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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갯속 연준 통화정책 vs 당국 시장안정 조치…환율 향방은[주간외환전망]

이데일리 장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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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갯속 연준 통화정책 vs 당국 시장안정 조치…환율 향방은[주간외환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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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부총리 구두개입성 발언에 1450원대로 하락
미 금리인하 기대 후퇴하면서 달러가치 강세 전망
대미투자 변수 없었지만 200억달러 부담도 '여전'
특별법 내용 및 통과 시점·국민연금 환헤지 주시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이번주 국내 외환시장은 수급개선 등 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에 대한 기대감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등을 반영하며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지며 달러 가치는 강세를 보일 전망인 가운데, 외환 당국이 과도한 원화 가치 절하 상황에 적극적인 개입 의지를 보이면서다.

14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에 주가와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71.9원에 개장해 외환당국 구두개입성 발언 등에 급락하며 정규장을 1456.95원에 마쳤다. (사진= 연합뉴스)

14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니터에 주가와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71.9원에 개장해 외환당국 구두개입성 발언 등에 급락하며 정규장을 1456.95원에 마쳤다. (사진= 연합뉴스)




1480원대 넘보다 당국 개입 가능성에 1450원대로

16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전날 새벽 2시 원·달러 환율은 1453.1원에 거래를 마쳤다. 14일 정규장 마감가인 1456.95원보다 3.85원 내렸다.

지난주 환율은 1450원대에서 시작해 상승 압력을 더 강하게 받으면서 1475원대까지 올랐다. △일본 엔화 약세 △글로벌 달러 강세 △외국인 국내 증시 매도세 등이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내 외환시장은 연 200억달러 한도의 대미투자 부담이 반영된 상황에서 내국인 해외 투자 증가로 수급 여건이 빡빡해지자 상승 재료에 더 민감하게 반영하는 모습이다.

마지막 거래일인 14일에는 1470원대 중반에서 1450원대로 급락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실상 외환시장 구두개입에 해당하는 강도 높은 발언을 내놓으면서다. 구 부총리는 이날 열린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구조적인 외환수급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며 “가용 수단을 적극 활용해 대처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구두개입성 발언 시점을 전후해서 외환 당국의 미세조정(스무딩 오퍼레이션)으로 추정되는 움직임도 나왔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번주 환율은 대외 강 달러 흐름이 유지되면서 1400원 중반대에서 쉽게 하락하지 못할 것”이라며 “미약한 원화 강세 요인에도 외환 당국 구두개입 영향 속에 추가 상승보단 당분간 횡보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시장상황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 기획재정부)




대미투자 특별법·국민연금 환헤지 등 주시

14일 발표된 한미 정상회담 팩트시트에는 ‘외환시장 안정’이 별도 항목으로 들어갔다. 한국의 대미 직접 투자에 대해 “특정 연도에 200억달러를 초과하는 조달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문구가 명문화됐다. 아울러 “투자 이행이 원화의 불규칙한 변동 등 시장 불안을 야기할 우려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한국은 조달 금액과 시점 조정을 요청할 수 있다”고 돼 있다.

그동안 팩트시트 발표가 지연되면서 제기됐던 불확실성 우려는 일단락됐으나, 대미투자 부담은 가시지 않았다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류진이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관건은 대미 투자 특별법”이라며 “대미 관세율 15%는 이 법안이 국회에 제출되는 달의 1일로 소급해 적용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연간 200억 달러로 상한이 제한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구체적인 조달 방법에 대해 시장의 우려가 남아 있는 만큼 이를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당국의 외환시장 수급 개선 조치와 관련해 국민연금이 환 헤지(위험 분산)에 나설 가능성이 거론된다. 환 헤지는 자체적으로 정해놓은 기준보다 환율이 올라가면 보유한 해외 자산의 일부를 매도하는 것이다.


해외 투자 자산의 5%까지는 전술적 환 헤지로 운용할 수 있으며, 기금운용본부의 재량에 따라 유연하게 실행된다. 규모가 더 큰 전략적 환 헤지의 경우 환율이 특정 레벨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발동되며 해외 투자자산의 최대 10%까지 매도한다.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 헤지 발동 레벨로는 1480원대가 거론되고 있다.

올해 8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비중은 전체 자산의 58.34%로, 771조 3000억원이다. 이 중 전술적 환 헤지로 풀릴 수 있는 물량만 해도 38조 5700억원에 달한다.

(자료= NH투자증권)

(자료= NH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