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손녀인 카이 트럼프가 2025년 11월 13일 목요일 플로리다주 벨에어에서 열린 LPGA 투어 ‘더 아니카’ 1라운드에서 11번 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출처=AP/뉴시스 |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의 장손 카이 트럼프(18)가 LPGA 데뷔전에서 83타를 기록하며 출전 선수 108명 중 최하위로 1라운드를 마친 가운데, 같은 대회에서 한국의 유해란이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13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 벨에어 펠리컨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LPGA 투어 ‘더 아니카(The Annika)’ 1라운드에서 카이 트럼프가 보기 9개, 더블보기 2개로 13오버파 83타를 기록하며 108명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는 경기 후 “예상보다 긴장됐다. 좋은 샷도 있었지만 공이 잘못된 위치로 굴러갔다”고 말했다.
● 4홀 연속 보기…첫 프로 무대에서 ‘쓴 맛’
16번 홀에서 샷을 날리는 카이 트럼프의 뒤로 갤러리들이 샷을 바라보고 있다. 햇빛을 정면으로 쬔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이날 트럼프의 ‘최고의 샷’이라 평가받았다. 출처=AP/뉴시스 |
트럼프의 라운드는 초반부터 흔들렸다. 첫 4개 홀을 연속 보기로 내주며 리듬을 잡지 못했고, 파5 14번 홀에서 어렵게 파 세이브에 성공했지만 곧바로 더블보기를 범해 흐름이 다시 무너졌다. 후반에도 보기가 이어지며 결국 전체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타수로 경기를 마쳤다.
다만 클럽 관계자들은 “장타력과 볼 스트라이킹이 뛰어나다”고 평가했고, 현장에서도 간간이 날카로운 샷이 나올 때마다 관중의 박수가 이어졌다.
● ‘고교생·랭킹 461위’…초청 자격 논란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손녀인 카이 트럼프를 응원하는 갤러리 멤버가 포스터를 들고 있다. 출처=AP/뉴시스 |
카이 트럼프는 올해 벤자민 스쿨 고등학교 4학년으로, 미국주니어골프협회(AJGA) 여자 랭킹 461위다. 내년에는 마이애미대학교 골프팀 ‘마이애미 허리케인스’ 합류가 예정돼 있다. 그러나 시즌 막판 LPGA 대회에 ‘스폰서 초청’으로 출전한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의문이 제기됐다.
대회 호스트 아니카 소렌스탐은 “젊은 선수에게 기회를 주자는 취지였다”며 초청 결정을 옹호했지만, 일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지나친 특혜를 준 것 아니냐”, “프로들의 시즌 순위가 걸린 시점에 아마추어를 넣는 것은 무리”라는 비판도 나왔다.
● “배우는 과정” 강조한 트럼프…’진짜 실력’ 보여준 유해란
대한민국의 유해란 선수가 2025년 11월 13일 목요일 플로리다주 벨에어에서 열린 LPGA 투어 ‘더 아니카’ 1라운드에서 5번 홀에서 티샷을 날리고 있다. 출처=AP/뉴시스 |
트럼프는 이 같은 시선을 의식한 듯 이번 대회를 “배우는 과정”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LPGA 투어에서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경쟁하는 것이 꿈이었다”며 “존경해온 선수들과 직접 만나 경기를 치르게 돼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타이거 우즈가 ‘흐름에 맡겨라(Go with the flow)’고 조언해줬다”고 전했다.
한편 같은 대회에서는 대한민국의 유해란 선수가 후반 4번~7번홀에서 4연속 버디를 기록하며 6언더파 64타로 단독 선두에 올랐다. 유해란은 “샷과 퍼트 모두 좋았다. 전체적으로 경기가 잘 풀렸다”고 밝혔다.
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