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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 1200그루 파괴”…땅값 올리려 ‘문화재 훼손’ 부동산개발업자

매일경제 김민주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kim.minjoo@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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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목 1200그루 파괴”…땅값 올리려 ‘문화재 훼손’ 부동산개발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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훼손된 문화유산 보존 구역 [YTN 보도화면 캡처]

훼손된 문화유산 보존 구역 [YTN 보도화면 캡처]


땅값을 부풀리려고 문화재 인근 산림을 무단 훼손한 부동산개발업자가 덜미를 잡혔다.

15일 경찰에 따르면 이 부동산개발업자는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일대 임야인 문화유산 보존 구역을 피해 편법으로 토지를 분할하고, 심지어 임업 후계자 등록이라는 꼼수까지 동원한 사실이 적발됐다.

최근 이 업자는 땅값을 올리기 위해 문화재 인근 산림을 허가 없이 훼손하고 토지의 형질을 불법 변경한 혐의로 자치경찰에 붙잡혔다.

해당 문화유산 보존 구역 일대는 수십 년 된 나무들이 빽빽이 자라던 곳이었지만, 최근 무단 훼손된채 발견됐다.

이 일대는 문화재가 인접해 있어 원래 개발이 불가능한 곳이었다.

하지만 피의자는 문화재와 가까운 토지 일부를 팔아 전체 필지에서 분할하는 방식으로 나머지 구역의 개발이 가능하도록 했다.


피의자가 형질을 불법 변경한 토지는 1만여 제곱미터(㎡)에 달한다. 피의자는 이 가운데 임야 6000여 ㎡ 안에 있는 소나무와 팽나무 등 1200여 그루를 무단벌채하기도 했다.

피의자는 지난 2023년 개발이 까다로운 토지를 싼값에 매입했다. 이후 자신의 배우자에게 처음 살 때보다 20배 정도 비싼 가격에 일부 토지를 팔아 땅값을 부풀렸다.

피의자는 “임업 후계자로 약초를 재배하려 나무를 베어냈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경찰 조사 결과 실제 약초를 재배하지 않았고 해당 토지를 비싸게 판매하려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자치경찰은 60대 부동산개발업자를 산림훼손 특가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범행을 방조한 60대 굴삭기 기사도 불구속 입건했다.

제주자치경찰단 수사관은 “(문화재와 근접한) 일부 필지를 측량하고 분할해서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에 편입시키고 따라서 개발 조건을 한층 완화하는 수법을 사용했다”며 “필지 내 진입로를 개설하고 필지를 분할해서 타운하우스 등으로 개발할 목적이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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