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한국일보 언론사 이미지

미 해군총장 "양안 충돌 시 주한미군·한국군 일정한 역할 있을 것"

한국일보
원문보기

미 해군총장 "양안 충돌 시 주한미군·한국군 일정한 역할 있을 것"

서울구름많음 / -1.2 °
한국 핵잠 건조 추진에 "역사적 순간"
"中 억제에 활용은 자연스러운 예측"


대릴 커들 미 해군참모총장이 14일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내외신 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방부공동취재단

대릴 커들 미 해군참모총장이 14일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내외신 기자단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국방부공동취재단


한국을 찾은 대릴 커들 미국 해군참모총장이 중국과 대만 사이에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역할에 대해 "분명히 일정한 역할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미 정상회담의 공식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와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을 통해 '동맹 현대화'에 대한 구체적인 틀이 제시된 가운데, 미국의 대중 견제 전략에 한국의 동참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커들 총장은 지난 14일 서울 소재 한 호텔에서 진행된 내외신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중국과 미국처럼 동급(peer) 경쟁 관계에 있는 강대국 간에 충돌이 발생한다면 '전력 총동원'에 가까운 상황이 될 것"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각자의 역할과 기여가 중요하지 않다고 보는 건 순진한 접근일 것"이라고 말했다. 양안 충돌 시 "제3국이 기회주의적으로 움직일 여지는 항상 존재할 것"이라며 한국 등 동맹국들의 역할을 언급한 것이다.

미 해군 잠수함전력사령관 등을 지낸 그는 한국의 핵(원자력)추진 잠수함(SNN) 건조 추진에 대해선 "한미 양국 모두에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했다. 특히 '한국 핵잠이 중국 억제에 역할을 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의에는 "그 잠수함이 중국을 억제하는 데 활용되리라는 것은 자연스러운 예측"이라며 "미국은 동맹과 함께 협력해 핵심 경쟁적 위협인 중국 관련 공동 목표를 달성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도 상당 부분 중국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전략적 계산에 포함돼야 할 요소"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의 핵잠 추진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북한과 중국을 언급한 바 있다.

커들 총장은 서해 구조물 설치 등 중국의 ‘회색지대 도발’에 대해선 “이런 행태를 방치하면 시간이 갈수록 비정상적인 행동이 정상으로 굳어질 위험이 있다”며 일정한 선을 넘을 경우 한국과 함께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국 정부로선 핵잠 운용 시 중국의 반발 기류를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커들 총장은 "한국이 자국의 주권 자산인 함정을 자국의 국익에 따라 어떻게 운용하든, 미국이 그 부분에 관여하거나 제한할 사안은 아니"라면서 "한국이 핵잠을 자국 주변 해역에서 운용하고, 그 환경에서 한국 잠수함과 함께 우리가 활동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커들 총장은 한국에서 미 해군 전투함을 건조하는 문제에 대해선 "규제로 인해 복잡한 문제이지만, 이 문제를 계속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조선 능력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고, 한국이 그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생각한다"며 "한국이 미국 내 투자를 하는 것뿐 아니라 한국에서 미국 선박 건조를 지원하는 방식으로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 공동취재단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