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1월15일, 포항 지진
2017년 11월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북구 한 상가 외벽이 떨어지고 유리창이 파손된 모습./사진=뉴시스 |
2017년 11월15일. 경북 포항에서 최악의 지진이 발생했다. 피해를 수습하기 어렵고 여진이 계속되면서 사상 초유의 '수능 연기 사태'가 빚어졌다. 규모로는 2016년 경주 지진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피해로는 역대 최대였다. 규모 5.4, 최대 진도 Ⅵ(6)으로 기록됐다. 포항 지진으로 이재민 1945명이 생겼고 재산 피해액은 총 850억2200만원으로 집계됐다.
본진이 발생한 다음 날이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었는데 안전을 위해 수능은 일주일 뒤인 23일로 연기됐다. 수능이 미뤄진 건 처음이었다.
2017년 11월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포항 소재 선린대 기숙사 천장이 무너진 모습./사진=뉴시스(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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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창 깨지고 바닥 흔들려 밖으로…천장 무너지고 주택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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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15일 오후 2시29분쯤 포항 북구 일대가 크게 흔들렸다. 북쪽 8㎞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면서다. 그 직전 해 9월12일 경주에서 규모 5.8 지진이 일어난 지 1년2개월 만에 또다시 강진이 발생했고 계속해서 여진이 이어지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1978년 계기 지진 관측 이래 2016년 경주 지진이 가장 큰 규모였고 이듬해 발생한 포항 지진은 역대 두 번째였다. 최대 진도는 Ⅵ(6)으로 기록됐는데 이는 많은 사람이 놀라서 밖으로 나가고 무거운 기구가 움직일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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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1월15일 오후 2시29분쯤 포항 북구 일대가 크게 흔들렸다. 북쪽 8㎞ 지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면서다. 그 직전 해 9월12일 경주에서 규모 5.8 지진이 일어난 지 1년2개월 만에 또다시 강진이 발생했고 계속해서 여진이 이어지면서 피해가 속출했다.
1978년 계기 지진 관측 이래 2016년 경주 지진이 가장 큰 규모였고 이듬해 발생한 포항 지진은 역대 두 번째였다. 최대 진도는 Ⅵ(6)으로 기록됐는데 이는 많은 사람이 놀라서 밖으로 나가고 무거운 기구가 움직일 정도다.
실제 포항 시민들은 지진을 크게 느껴 밖으로 뛰쳐나왔다. 집 안에서는 창문이 크게 흔들리거나 깨지고 책장에 꽂혀있던 책이 쏟아져 내리거나 액자가 떨어질 정도로 충격이 컸다.
한 아파트 관리소는 벽체가 떨어져 나갔고 한 대학교에서는 기숙사 천장이 그대로 무너져내렸다. 건물 기둥과 외벽, 담장이 무너지는 일은 많았다.
주택 53세대가 전파(전부 파괴)됐고 72세대가 반파(반쯤 파괴), 2만3097세대가 소파(조금 파괴)됐다. 인명피해도 컸다. 부상자는 92명, 이재민은 1945명으로 파악됐다.
2017년 11월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이재민들이 북구 흥해실내체육관에 머무는 모습./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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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느낀 지진…이듬해까지 여진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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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은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진동을 느낄 정도로 강했다. 경남, 대구, 부산, 울산, 강원, 충북 등 지역에서도 진도 IV(4)의 진동이 감지됐다. 이는 건물 내에서도 느껴질 정도 수준이다. 포항뿐만 아니라 경주, 안동 등 인접한 지역에서도 피해가 이어졌다.
문제는 이듬해까지 여진이 계속되면서 피해가 하루에 그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본진으로 주택에 균열이 생기는 등 시설물이 약해졌는데 여진으로 외벽이 떨어져 나가고 마감재가 떨어지는 등 추가 피해가 발생한 것이다.
이듬해 2월11일 포항 북구 북서쪽 5㎞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4.6의 지진이 최대 규모의 여진으로 기록됐다. 2018년 5월31일까지 규모 2.0 이상의 여진은 100회, 미소지진을 포함하면 모두 615회 여진이 관측됐다.
2017년 11월 경북 포항 지진 여파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연기되면서 서울 서대문구 한 수능 시험장에서 학교 관계자들이 현수막을 내리는 모습./사진=머니투데이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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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 수능 연기될 정도로 큰 피해…시험장 균열, 파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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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가 심각하고 여진으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보니 사상 처음으로 수능이 연기됐다. 원래 지진 발생 다음 날인 2017년 11월16일이 수능일이었는데 일주일 뒤인 11월23일에 치러졌다.
정부는 간밤에 긴급 브리핑을 열어 "학생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점과 시험 시행 공정성, 형평성 등을 고려해 수능을 일주일 연기해 시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여진 발생 가능성도 감안했다.
실제 수능 시험장 피해도 컸다. 포항 지역 수능 시험장 15곳 중 11곳에서 균열, 파손 등이 발생했다.
수능이 갑작스럽게 연기된 건 1993년 수능 도입 이후 처음이었다. 그동안 2010년 수능 9월 모의평가가 태풍으로 2시간 연기된 사례밖에 없었다.
수능이 미뤄지면서 성적 통보와 대입 전형 일정 등도 줄줄이 조정됐다.
2017년 11월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북구 한 주택 기둥이 무너져내린 모습./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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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열발전소가 촉발했다고 결론…시민들 트라우마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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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은 한동안 잠잠했던 한반도 지진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자연 발생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반면 정부연구단은 인근 지열발전소가 촉발했다고 결론 내렸다. 땅에 물을 주입하고 빼내는 과정에서 지반이 약해지고 단층에 응력이 생겨 지진을 유발했다는 것이다.
이를 토대로 '포항지진의 진상조사 및 피해구제 등을 위한 특별법'이 만들어졌고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시민들을 돕기 위해 포항트라우마센터도 세워졌다.
포항시는 지진을 잊지 않고 기억하며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노력하자는 의미에서 매년 11월15일을 '안전의 날'로 정해 지키고 있다.
양성희 기자 ya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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