주당 대표는 지난 16일 나가사키현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카이치 총리의 높은 지지율을 언급하며 "이른 시기에 중의원 해산을 고려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선거 준비를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26년간 자민당과의 연립여당으로 활동하다 탈퇴한 공명당도 자칫 의석수가 크게 줄 수 있다며 경계했다. 사이토 데쓰오 공명당 대표는 지난 14일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더는 정치적 공백을 만들어선 안 된다"며 조기 총선론에 반대했다.

여당 일부에선 야당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중선거구제(1개 선거구에서 2명 이상 의원을 선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민당 한 간부는 요미우리에 "군소정당의 의석 감소로 이어질 비례대표 정수 축소 방안만 내는 것보다 (중선거구제를 도입하면) 다른 정당의 이해를 얻기 쉽다는 의견이 당내에 있다"고 전했다.

도쿄= 류호 특파원 h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