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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자금, 韓 대기업 비핵심사업 관심"

매일경제 우수민 기자(rsvp@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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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자금, 韓 대기업 비핵심사업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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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인수·합병(M&A) 거래액과 건수 측면에서 모두 완만한 회복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빈 제민더 KPMG 사모투자(PE) 자문 부문 글로벌 총괄(사진)은 최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내년에 대해 우리는 매우 낙관적(bullish)으로 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제민더 총괄은 당초 예상보다 올해 M&A 시장이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관세를 포함해 여러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시장이 적응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면서다. 하반기 들어 미국을 중심으로 시장이 반등세를 나타냈지만 여전히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KPMG에 따르면 글로벌 엑시트(투자 회수) 액수는 8320억달러로 증가했다. 대형 자산 매각이 성장을 견인했다. 하지만 거래량은 2155건으로 10여 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KPMG는 전면적으로 시장이 회복되기 위해서는 거래 건수 자체가 증가하고 실질적인 유동성 회복이 병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제민더 총괄은 미·중 갈등과 통화정책 완화가 내년 M&A 활성화를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대화를 시작했고 미국을 중심으로 금리도 많이 내려올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런 환경이 투자자들에게 자신감을 부여하면서 PE들이 더 활발히 투자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짚었다.

여기에 출자자(LP)들의 자금 회수 압박이 가중되면서 시장에 쌓여 있던 매물이 내년에 활발히 소화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제민더 총괄은 "PE들이 새로운 펀드를 조성하려면 기존 자산을 최대한 털어버려야 하기 때문에 엑시트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중산층 확대와 금융·헬스케어 같은 유망 산업에 관심이 증가하는 데 힘입어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전 세계 PE 시장에서 중요한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평가했다. 아태 지역은 다른 지역 대비 거래 규모가 과열되지 않아 신규 시장 진입자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가치를 창출할 기회가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반등세가 뚜렷한 지역으로는 인도와 일본을 꼽았다. 인도는 가족 소유 기업이 많아 외부 기관투자자를 유치하려는 수요가 크고, 일본은 정부 주도로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움직임이 증시 부양과 사모 거래 촉진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제민더 총괄은 일본과 유사한 모습이 한국에서도 포착되기 시작했다고 지목했다. 그는 "정부가 시행한 규제 변화에 따라 한국 기업들이 비핵심 자산을 매각할 유인이 커졌다"며 "전 세계 사모투자사들은 카브아웃 거래(대기업 자회사·사업부 매각)를 선호하기 때문에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실제로 KPMG가 발간한 3분기 '펄스 오브 PE' 보고서는 한국 중견기업 대상 '롤업(roll-up·유관기업 통합 인수) 전략'이 매력적인 기회로 부상하고 있다고 짚었다.


2010년대 미국에서 애드온(add-on) 전략이 시장을 장악했듯 비교적 밸류에이션이 낮은 시장에서 PE가 가치를 창출할 접근법으로 평가된다. 내년에도 TMT(기술·미디어·통신) 테마가 M&A 수요를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헬스케어·인공지능(AI)·인프라·에너지 전환 영역에서 투자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봤다.

[우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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