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무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자 중국 외교부가 일본 대사를 초치해 강하게 항의했다. 중국은 해당 발언을 내정 간섭이자 ‘하나의 중국’ 원칙 위반으로 규정하며 즉각 철회를 요구했다. 사진=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무력 개입 가능성을 언급하자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며 일본 대사를 초치했다. 중국은 “내정 간섭”, “레드라인 침범”이라며 발언 철회를 요구했고, 관영 매체들은 공개적 여론전에 돌입했다.
● 중국, 일본 대사 불러 ‘엄중 항의’… 어떤 발언이었나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중국이 군함을 동원해 무력행사를 감행할 경우 존립위기사태로 간주할 수 있다”며 집단적 자위권 발동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는 대만 유사시 일본이 무력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14일, 가나스기 겐지 주중 일본대사를 초치해 ‘엄중 항의’를 전달했다.
● “日, 중국 내정에 무례한 간섭”… 하나의 중국 원칙 어겼다
쑨웨이둥 외교부 부부장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노골적 도발이자 성격과 영향이 극히 악질적”이라고 비판했다. 중국이 이미 여러 차례 경고했음에도 “일본이 자성하지 않고 발언을 철회하지 않는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쑨 부부장은 이번 발언이 “중국 내정에 대한 무례한 간섭”이며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한다고 지적했다. 또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일 4대 정치문서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 “14억 인민 감정 해쳤다… 대만은 건드릴 수 없는 레드라인”
쑨 부부장은 “다카이치 총리 발언이 14억 중국 인민의 감정을 크게 해쳤다”고 규탄하며 “대만 문제는 중국 핵심 이익의 핵심이며 건드릴 수 없는 레드라인”이라고 경고했다.
또 올해가 항일전쟁·반파시즘 전쟁 승리 80주년, 대만 광복 80주년임을 언급하며 “중국 통일 대업을 방해하려는 시도는 모두 단호히 분쇄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본 정부에 “역사적 책임을 직시하고 깊이 반성하라”며 즉각 발언 철회를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다면 모든 결과는 일본이 책임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 “불장난 말라”…中 관영 매체 여론전 시작
[도쿄(일본)=AP/뉴시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2025.10.04. |
중국 관영 매체들 역시 다카이치 총리 발언을 일제히 비난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은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과 도발적 언행을 즉각 중단하라”며 “대만 문제를 두고 불장난하지 말라. 불장난하는 자는 스스로 불타게 된다”고 직격했다.
최강주 기자 gamja82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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