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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과 복수극…늦가을 OTT에 부는 ‘스릴러’ 바람

매일경제 최현재 기자(aporia1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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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폭력과 복수극…늦가을 OTT에 부는 ‘스릴러’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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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 오리지널 ‘당신이 죽였다’
가정폭력에 반기 든 두 여성이
남편 살해후 완전범죄 기도
가정폭력 은폐의 일상성 고발

디즈니플러스 스릴러 ‘조각도시’
범죄 누명쓴 남성의 복수극 그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의 한 장면. [넷플릭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의 한 장면. [넷플릭스]


쌀쌀한 가을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피’로 물들었다. 탄탄한 원작의 스토리를 바탕으로 가정폭력 문제를 복수 스릴러로 엮어 낸 ‘당신이 죽였다’와 ‘하드보일드 복수극’를 표방한 ‘조각도시’가 2파전으로 안방에서 맞붙는 양상이다.

이달 7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당신이 죽였다’는 가정폭력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백화점 명품관 직원 조은수(전소니)와 유능한 증권사 부지점장이자 남편인 노진표(장승조)의 폭력에 노출된 동화작가 조희수(이유미)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희수를 소유물로 생각하는 진표는 자신의 뜻대로 조금이라도 움직이지 않을 시 폭력을 가하고, CCTV를 설치해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한다. 이를 파악한 은수는 얼굴이 멍으로 물든 희수에게서 아버지의 폭력에 지쳤던 어머니를 본다.

어린 시절부터 단짝이었던 두 사람은 폭력의 사슬을 끊기 위해 절박한 공모를 감행한다. 그들은 진표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은수는 자신의 VIP 고객을 설득해 진표에게 사적으로 자금 운용을 맡길 것을 권한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고객인 중국 식자재업체 대표 진소백(이무생)의 비호 아래 외모가 진표와 똑같은 조선족 불법체류자 장강을 섭외한다. 장강이 VIP 고객의 자금을 인출한 뒤, 진표의 여권으로 출국하는 방법으로 ‘완전 범죄’를 도모하기 위해서다. 진표를 죽인 은수와 희수는 사체를 산에 묻고, 장강은 출국에 성공한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사건의 배경을 모두 알고 있는 장강이 다시 한국을 찾아 두 사람을 협박하며 더 많은 돈을 요구한 것. 복수극은 파멸에 이르지 않을 수 있을까.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의 한 장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의 한 장면


‘당신이 죽였다’는 은수와 희수의 복수극을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범인을 두 여성 캐릭터로만 한정하지 않는다. 권력과 가부장제의 위계에서 방관적인 태도가 수많은 가정폭력을 은폐하는 원인임을 숱한 장면으로 고발한다. 매상을 위해 VIP 고객인 중견기업 대표의 가정폭력을 목격하고도 방관하는 백화점, 희수의 집에서 일어나는 폭력을 짐작하고도 나서지 못하는 이웃, 같은 여성이지만 진표의 폭력을 못본체하는 시어머니, 오빠의 폭력을 짐작했지만 자신의 출세 가도를 위해 “신고해도 99.9%는 처벌이 어려운 경우”라고 희수에 지적하는 형사 시누이 등.

작품은 ‘당신이 죽였다’란 제목을 통해 시청자들에 묵직한 물음표를 던진다. 세상에 수많은 은수와 희수가 있고, 이들의 범행은 결국 방관했던 누군가 때문일 수 있지 않냐고. 시리즈를 제작한 이정림 PD도 지난 10일 언론사와 라운드 인터뷰에서 “방관에 대한 메시지를 좀 던지고 싶었다”고 밝혔다. 일본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나오미와 가나코를 원작으로 한 ‘당신이 죽였다’는 이번주 한국을 비롯해 프랑스, 인도, 태국, 볼리비아 등 29개국에서 인기 시리즈 1위에 올라있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조각도시’의 한 장면 [디즈니+]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조각도시’의 한 장면 [디즈니+]


지난 5일 공개된 디즈니플러스의 범죄 스릴러 ‘조각도시’는 시원한 액션에 비중을 둔 작품이다. 성실하고 선한 성품으로 평범한 삶을 살아가는 배달기사 박태중(지창욱)이 갑자기 살인 누명을 쓰면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법정에 선 태중은 자신의 배달 기록으로 알리바리를 입증하려 한다. 그러나 검사에게 낱낱히 반박당한다. 어떤 할머니의 부탁으로 큰 가방을 옮겨주었으나, 그곳에는 시신이 들어 있었다. 화단에 떨어진 핸드폰을 주워 주인에게 돌려줬으나, 이는 살인 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된다. 태중의 변호사는 사임하고, 여자친구는 그를 떠난다. 선의가 배반으로 돌아오고 세상에 외톨이로 남는 순간. 교도소에 수감된 태중은 자신의 사건이 권력의 비호를 받는 기획자 안요한(도경수)에 의해 조작됐다는 것을 알게 된다. 복수귀가 된 그는 옥중에서 신체를 단련하며, 이윽고 탈옥을 시도한다.

전체 12부작 가운데 현재 6화까지 공개된 조각도시는 영화 ‘조작된 도시’가 원작이다. 다만 조각도시는 원작의 코미디 요소는 모두 덜어내고 진지한 ‘하드보일드 복수극’을 선보인다. 플릭스패트롤에 따르면 조각도시는 현재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가운데 국내 기준 1위를 기록중이다.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조각도시’의 한 장면. [디즈니+]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조각도시’의 한 장면. [디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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